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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열린 “문화콘텐츠산업” 박람회를 다녀와서...
지난 월요일(12월11일) 북경은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짙은 스모그가 내리 깔린 데다, 코를 찌르는 듯한 매연 냄새 때문에 숨을 쉬기조차 힘겨운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우리 블로그 부부는 화장실 독서용으로 전날 사두었던 “북경만보(北京晩報)”신문에 실린 “문화콘텐츠산업” 박람회의 소식을 접한 후, 바깥 외출을 감행하기로 결심하였답니다. 마침 박람회는 무료로 개방이 되었고, “문화콘텐츠산업”과 관련된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침침해져 있던 시야를 확 트여주었습니다.
그럼, 이번에 북경에서 열린 “문화콘텐츠산업” 박람회의 이모저모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이번 박람회의 정식 명칭은 “제 1 회 중국북경국제문화창의산업박람회(首届中國北京國際文化創意産業博覽會)”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12 월 10 일 인민대회당(人民大會堂 - 한국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곳이지요)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12 월 11 일부터 14 일까지 4 일 동안 중국국제전람중심(中國國際展覽中心)이라는 곳에서 열렸답니다. 사실, 올 한해만해도 이미 북경, 심천, 무한, 성도, 심양 등지에서 5 차례의 “문화산업” 박람회가 열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는 북경시(北京市)가 “문화창의산업(文化創意産業)”을 북경시 발전 계획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지정한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상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한국에서 말하는 “문화콘텐츠산업”을 중국에서는 보통 “문화산업(文化産業)”으로 통칭하다가, 올해 초 북경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와 “인민정치협상회의(人民政治協商會議)” 등을 일컫는 “양회(兩會)”에서 처음으로 “문화창의산업(文化創意産業)”이라는 신조어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화창의산업(文化創意産業)”이라는 신조어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정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의론이 분분하답니다. 그렇지만 경제적인 가치 개념으로서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문화산업”이라는 데에는 전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문화산업” 역시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공연, 온라인게임, 모바일콘텐츠, 지적재산권, 문화원형 등 엔터테인먼트와 IT 산업 등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문화산업(文化産業)”이라는 신흥 산업이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답니다. 그러다 근래에 들어와 한국의 드라마와 음반, 일본의 게임과 만화, 미국의 영화 등 “문화상품”들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중국 역시 “창의성”과 “자율성”에 바탕을 두고 중국 특유의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며 법률적,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위의 박람회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인 만큼, 그 규모와 내용 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박람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전시, 포럼, 교역, 공연, 창작활동 등의 이벤트 행사를 통해 중국 “문화콘텐츠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그 미래까지 전망해 볼 수 있는 상당히 다양한 내용들로 꾸며져 있답니다.
먼저, 3 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전시회장(展示會場)에서는 북경(北京)은 물론 천진(天津), 중경(重慶), 산서(山西), 섬서(陝西), 하북(河北), 길림(吉林), 강소(江蘇) 등 중국 내 각 성(省 - 한국의 ‘道’에 해당하는 행정단위랍니다)이나 시(市) 급에 해당하는 지역의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현황과 지역적 특징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각 지역 전통문화의 가치를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하여 “문화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답니다.
특히, 북경시는 조양구(朝陽區), 해전구(海澱區), 석경산(石景山), 대흥(大興), 순의(順義), 회유(懷柔), 선무(宣武), 문두구(門頭溝) 등 북경 내 8개 지역의 특설 전시장을 마련해 두고, 각 기 개성 있는 “문화창의산업(文化創意産業)” 특구로서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영화와 TV 등 방송 산업 전시장, 신문 출판 인쇄 전시장, 문화관광과 문화상품 전시장, 애니메이션과 온라인게임 전시장, 공연과 엔터테인먼트 전시장, 공예미술 전시장, 디자인 설계 전시장 그리고 실외에 마련된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주제로 한 도시 조형물 작품 전시장 등이 마련되어 있어, 정말로 눈 깜빡일 새 없이 돌아다녀야 하루 만에 다 볼 수 가 있답니다. 무료(?)인 데다 볼 것이 너무 많은 관계로, 우리 블로그 부부는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에 걸쳐 전시회장을 찾아가 구석구석 돌아다녔습니다.
