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구조조정 어떻게
아시아나 보유 에어서울.부산
처리방향 따라 시장 재편 예고
경영난 티웨이.이스타항공 등
연쇄적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되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도 지작변동이 예상된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번 양대 대형항공사(FSC)간 '빅딜'과 LCC업계 구조조정을 함께 묶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추진할 때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통으로 매각하는 계획이 최우선 순위로 올랐다"며 "이번 딜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대형항공사에 딸린 LCC와 지장조업 업체, 기타 항공 협력 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LCC는 7곳으로 작은 시장 규모에 비해 다수 항공사가 난립해 공급 과잉에 직면해 있다. 미국(9곳), 일본(8곳), 독일(5곳)보다 현저히 많은 LCC가 '제 살 깎기'식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곳은 제주항공 정도에 불과하다. 티웨이항공은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신생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은 경영난으로 임원직 사퇴, 직원 무급휴직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LCC업계에 대해 정부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LCC면허를 내줬던 정부의 책임론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교통부가 항공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자리 창출에만 집착해 신규 항공면서 발급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LCC업계는 비상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진그룹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총 3개 LCC를 보유하게 된다. 에어부산.에어서울발 LCC업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과 에어서울의 흡수통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에어부산은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김해국제공항의 황금시간대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대) 다수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러한 장점 덕분에 원매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에 흡수통합되거나 산하 사업부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마무리된 뒤 에어부산.에어서울에 대한 처리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LCC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LCC들은 연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항공화물 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들은 여객 사업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계 LCC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더 나쁘다.
티웨이항공은 한 차례 유상증자에 실패한 뒤 최근 6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재추진하고 있따.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직후 재매각 착수했지만 여전히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도 여의치 않다. 신생LCC3사 역시 고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1월 첫 취항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신규 취항을 앞둔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토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지연돼 자본금만 까먹고 있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2020년 11월 16일 송광섭.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