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순창교육이 끝나고.
5일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다 갑자기 밀려오는 우울감을 안고 곡성에 들어와서
형중이와 멀꿀인가 하는 등나무를 심고.
갑작스럽게 대구에 사시는 선생님들이 방문을 받고.
초면에 정감을 느끼는 얼굴들. 다음에 또 볼 기회를 찾기로 하고.
그 다음날 부산에서 온 방문객. 강원도 사투리 팍팍 쓰는 자립정신과 몸이 배인 북한 사람.
그 사람한테 여러가지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건이 맞지 않아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다음날 수요일 경북 의성에서 온 철규와 군산에 다녀오면서 래홍과 미나 동행하고.
그 날 저녁, 철규와 형중이 그리고 래홍과 미나 함께 고등어 쑥숯불구이를 별미로 솔순주 한잔씩
미세친구들이 가져다준 호가든 맛이 나는 맥주를 곁들이며. 30대 젊은 친구들과 하하 호호...깔깔.
이른 새벽에 철규는 의성으로 떠나고.
래홍과 미나, 숙경과 영이와 함께 연휴 뒤의 농사를 속전속결.
완두콩 지지대 만들고, 곡성초 고추, 오이 모종 심고.
그 사이 또 한차례 점심 밥상.
뽕잎 삶아서 볶고, 머위버섯들꺠탕을 만들어 냠냠.
래홍과 미나는 먹을 때 마다 감탄.
영이와 숙경은 "우리는 항상 이렇게 먹는다"고 기염.
암튼 우리의 밥상은 언제나 새롭고 풍요롭고.
우리의 바리스타가 만든 원두커피 한 잔씩 마시고.
(채소 먹고 이빨 쑤시는 격이지만, 들어온 선물은 열심히 먹는 게 우리의 신조인지라)
나머지 밭일을 하고. 곡성장으로 고고씽.
래홍과 미나는 보은으로 떠나고.
래홍과 미나를 비롯해서 모두 예쁜 친구들.
각자의 개성이 잘 어우러진 우리들.
젊은 농사꾼들이 각자의 몫을 다하기 위해
모이고 흩어지고 또 모이고.
나에게 배우고 도움을 요청하러 온 젊은 친구들.
나는 그들에게 해 줄 것이 있어서 기쁘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모이는 것 같아 더욱 기쁘고
한편으로는 나는 그들의 다양한 내면과 모습을 보고 느껴서 더욱 새롭다.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초여름 밤낮 온도의 차이만큼이나
우울과 격고의 파장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쳐 내 몸을 휘청거리게 하는 순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잘 받아 녹여 사라지게 하는 것이라고.
첫댓글 아.....부럽다
부럽게 해드려 죄송함다.
감탄 감탄
쌤의 넉넉한 품 안에서 느무느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어요
좋은 스승님을 만나 감사합니다^^
응. 나도 털털이 미나 만나서...유쾌혀여.
내 생애 최고의 밥상이었어요.
내 입맛에 딱 맛는 기가 막힌 토종의 맛!!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밥상을 보는 즐거움 또한 크나큰 기쁨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먹거리들이 펼쳐질지 정말 궁금해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 언제나 최고의 밥상이 있겠지.
침고이네여...
참 고마우신 멘토가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