사진을 잘 못찍는 우리 블로그 부부는 무대뽀 정신으로 마구마구 셔터를 눌러 1,500 여 장에 달하는 사진을 찍었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관계로 오늘은 대표적인 사진 자료들만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어서 빨리 전시회장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제 1 회 중국북경국제문화창의산업박람회(首届中國北京國際文化創意産業博覽會)”가 열리고 있는 중국국제전람중심(中國國際展覽中心)의 입구 전경입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이 되어서 그런지, 들어가는 입구는 발 디딜 틈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답니다.
박람회 무료 입장표.
무료라고 하더라도, 매표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장표를 받아야 합니다.
박람회 전시 날짜와 입, 퇴장 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가 쓰여 있네요.
개찰구를 통과해 중국국제전람중심(中國國際展覽中心) 안으로 들어가니, 실외에 마련된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주제로 한 도시 조형물 작품 전시장 오른편에는 이렇게 박람회에 참가한 사업체와 기관 등의 명칭이 소개되어 있네요.
중국국제전람중심(中國國際展覽中心)의 메인 전시장 건물 모습입니다.
그 앞에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주제로 한 도시 조형물 작품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습니다.
역시, 야외에서 박람회 개막 행사로 진행된 “문화창의체험(文化創意體驗)” 이벤트 현장의 모습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참가해 자신의 열정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한 것 같네요.
“북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영문 문구가 눈에 뜨이네요.
실내 전시회장 1층에 마련된 중경(重慶) 지역의 특설 전시장 입구.
역시, 1층에 마련된 섬서(陝西) 지역의 특설 전시장.
섬서(陝西) 지역은 특히 진시황릉(秦始皇陵)의 병마용(兵馬俑)과 양귀비가 애용하던 온천인 화청지(華淸池)로 유명한 서안(西安)이 있는 곳이지요.
자~ 쌍둥이 어르신이 앉아계시네요.
그런데 한 분은 진짜이고 한 분은 “모형인물”이랍니다.
그럼, 누가 진짜일까요? 정답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를 앞에 대고 인터뷰를 하고 계신 분이 진짜입니다.
이 분은 중국에서 “라시앙(蠟像 - 밀랍인형)”을 전문으로 만드는 유명한 예술가랍니다.
정말 똑 같지 않나요?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천진(天津) 지역의 특설 전시장입니다.
어린 소녀가 중국의 전통 악기인 “구쩡(古箏- 거문고와 비슷한 13현의 악기)”을 연주하고 있네요.
메인 전시장의 왼편 건물에는 “국제 박람회”라는 이름답게 다른 나라의 전시장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한국 전시장은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질 않네요.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았지만, 잘 모른다고 하네요.
전에도 저희 블로그를 통해 자주 소개해 드렸던 “798 예술구(藝術區)”의 특설 전시장.
올해 초, 중국 정부에 의해 북경 조양구(朝陽區)의 대표적인 “문화창업기지(文化創意基地)”로 선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철거될 위기에 있었는데, 이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거듭난 것을 보니, 변화무쌍한 세월의 힘이 느껴집니다.
“문화산업”의 선두에 서서 여러 가지 “문화콘텐츠”를 담아내는 방송 산업 역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지요.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방송국인 “쭝양띠앤스타이(中央電視臺 - 중앙방송국, 즉 CCTV 라고도 하지요)”의 특설 전시장 모습입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중국의 관방 통신사인 “신화사(新華社)”의 전시장 모습이네요.
중국의 어느 “디지털 미디어 회사”의 화려한 전시장 모습입니다.
중국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똥화(動畵 - 즉, 움직이는 그림)” 혹은 “카통피앤(卡通片 - 카툰, 즉 만화영화)”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여러 가지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전시장을 꾸며 놓았군요.
3층에 마련된 문화관광 전시장에서는 전통악기 연주단이 공연 준비에 한창입니다.
