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던 근대기 이야기가 스민 서울 정동길]

서울 정동이 예스러우면서도 이국적인 멋이 깃든 거리가 된 것은 근대기의 영광과 생채기가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국 공사관과 함께 덕수궁 돌담 너머에 붉은 벽돌로 쌓아 만든 양옥 건축물은 대부분 100여 년 시간을 머금고 있다. 고종이 궁을 떠나 거처를 러시아공사관으로 옮긴 ‘아관파천’의 장소인 옛 러시아공사관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개신교회인 정동제일교회,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인 배재학당, 기독교 단체인 구세군이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서 모은 헌금으로 지은 구세군 중앙회관 등 근현대 역사를 품고 있는 건축물이 줄줄이 이어진다.
문의 서울 중구청 문화관광과(02-3396-4600)
[서구의 근대 문물이 들어온 길목 인천 개항장 너머]
1883년 개항한 인천항 주변에는 근대문화유적이 상당수 남아 있다. 특히 인천에는 ‘최초’로 기억되는 것들이 많다. 먼저 우리나라 철도 역사는 인천과 서울 노량?을 오가던 경인선이 개통하면서 시작되었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과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누구나 즐겨 먹는 짜장면도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 타운인 인천에서 탄생했다. 이 밖에도 제물포구락부, 일본은행 거리, 인천아트플랫폼 등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유적은 대부분 인천역과 동인천역 사이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이곳을 방문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문의 인천 중구청 관광진흥실(032-760-6480)
[일제 수탈의 흔적을 기억하는 군산 내항 언저리]
전북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 민족의 아픈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근대건축관과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조선은행 군산지점과 일본18은행 군산지점, 장미공연장으로 탈바꿈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의 쌀 창고 등이 일제 수탈의 현장을 또렷이 대변해주고 있다. 당시 일본인 주거지역이었던 신흥동·영화동·월명동 등 원도심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 촬영지로도 유명한 일본식 가옥인 히로쓰 가옥과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가 대표적이다. 3·1 만세운동의 중심지였던 구암교회와 소작농들의 건강을 살피고 다양한 의료복지를 실행했던 이영춘 박사의 가옥도 들러볼 만하다.
문의 전북 군산시청 관광진흥과(063-454-3330)
[긴 골목 따라 흐르는 시간 대구 청라언덕과 진골목]
대구 근대문화골목 투어는 청라언덕에서 시작한다. 청라언덕은 작곡가 박태준의 가곡 ‘동무생각’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100년 전 미국에서 온 선교사들의 거주지이기도 했다. 그들의 이름을 딴 스윗즈주택, 블레어주택, 챔니스주택은 현재 선교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 의료 박물관으로 각각 단장했다. 언덕배기에서 계산성당 방향으로는 1919년 3월 ‘대한 독립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던 계단인 3·1운동길이 있다. 이 밖에도 영남 지역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계산성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 고택,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던 서상돈 선생의 집 등 서양식 건축물과 다양한 예술가·민족운동가의 삶을 느낄 수 있다.
문의 대구 중구청 관광개발과(053-661-2194)
[기찻길 너머 세월이 머무는 곳 대전 철도관사촌]
대전은 1905년 경부선철길이 놓이면서부터 우리나라 교통의 요지이자 중심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대전역 지척, 오래된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소제동에서만은 시간이 멈춘 듯하다. 소제동은 본래 소제호라는 호수가 있던 자리다. 1927년 일본인 거주지의 홍수 피해를 막는다는 이유로 솔랑산을 깎아내 이를 매립했다. 대부분 철도 관리자와 기술자들이 살아 철도관사촌으로도 통한다. 본래 관사촌은 대전역 주변 3개 지역에 100여 채가 있었는데,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대부분 소실되고 현재 소제동 솔랑시울길을 따라 형성된 동관사촌에 폭격을 피한 건물 40여 채가 남아 있다.
문의 대전시청 관광진흥과(042-270-3972)
[벚꽃에 감춰졌던 민낯 진해 중앙동 원도심]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원도심은 천천히 걸어서 다 둘러볼 수 있다. 중원로터리에서 뻗어 나가는 길 사이사이로 100여년 전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12년에 준공된 러시아풍의 옛 진해우체국이 대표적. 우체국에서 남원로터리 방향으로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일종의 연립주택인 장옥이 줄을 짓고 있다. 걷다가 출출해지면 원해루에 들러도 좋겠다. 중공군 출신 화교가 1956년 개업한 중국요릿집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타이완 장제스 총통과 식사를 했던 곳이다. 지금은 곰탕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과 6각 형태의 중국 풍 건물인 수양회관에서도 박제된 시간을 엿볼 수 있다.
문의 경남 창원시청 관광과(055-225-3708)
[아름다운 풍광 속 전쟁의 상흔 제주 모슬포 상모리]
모슬포항이 자리 잡은 대정읍은 제주를 둘러싼 크고 작은 섬을 제외하고 가장 남쪽 땅이다.
그렇다 보니 1940년대 초중반 태평양전쟁에 열을 올리던 일본도 이곳을 요새화했다. 1931년부터 지역 주민을 강제 동원해 비행장, 격납고, 통신시설, 벙커 등 군사시설을 구축했다. 그중 상모리 송악산 아래 들판에 있는 알뜨르비행장이 대표적. 콘크?트로 만든 전투기 격납고 19기가 원형 그대로남아 있다. 알뜨르비행장 인근 섯알오름에는 제주 4·3사건 유적지인 ‘백조일손지묘’가 있다. 비행장 탄약고로 사용됐던 이곳은 1950년 8월 예비검속을 실시하면서 경찰과 군인이 무고한 마을 주민 252명을 학살해 매장한 장소이기도 하다. 田
문의 제주 서귀포시 종합관광안내소(064-760-3544)
<농민신문>
첫댓글 다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특히 군산이 흥미로운데요?
나도 군산 가려고 벼르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