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의 재조명
이철수 한국식품산업협회 HACCP컨설팅 팀장
옛날부터 미역은 산모들이 해산 후 먹는 필수식품 중에 하나다.
그 유래를 보면 중국 당나라 고서(古書)에 고래가 새끼를 낳고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미역을 뜯어 먹는 것을 본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볼 때, 적어도 1300년 전부터 우리 민족은 미역을 산모를 위한 필수식품으로 애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해조류에 들어 있는 무기질이 청혈작용과 지혈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산업에서는 해조류를 이용해 양갱이나 각종 푸딩에 사용하는 한천(우뭇가사리), 제과․제빵․유제품․냉동식품․음료 등의 형태를 부여하는 부형제, 안정제 또는 품질개량제로 사용하는 알긴산, 카라기난 등이 대표적인 천연첨가물이다.
해조류의 생장이나 증식에 질소나 인은 필수불가결한 원소이며, 연안에서 수중의 유기물 중 용해성 인이나 질소로 인한 적조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하지만 해조류는 여러 가지 바이오매스 중에서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해조류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를 열대우림과 비교한 결과, 모자반이나 다시마는 약 2배 이상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를 갖는다.
이 중에서 다시마는 지구상에서 광합성을 하는 생물 중에 가장 높은 1차 생산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다시마·미역은 각종 무기질, 생리활성물질과 기능성분이 많다. 특히 미역은 산모의 산후조리에 필수적이라 할 만큼 철·칼륨·아연·요오드 등 무기질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해조류가 서식하는 장소는 수산자원이 산란하거나 치어 등이 생육하는 중요한 장소로 산란장이나 치어의 은둔 장소로서 이용되기도 한다. 해조류 자원은 육상식물과 같이 식량 문제를 촉발시키거나 산림자원처럼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자원이며, 식량위기 및 탄소절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원으로 그 중요성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통해 해조류에 대한 유용성과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조류는 육상의 동식물에서 얻기 어려운 다양한 건강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하늘이 내려준 귀중한 건강기능식품 재료로써 인식되고 있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조류의 양식에 적합하다. 따라서 해조류를 이용한 단순 처리수준의 소재개발을 넘어 기능성 소재의 개발과 다양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각종 환경적인 문제를 낳고 있는 육상에 비해 바다는 아직은 우리에게 내어줄 것이 많은 자연의 혜택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