중국의 어느 방송국에서 촬영을 해가려고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네요.
1층에 마련된 고쟁문화(古箏文化) 전시장 앞에서는 세 쌍둥이 자매가 어여쁜 자태로 “구쩡(古箏- 거문고와 비슷한 13현의 악기)”을 연주하고 있네요. 이곳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모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역시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섬서(陝西) 지역 전시장 앞에서 열린 중국 전통 무용 공연 모습입니다.
블로그 바깥주인은 바로 오른쪽 정면으로 보이는 통통한 아가씨가 제일 예쁘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댑니다. 사실 블로그 안주인도 통통한 편인데, 왜 다른 통통한 아가씨에게 눈길을 돌리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3층 문화상품 코너에서 “펑졍(風箏 - 연)”을 만드시는 할아버지의 진지한 모습입니다.
역시 3층에서 중국 전통 수공예의 하나인 “지에(結 - 매듭)”을 만드시는 아주머니도 보이네요.
바로 옆에는 중국 경극(京劇 - 즉, 북경 오페라)의 “리앤푸(脸譜 - 얼굴 분장)” 모형을 제작하시는 아저씨도 계십니다.
북경 골목(胡同) 여행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력거”를 모형으로 만들기도 하네요.
요즘에는 바퀴가 달린 “삼륜차”를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사람이 손으로 끄는 “인력거”를 타고 다녔답니다.
중국 전통 가옥의 하나인 사합원(四合院) 모형 앞에 놓인 “인력거”가 정말 진짜 같네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예전에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미앤쑤(面塑 - 밀가루 공예)” 공예품을 만드는 모습.
“지우시앤(酒仙 - 술을 좋아하는 신선)”의 모습을 정교하게 만들어 놓았네요.
이번에는 사람의 목숨을 관장한다는 도교에서 말하는 “쇼우싱 라오런(壽星老人 - 장수 노인)”이 복숭아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앞에서 보여드린 전통 “미앤쑤(面塑 - 밀가루 공예)”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캐릭터” 모형을 만들기도 합니다. 주로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어 실물과 흡사한 모형을 만들어 내는 아저씨의 기술이 놀랍기만 합니다.
중국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캐릭터 인형”으로 만들어 냈군요.
중국 전통 공예 미술의 하나인 “비옌후(鼻烟壺 - 코담배 호리병)” 그림입니다.
병 속에 구부러진 작은 붓을 넣어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묘사해 내는 기술이 정말 신기에 가깝습니다.
“추이탕런(吹糖人 -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설탕 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내년이 “돼지띠의 해(猪年)”라서 그런지, 계속 돼지만 만들고 계시네요.
참고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만들어 주었답니다.
참,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설탕 공예품은 먹을 수가 없다고 하니, 어린아이들은 주의를 요한다고 하네요.
와! 돼지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군요.
“피잉시(皮影戱 - 그림자극)”과 경극(京劇) 예술을 변형시킨 “쫑런(鬃人 - 돼지의 뻣뻣한 털로 만든 경극 배우 분장의 인형)” 예술에 이용되는 도구들.
동(銅)으로 만든 동그란 판에 인형들을 올려놓고 막대기로 가장자리를 두드리면, 경극 악기의 “쨍쨍” 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그 진동에 의해 인형들이 움직이며 돌아가는 재미있는 “놀이기구”랍니다.
“피잉시(皮影戱 - 그림자극)”의 무대가 되는 흰 천막에 형형색색의 꼭두각시 그림자들이 몽롱한 빛을 비추고 있네요.
흰 천막 뒤로 살짝 돌아가 보니, 무대 뒤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네요.
무대 앞의 화려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무대 뒤의 고단함이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화려한 경극 분장을 한 여성 배우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귀여운 꼬마들이 자라서 위와 같은 멋진 경극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풍성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쓰디쓴 고통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자~ 지금까지 중국 “문화콘텐츠산업” 박람회의 이모저모를 대강으로나마 살펴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소개해 드리지 못한 풍성한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막을 내리겠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개별적으로 중국 “문화콘텐츠산업”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스크랩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