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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해아라갑문부터 부산을숙도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국토종주길. 한강,남한강 종주를 마치고 지난12일 드디어 국토종주 중 가장 심한 업힐이 있는 새재길에 도전했다. 지난달 비를 맞으며 충주댐까지 라이딩 후 악조건으로 탄금대를 못가고 아쉽게 발길을 돌렸기에 들뜬 마음을 안고 새벽부터 준비물 확인 후 이촌까지 점프 서울고속터미널로 향했다. 라이딩 시간도 있고 혹시나 짐칸이 부족할까 첫차를 예매했는데 계산착오였다. 터미널 꽃시장에서 물건을 떼서 충주로 내려가는 분들 때문에 짐칸이 만원이었다. 다행히 친절한 기사분이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앞바퀴 분리없이 안전하게 실을 수 있었다.
잠시 눈을 부치고 나니 벌써 충주에 도착했다. 미리 살펴본 대로 방향을 잡고 탄금대로 달렸다. 터미널에서 얼마가지 않아 탄금대공원 표지판이 있어 입구로 접어드니 길지는 않지만 언덕이다. '뭐야? 출발부터 뭐이리 빡세냐? 이럴리가 없는데?" 의아함을 가지고 올라가니 탄금대까지 1Km. 자전거도로 표지도 없다. 왠지 여기가 아닐듯 하여 다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니 아니나 다를까 새재길 출발 지점은 여기가 아니었다. 다시 오던길을 조금 내려가니 세계무술공원과 탄금대축구장 사이로 자전거 도로가 나있었다.
어렵게 찾은 새재길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탄금대인증센터. 이른 아침 평일이지만 충주의 자전거동호회 회원들의 단체라이딩과 개인라이더분들이 많이 보였다. "자, 새재길 종주 출발~~~~"
출발은 비교적 좋았으나 탄금대 입구를 벗어나 시내로 들어서니 새재길 안내표지판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이럴때는 바닥에 자전거 표지나 붉은색 자전거도로만 따라가면 되겠지하고 달려보지만 이게 맞나 자꾸 의문이 들었다. 할 수 없이 국도표지판을 문경쪽으로 보고 왠지 자전거도로일듯한 길만 따라 달려 충주역,건국대를 지나 다리를 하나 건너니 느낌이 싸~~했다. '어라, 이산이 아닌가벼' 엄습하는 불안감에 잽싸게 차를 세우고 자전거생활 별책부록인 새재길 상세지도를 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리 건너면 안되는 것이었다. 항상 동호회 '삶은자전거' 꽁무니만 따라다니다가 홀로라이딩 하면서 참 고생도 많이한다. 진로를 수정하여 다시출발!
시계를 조금 벗어나자 드디어 새재길 자전거도로를 실감나게 해주는 표지판과 탁트인 도로, 수려한 풍광이 속도를 늦추게 만들었다. 새재길이 비록 업힐이 힘들다고는 하나 이포~강천보처럼 그져 달리기만 해야하는 구간보다는 멋진 풍경과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국도를 달리는 맛이 훨씬 좋았다. 그도그럴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소조령,이화령 업힐이 어떤지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종주라이더들의 희망의 빛과 같은 인증센터
새재길 수안보인증센터와 야외족탕
올해 시간을 내서 꼭 국토종주 새재길까지는 가보자 했는데 특히, 새재길은 반드시 가보고자 했던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수안보를 찾기 위해서였다. 내년이면 선친의 15주기인데 평소 온천을 그렇게 좋아하셨고 특히나 수안보 온천을 너무 좋아하셔서 드라이브겸 선친을 모시고 자주 찾았던 둘만의 추억이 아주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고속도로등이 잘 뚫려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 내가 달렸던 그 길이 바로 함께 했던 길이었다 생각하니 왠지 찡했다. 곧 닥쳐올 소조령,이화령 업힐을 앞두고 체력보충도 할 겸 따뜻한 족탕에 발을 담그니 따뜻함이 온몸에 퍼졌다. 중간급유(캔막걸리)를 마치고 소조령으로 출발
소조령과 이화령
