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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작가의 기찬여행-대인예술야시장 '별장'을 가다 |
입력시간 : 2014. 08.22. 00:00 |
사람 냄새나는 시장통 신개념 예술촌 변모
오감만족 밤문화 체험 아이콘 풍성 대성황
오늘 밤 '한 평 갤러리' 전시회 볼거리
도심의 전통시장 광주시 동구 대인시장에서는 매달 한 번씩 축제가 열린다.
일명 '별장'의 도심 속 전통시장통 축제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듬직한 어른들까지 골고루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시장통 골목골목 숨바꼭질 하듯 걷다 보면 '만나고, 보고, 먹고, 느끼고, 즐기는' 대인예술시장 5감 체험에 빠져들고야 만다.
모든 것이 지천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곳에서는 야시장의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
또 젊은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작품을 값싸게 개성 있는 작품을 즉석에 구입해서 좋다. 요즘 같은 전어 철에 칼국수 가닥처럼 잘라진 전어 한 젓가락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좋을 성 싶다.
이곳에 바로 그 '체험'이 가능하다. 좁은 골목 사이 자리한 국밥집에서 돼지머리고기 한 접시를 두고 말이다.
골목길 간이의자에서 수다를 떨거나 막걸리를 한잔하면 더 좋고.
주변을 둘러보니 젊은 연인들이 듬직하게 잘생긴 커피 바리스타가 막 내려 준 향 좋은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인과 사랑을 나누며 순례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인디밴드와 재즈밴드, 아카펠라, 광주의 가객 정용주 등의 7080 노래가 흘러 나온다.
정겨운 노래가 흐르면 자기 흥에 겨워 막걸리잔을 잠시 놔두고 이를 즐겨 본다.
어느 한 구석에는 길물놀이패들의 뒷풀이까지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이곳 대인시장에는 다양한 장르의 게릴라 공연이 이곳저곳에서 펼쳐지며 지나가는 객들을 즐겁게 한다.
또 100여개가 넘는 좌판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즐비하고 그들처럼 체험도 가능하다.
작디 작은 한 평 갤러리에 들러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짐을 느낀다.
그럴 때는 바로 1천원짜리 국수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는 게 최고다. 그것도 싫증나면 시장골목 전집에서 모듬전을 먹는 것도 좋다. 신 김치나 열무김치에 싸서 한입 하면 한정식이 부럽지 않다.
'별장'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별장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원래 사는 집 외에 주로 휴양을 위해 주변 경관이 좋은 곳에 따로 마련한 집’. 그렇다. 복잡다단한 사회구조에서 우리는 힐링을 하고자 한다.
대인시장에 잠시 모든 것을 내려 놔두고 별장처럼 쉬어보자는 의미다. 또 다른 별장의 의미는 ‘별별 일이 일어나는 시장’이란 의미다.
별장 야시장에 가면 별별 일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요즘 광주에서 제일 뜨는 명소는 대인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별장을 방문한 8월 8~9일에는 무더운 날씨에 옷이 땀으로 범벅이었던 KBS 다큐프로인 ‘3일’ 팀이 촬영하고 있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전국 유일의 예술야시장 ‘별장’을 보고 배우려고 벤치마킹을 온 팀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기에 이날 별장에서는 점포 30여 곳이 행사에 참여해 중소기업청지원 문화관광형 시장 사업인 '야떨이시장'을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즉석 경매로 생선, 과일, 꿀 등 다양한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어 재미가 쏠쏠했다.
대인예술 야시장이 처음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부터 작가들이 시장 안에 작업실을 열고 자발적으로 모여 들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시장 살리기'에 나선 것이 시초가 된 것이다.
또 관계당국의 '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와 맞아 떨어져 행사도 여러 차례 개최되면서 점차 시민들이 관심을 갖곤 했다.
비록 상인과 작가, 당국 간에 반목도 발생돼 한때는 시민들의 외면을 받긴 했어도 지난 2011년부터 대인시장은 예술야시장으로 거듭나면서 시민들은 다시 이곳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불야성을 이루기도 했지만 시장이 쇠락하면서 시장 셔터는 오후 7시면 대부분 내려갔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지속되면서 여러 사람들은 예술의 힘으로 셔터를 올려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결과, 신양호, 윤남웅, 이기성 작가 등이 기획회의와 워크숍을 거쳐 3일간의 야시장을 열었다.
이 첫 시도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후 밤 문화가 없는 광주에 장삼이사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고, 싼 가격에 작품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저자거리에서 목도 축이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소박하면서도 유의미한 야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또 여기에는 대인시장 상인들이 자신의 점포 앞을 내어주는 대동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는 9월의 야시장은 4일 오후 7시에 시작된다.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하는 날에 맞춰 야시장이 준비되고 있고 이 시장은 6일까지 연속된다.
명실공히 광주관광 브랜드 상품으로 대인예술야시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비엔날레를 찾는 외부 관람객들도 시장을 들르고 있다.
별장 프로젝트팀은 그것이 자신들의 소명이고, 상인들의 보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날짜를 선택했다고 한다.
시장에 상주하고 있는 작가들은 그들의 창작 공간인 창작가스튜디오 '다다'에서 오픈 스튜디오를 하며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의 작가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좌판은 150여개가 형성된다. 악세서리부터, 소품류, 창작품, 메이커스의 기발한 창작물, 업싸이클된 제품, 체험상품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상인들을 중심으로는 대인시장 50여년의 비법이 담긴 맛난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게릴라 공연도 시장의 흥취를 북돋운다.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바닥 프로젝트팀, 인디밴드 라이저크루, 우물안 개구리 등이 시장 이곳 저곳에서 멋진 화음으로 공연을 한다.
전고필 총감독은 “대인예술야시장의 성장 기반에는 무엇보다 상인들의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소망들이 간곡했고, 시장 상주 예술가들의 희생과 대동 정신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일련의 과정에 “응원하고 격려하고 찾아주신 시민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있어 오늘날 광주의 대표적 명소이자 야간 관광상품으로 돋음 하게 되었다”면서 야시장을 “야시장 개최 횟수의 증대 보다는 대인예술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일반 판매자와 시장상인과의 협업, 예술가와 상인과의 협업 등에 방점을 두며, 자립 기반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대인시장 한 평 갤러리 작가들의 Art Fair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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