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8호 소백산은 정감록을 쓴 격암 남사고는 풍기땅을 지나가며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며 넙죽 절을 하고 지났다 하며, 그의 격암유록에 십승지지 중 제1지라 하였고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필사본이 전하지만 풍기 금계가 이 자리를 벗어난 적은 없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 그 품속 숱하게 드나들면서 근래에 소백산 이름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는 안타까움이 뒤따르는 건, 지방화에 따라 자치단체에서 멋대로 산이름도 바꾸고 있다는 것이며 근거없이 여기저기 빗돌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20여년 전 소백산 지도를 보면 비로봉 표기 보다는 '민백이재'가 많이 나오고 지금 제1연화봉이라 표기된 곳이 연화봉이었다. 그런데 천문대 부근 산정과 지금의 제2연화봉은 어디에도 근거가 없던 무명봉이었지만 충북 단양군에서 철쭉제 행사 기념으로 쓸데없는 예산을 들여 이 곳에 빗돌을 세운 것은 이 산정까지 자동차가 올 수 있는 폐해 중 하나였을 것이며, 산정에 통신중계소와 군부대가 올라오며 마땅히 부를 이름이 없어 하다가 제2연화봉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퇴계 이황 선생께서 풍기군수 재임시 순흥 소수서원을 거쳐 국망봉에 올랐다 욱금을 거쳐 고을로 갔다고 남긴 2박 3일간의 유소백산록을 보면 지금은 알 수 없는 산 이름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것들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것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산이름으로서 역시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에 혼자서 유추만 할 뿐이다.
소백산 생태탐방로
소백산을 에두르며 보고 느끼는 길을 자락길이라 한다면 생태탐방로는 그 속을 파고들어 자연과 하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길이라 말하고 싶다. 소백산 자락길과 혼돈을 줄 수 있긴 하지만 풍기 창락에서부터 고갯길로만 이루어진 길을 따라 단양땅 영춘 의풍리까지 이어 지는 길, 곰넘이재와 달밭재라 해야할까 밀목이라 해야 할까 이 길을 만든 영주문화연구회에서는 무슨 고개라 할 지 모를 삼가에서 초암을 넘는 고개, 그리고 순흥 덕현에서 성재와 자재기재를 거쳐 단산좌석에서 고치를 넘고 마락 마을을 지나 옛 순흥부 관할이었으며 역시 10승지지 중 한 곳인 의풍까지 가는 길, 그속엔 우리네 삶과 애환이 서려 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 주던 고갯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