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중국기행 - 2편: 서안
서안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 : 30 분
침대열차임에도 불구하고 덜컹거림에 시달린 탓이지 일행 모두가 피곤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 피곤함은 서안체육대학에 도착하자마자 이내 사그라들었다. 서안체육대학
관계자들의 따듯한 환영 덕분이었다. 시범단 일행이 그들로서는 처음대하는 낯선 외국인이건만
모두들 반갑게 맞아 주었다. 특히 서안체육대의 경기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진교장은 환한 미소와
함께 환영인사를 했다.
"용인대학교 시범단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앞으로 3-4일 동안 같이 태권도 및 여러 측면에서
교류가 있을 텐데, 이번 기회에 서안체육대학 선수들의 실력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서안에 처음 오신 분들이 있으신데
서안의 명승지도 구경하시고, 이번 교류를 계기로 해서 앞으로도 많은 교류가 있기를 바랍니다."
점심식사와 함께 잠깐 휴식을 취한 시범단원들이 이내 찾은 곳은 바로 서안체육대학의
태권도연습장. 서안체육대학 선수들과의 훈련 때문이었다. 용인대 시범단을 맞는 서안체육대학
태권도학과 학생들은 매우 반가운 표정이었다.
서안체육대학이 태권도를 시작한지는 불과 3년. 그런면에서 용인대 시범단은 이들에게 선생님인
셈이다. 학생들 이외에 시범단을 반갑게 맞는 사람이 있었다.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중국태권도협회의 요청으로 파견한 박종환 사범이었다. 작년부터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박사범은 서안체육대학 태권도학과 코치로 있었는데, 현재 중국에 정식으로 파견된 유일한 한국인사범 이었다.
서안체육대학 학생들에 비해 용인대 시범단은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비록 교류 차원에서
중국을 방문하였지만 그래도 종주국을 대표해서 방문한 만큼 중국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는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훈련장은 활기가 가득 넘쳤다. 시범단은 시범단대로 서안체육대학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열심히 가르쳐주고 열심히 배우느라 시종일관 진지했다.
특히 류병관(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선수단 지도)교수는 서안학생들의 잘못된 자세를 하나씩
지적하며 수정을 해 주곤 했다. 진지했던 사람들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동계훈련차
서안체육대학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서안 근처의 태권도 관계자 또한 이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좀처럼 외국의 태권도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그들에게 이번 시범단의 훈련은
또 하나의 바이블이 되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의 훈련을 지켜본 류병관교수는
"전반적으로 서안체육대학 학생들의 신체조건이 좋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태권도를 한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유연성과 스피드 등 소질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다." 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교수는
서안체육대학 학생들에게 "단 한번의 발차기도 정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확하게 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나서야 빠르게 또 힘있게 차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온 시범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2일 후에 있을 시범에 보일 물건들을 정리하는 일.
이미 북경공항에서 송판을 회수 당할 뻔 했던 학생들은 하나같이 송판을 소중히 다루었다.
그리고는 이내 모두들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서울에서 출발한 이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이동을 하느라 모두들 지쳐버린 듯 했다.
특히 시범단의 류병화군은 감기에 걸려 몸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원인은 침대열차.맨 윗 침대를 사용한 병화군은 실수로 떨어뜨린 이불을 채 덮지 못하고
그냥 잠이 들어버렸는데 서안에 도착해보니 감기가 들어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미리 상비약으로
준비해 둔 감기약이 있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 .
상쾌한 아침이었다. 맑은 날씨덕분인지 시범단원들의 표정도 모두들 밝아 보였다.
아침 식사를 마친 시범단은 서안체육대학 학생들과 오전 훈련을 했다. 이미 한번 같이 훈련을 해서
서먹서먹함이 조금 없어졌는지 서로들 미소와 눈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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