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3번째 책인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이 출간된 지 얼마 후의 일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EBS 방송국의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 피디에게서 연락이 왔다네요.
다음 번 책을 고르고 있는데 저자가 허락한다면 제 책을 선택하고 싶다면서요.
당시 MBC 드라마 <마의>가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의 한의학 자문을 맡아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요.
제가 쓴 책은 드라마의 주인공인 실존인물 백광현의 실제 삶과 행적에 관한 역사 소설이었고요.
한의사가 쓴 역사 소설인 셈이었죠.
그런데 그 피디가 제 책을 봤다고 하더군요.
다음 번 책으로 제 책을 고르고 싶은데 저자의 승낙이 필요하다나요.
그래서 저는 흔쾌히 오케이 했습니다.
그 프로그램의 제목이 바로 <소설마당판>이었죠. ㅎㅎ
마침내 첫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로그램 홈피의 메인에 제 책의 표지가 떡하니 걸리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저는 진료 짬짬이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피디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기왕이면 저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방송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인데 문제는 생방송이라는 것이었죠.
그 시간이 저로서는 한창 진료를 봐야 하는 시간이었으니까요.
뭐 한번인데... 하면서 진료를 제끼고 우면동 방송국에 가서 생방송을 하고 왔습니다.

아웅, 첫 방송은 좀 떨리더군요.
그렇게 1회성 출연으로 끝나는 건줄 알았는데요.
피디가 사정을 하는 겁니다. 계속 고정으로 출연해 달라고요.
그 프로그램이 아나운서, 성우, 해설자 이렇게 3명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저자가 해설을 맡아주는게 제일 좋지 않겠냐면서 고정 출연을 부탁하더군요.
그렇게 되면 앞으로 2달 동안 매일 방송국으로 출근을 해야 하는 겁니다.
좀 고민이 되었습니다.
오며 가며 소요되는 시간과 생방송으로 촬영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에 최소 2시간 이상은 진료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인생 뭐 있냐,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거 해보겠냐,
돈 조금 덜 벌면 되지, 기회가 왔을 때 해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콜~ 했지요.
그때부터 아주 행복한 두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나운서랑 성우랑 저랑 아주 합이 잘 맞았습니다. ㅎㅎㅎ
처음에는 제가 좀 서툴러서 일주일 정도는 헤맸지만
곧 적응이 되니 그냥 신나서 방송을 했지요. ㅎㅎㅎ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이다 보니 실시간으로 청취자들이 반응이
홈피에 올라오더군요.
그게 또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ㅎㅎㅎㅎㅎ
매일같이 진행되는 생방송은 저에게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이거 내가 완전 방송 체질인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ㅋㅋㅋ
그렇게 꿈과 같은 생방송 두 달이 흘러서 어느덧 막방이 되었습니다.
방송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참 서운하더군요. ㅠㅠ
그래도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ㅠㅠ
생방송을 통해 수많은 청취자분들과 만나고 그 분들의 글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었으니
저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너무나 값진 것을 얻었던 셈이지요.
다시 한번 더 피디님, 아나운서님, 성우님, 그리고 청취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