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족의 신앙고백서인 '쉐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베이트 아브'는 이스라엘의 전통적 신앙을 자녀들에게 전달되는 '삶의 자리'였다. 물론 가정에서 시행되는 교육 내용은 직업교육을 비롯하여 건전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베이트 아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은 여호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신앙교육이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교육은 가장과 자녀들이 주고받는 문답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교육방법은 성경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러한 성경 본문들은 대체적으로 '너희 자녀가 묻기를'로 시작하여 '너희는 이르기를'로 이어진다. 이런 표현 때문에 문답형식의 교육을 '교리문답식 방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지는 교육방법은 일방적인 전달식 교육과는 구별된다. 문답식 교육은 무엇보다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교육이면서 배우는 자녀와 가르치는 부모가 모두 교육의 주체가 되는 쌍방향 교육방법이다. 그것은 신앙교육에 있어서 인격적 관계가 우선적인 전제조건임을 의미한다. 사도바울이 부모에게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라고 하면서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엡 6:4; 골 3:21)고 당부한 것도 그런 교육방법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베이트 아브'의 교육적 기능이 이루어지는 또 다른 통로는 이스라엘의 중요 축제인 명절들이다. 이스라엘 명절들은 역사적 사건과 자연의 순환적 주기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곧 이스라엘 명절들은 하나님의 임재와 활동이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들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은 그런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월절은 보리 추수의 시작을 알리는 명절이며, 오순절은 보리 추수에 이어 밀 추수를 마치는 시기에 지키는 명절이다. 그리고 초막절은 곡식추수와 함께 여름 과일의 수확까지 모두 마친 후 지키는 추수감사절이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명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경험한 하나님의 구원사건과 관련되어 있다. 유월절은 출애굽 구원과 연관된 명절이며, 오순절은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것과 관련된다. 초막절은 한 해를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갖는 명절이라는 점에서 종말사상과 관련이 있다.
명절은 가족들이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축제이다. 명절의 즐거움 속에는 계절의 순환성에 따라 인체의 생체리듬도 흥겨움의 파동을 타게 된다. 이럴 때에 이스라엘과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문답형식으로 교육하는 기회를 삼은 것이다. 소위 인간의 오른쪽 뇌를 열어 놓으면서 왼쪽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명절이라는 즐거움 속에서 문답형식이라는 적절한 교육방법으로 신앙을 가르치는 이스라엘의 돋보이는 지혜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결코 자녀를 노엽게 하지 않으면서 손 쉽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수 있다.
'베이트 아브'가 갖고 있는 주요 기능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곧 유사시 친족(미쉬파하) 단위로 편성되는 징집의 의무, 이스라엘의 신앙과 역사의 전승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교육의 의무, 소외당하기 쉬운 약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사회복지의 의무가 그것이다.
그런 기능의 근본 배경이 되는 ‘베이트 아브’의 중요성은 여호와로부터 분배받은 토지를 소유하는 기초 경제단위라는 점이다. ‘베이트 아브’는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 실질적인 삶의 현장이다. 토지를 분배받아 소유하는 기본단위로서의 ‘베이트 아브’는 그 토지를 영구히 보존해야한다는 신앙적 의무도 함께 지닌다. 가족구조를 본래대로 존속시키도록 의도된 이스라엘의 여러 법들과 제도들은 모두 토지의 영구적인 존속과 긴밀하게 관련된다. 그런 점에서 ‘베이트 아브’는 하나님과 이스라엘과 삶의 실제적 근거가 되는 토지를 긴밀하게 연결시켜주는 중심체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신대 권혁승 교수>
첫댓글 낱말조차 모르던 '베이트 아브'에 대하여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아요~목사님 덕분에 유식해지고 있습니다^^명절을 통한 자녀교육이 인상깊어요
문답형식의 자녀교육.... 우리도 배워야죠?
삶속에서 진솔한 하나님과의 관계형성을 도와주는 부모의 역할
이스라엘의 지혜는 말씀으로부터~~
매일 성경 QT에서 어제는 유월절,오늘은 나팔절에 관한 내용이었읍니다...유월절은 유대절기로 정월이나 현재의 절기로 3~4월, 나팔절은 유대절기로 칠월이니 현재의 절기로 9~10월 되겠네요.근데 농사의 한해의 시작이 또 가을이라고 하니 이해하기가 혼란스럽습니다.요..목사님 정리좀 부탁해요..유월절,칠칠절, 나팔절,초막절이 우리의 현재의 맥추감사일(7월초)및 추수감사절(11월초~중순)이 오버랩되어 좀 복잡하네요..저만 그런가요???ㅎㅎㅎ.
열린다 성경 시리즈 中 절기이야기를 읽으시면 해결될것 같은데요?제가 빌려드릴게요 장로님^^아주 재미있어요(권혁승 목사님께서 감수하신 책이죠^^)
김 집사님 감사합니다...무언가 정리 되겠군요..ㅎㅎㅎ
이스라엘의 절기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스라엘이 우리와 다른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기후는 겨울과 여름이라는 두 큰 계절과 이 두 계절 사이에 있는 두 차례의 과도기 계절로 이루어집니다. 여름은 건기로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겨울은 우기로서 농사철입니다. 겨울의 시작은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있는데, 겨울과 함께 새해가 시작됩니다. 이 때 내리는 비를 이른비라고 부릅니다. 그 후 파종을 하게 되고 겨울 우기동안 곡식을 경작하여 추수하게 됩니다. 그 추수의 첫 시작이 유월절입니다. 밀 보리 추수 후 여름동안 과일생산이 있게 됩니다. 모든 추수 마친 후 초막절 절기가 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우리와 (태양력) 약 6개월간의 차이가 있군요...그러고 보니 이스라엘은 저녁때부터 하루가 시작되고, 겨울부터 새해가 시작되고...이해의 폭이 넓어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