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 우호 증진 위해 2조원 규모 전 재산 기부 약속
사회공헌 앞장 설 ‘세계한상 100인회’ 창설 제안한 세계한상의 巨木
재일동포기업가 한창우 마루한그룹 회장
"한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 일본은 나를 키워준 나라.
이 두 나라가 잘 지내도록 하는 데 생애 나머지 부분과 재산을 바치고자 한다"
일본사회에서 파친코의 대부로 통하는 재일동포 기업가 한창우(80) 마루한그룹 회장이 2조원에 가까운 전 재산을 한ㆍ일 우호 증진을 위해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제10차 세계한상대회 참가차 부산 벡스코를 찾은 한 회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이고 일본은 나를 키워준 나라"라면서 "이 두 나라가 잘 지내도록 하는 데 생애 나머지 부분과 재산을 바치고자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16세 나이에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한해 매출 30조원대 거상으로 성공한 한창우 회장은 "이제 더 이상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돈을 잘 쓰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요즘 하루 종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한 한 회장은 한상대회 리딩CEO 회의에서 “더 많은 한상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한상대회를 이끌어 가는 기업인 100명이 모여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게 한상대회 설립 취지에도 맞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세계 100인회` 창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파친코의 대부 한창우 회장은 누구?
1931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16세되는 해인 1947년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일본에는 조선장학회라는 유학생을 위한 조직이 있었다. 검정고시를 보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제도 덕택으로 한창우 회장은 호세대학 전문부 정치경제학과에 17세에 입학하고 3년후 경제학부에 편입해 2년간 더 대학공부를 하였다. 총 5년간 대학공부를 마치고 졸업을 하였지만 조선인이 일본에서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가 프랑스 파리로 패션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친척 형에게 돈을 꾸기 위해 미네야마로 가게 된 것이 파친코와 인연이 되었다.
돈을 빌릴 수 없었던 그는 형이 운영하는 파친코 ‘지나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주변에 대형 점포가 생겨 지나미에 손님이 뚝 끊기자 친척 형은 가게를 팔기 위해 내놓았고 이 때 한 회장은 지나미를 인수해 1957년 ‘마루한’을 설립하였다. 그는 독학으로 밤새가며 파친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때 무리하게 볼링장 사업을 하다 실패해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되어 어려움을 겪였지만 끈질기게 버텨나갔다. 가장 큰 아픔은 1976년 미국 여행 도중 강에 미끄러져 큰 아들이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 이로 인해 그는 파친코 사업 ‘마루한’에 2년간 공백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실의를 딛고 1980년 신형 파친꼬 기계 `피버`를 도입하면서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파친코 업계 1위, 지난해 매출액 30조원, 마루한의 전국 점포수 258개, 마루한 종업원의 수 12,899명, 파친코 기계 대수 157,160 개는 모두 한창우 회장이 맨 손으로 일구어 낸 결과이다. 파친코 성공을 바탕으로 푸드서비스업, 청소용역업, 광고업, 건축업, 보험업, 은행업 등에 잇달아 진출했다. 현재 마루한은 직원 1만5000명에 연매출 30조원을 기록하며 일본 30대 그룹 반열에 올라 있다.
▶한창우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
2조원에 가까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 전부터 한창우 회장은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 초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는 지진이 발생한 후쿠시마현 지역 주민들을 위해 100억원을 기부했다. 장애인 고용에도 앞장 서서 지난해에 마루한에서 근무하는 한 장애인 직원이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스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지하수 개발과 학교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재단을 설립해 제2, 제3의 한창우를 만들기 위해 사회 환원에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문화연구진흥재단’을 만들어 매년 3억~4억원을 기부하며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장남 이름을 따 도쿄에 설립한 한철문화재단 기금 규모를 곧 1400억원으로 확대해 한ㆍ일 양국 우호 증진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난해 경남 사천시에 장학 목적으로 50억원을 기부해 설립한 한창우ㆍ나카코 교육문화재단 기금 규모를 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경제인들을 총연합회를 조직하여 전 세계 한인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세계한상대회 고문으로써 글로벌 한상대회 구축, 재외동포경제인 사업 교류를 활발하게 돕고 있다.
그는 2009년 포브스가 집계한 일본 부호 순위에서 재산 1320억엔(약 1조9100억원)으로 22위에 올랐다. 한 회장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기부액인 1조원을 뛰어넘는 한민족 사상 최대 기부자로 기록된다.
@동포세계 제7호(2011.11.10 통번 257호) 2011.11.17 인터넷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