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돌아잇..! 앞으로 갓..! "
어머니는 아들이 운전하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아들에게 구령을 한다.
구령을 계속 되풀이한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어머니의 유년 시절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머니는 80년 전의 초등학생이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 며칠이 흘렀다고
집에 가야한다며 차를 돌리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5주의 시간은 나는 고향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어린아이가 되어 놀았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 것도 듣지 않고,
아무 것도 읽거나 쓰지 않고
어머니의 시간 속에서 지냈다.
어머니는 하루가 가지 않아
시골집에 내려가시겠다고 성화다.
아버지의 액자 사진을 안고
가방을 들고 나선다.
심하진 않지만 치매를 앓는 어머니는
천진스럽고 행복해 보인다.
걱정은 자식들의 몫인가
집에 데려다 달라고 조르는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짠하다.
고향으로 간다는 것, 귀향이라는 말만큼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이 있을까?
설레는 어머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니
보인다, 고향으로 가는 환한 길이 보인다.
음악 - 베토벤 : 얼스터로의 귀향
노래 - 피셔 디스카우
번역 & 사진 - 배홍배
니콘 DF 전남 장흥군 용산면 남포 소등섬
https://youtu.be/mZv3K9Ry6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