수안보를 벗어나 얼마 안되니 드디어 자전거길 바닥에 소조령 앞으로 2.1Km라는 표시가 보였다. 업힐이 2키로가 넘으니 만만치는 않겠구나 하고 달리니 서서히 업힐이 나타났다. 한굽이 돌자 좀 더 가파른 고개가 나오는데 입구에서 나를 앞질렀던 라이더는 이미 끌바를 하고 있었다. '삶은자전거'의 고수분께서 그러셨지 자전거는 과학이라고. 자전거에 기어가 괜히 있나 과학의 힘을 빌어 자연에 도전하라는 것인데, 기어비를 적절히 조절하며 무리하지 않고 오르니 반가운 쉼터가 보였다. 잠시 쉬면서 경치를 둘러보니 얼마 안온듯 했는데 아래를 보니 꽤 올라왔다. 지체하지 않고 다시 오르다 보니 어느새 소조령 정상이었다. '어라, 별로 안높네?'(참 마이컸다, 헤이리가는 영어마을 고개도 겨우넘던게 엊그제같은데)
소조령 다운힐을 신나게 하고 구간 최고의 난코스 이화령을 오른다. 하지만, 소조령과는 다르긴 달랐다. 5부능선쯤 오르자 서서히 숨이 가쁘고 심장이 뛰었다. 다행히 1키로마다 쉼터가 있어서 잠시 발을 풀고 목도 축이면서 계속 올랐다. 욕심내면 퍼진다는걸 알기에 그져 자전거 넘어지지 않게 폐달만 꾸준히 밟자라는 생각에 오르다보니 어느새 8부능성쯤 온듯 했다. '아, 괜히 령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때쯤 이미 주변을 둘러 볼 여유는 사라지고 땅바닥만 보고 달리다 보니 레미컨차량에 덤프트럭이 즐비하다. 이화령정상 휴게소와 백두대간 이화령복원 공사가 한창인 정상이었다.
이화령정상에서
정상에 도착하여 인증하고 사진찍고 물마시고 쉬고 있으니 글바하시던 분이 다른 홀로라이더분의 도움을 받으며 도착했다. 두분은 부산까지 간다며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 받는다. 옆에서 듣고 있으니 끌바하시던 분이 말도 많고 말로는 안가본데가 없다. 진짜일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나랑 뭔 상관이랴, 근데 나도 못가봤지만 송추5계령을 소개해주고 싶었던건 왜일까? 아직 갈길이 멀기에 이화령과 작별을 고하고 고생한 만큼의 보답으로 신나게 다운힐을 해주면서 오늘의 종착지 상주로 내달렸다.
문경 불정역. 폐열차를 이용한 펜션과 레일바이크,불정역인증센터
황금들녘과 Kingsnake2호
새재길은 강과 들녘 그리고, 때로는 마을길을 달리는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낙동강칠백리길 시작점
새재길 상풍교인증센터와 상풍교
넓은 들판과 아기자기한 도로를 달려 마침내 오늘의 목적지인 상주 상풍교에 도착했다. 날시가 화창해서인지 고개를 넘는 라이딩이었지만 오히려 충주댐가는 한강종주보단 힘도 덜들었다. 서서히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낙동강길은 다음을 기약하고 상주터미널로 잔차를 돌렸다.
ps. 상풍교에서 상주터미널가기 상풍교에서 점프를 위해 상주터미널로 가려면 지도상 두가지 길이 존재하는데 인증센터 바로 앞의 상풍교에서 우회전하여 국도를 타고 상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고 다리를 건너지 않고 자전거 도로를 타고 직진하여 5Km쯤 지나 국도로 빠지는 길이 있다. 상풍교와 이어지는 국도는 우회전하자마자 큰 언덕이 보인다. 반대로 자전거길은 탁트인 긴 평지다. 이화령을 넘어와 업힐이라면 질색을 하고 자전거길을 선택한다면 더 큰 악몽이 다가온다.
자전거길을 따라 5키로쯤 직진하면 우측으로 나즈막한 언덕이 보이고 그 사이로 올라가는 자전거전용도로에서 간혹 보는 테크도로가 보인다. 거기까진 괜찬은데 테크로를 조금 오르자마자 거짓말 안하고 경사가 45도는 되보이는 오르막길이 나온다. 진짜 고수아닌이상은 무조건 끌바해야 한다. 길이가 길지는 않은데 끌바하고 오르다 죄회전하면 욕나온다. 사진으로 보기엔 별거 아닌거 같지만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만나면 진짜 욕나온다. 낙동강길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정상에는 전망대도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넓은 벌판과 강이 한눈에 들어오니 참고 오르면 된다. 정상에서 우측으로 국도로 나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바로 국도로 나가 경천대관광지 입구를 지나 상주방면으로 직진만 하다보면 상주터미널과 만나게 된다. 상주시내에는 길옆으로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불법주차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된다.
이상으로 늦었지만 새재길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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