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군상, 상전에 좋은 술을 진상하는 풍습은 동서고금을 양론하고 모든 나라 모든 종족의 전통이었습니다. '문배술'도 역시 그러한 전통속에서 창출된 술이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시대에 신하들은 왕에게 다투어 좋은 술을 진상하여 벼슬을 얻게 되었는데 그 중 어느 한 가문의 술이 문배술이었습니다.
그 뒤, 이 가문에서는 그 양조방법을 비밀로 하고 문배술을 왕에게만 진상하여 왔으나, 고려 중엽에 이르러 그 양조비법이 많은 자손들에 의하여 널리 파급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배술이 모자라 결구로 남은 미완성시
한편, 고려 중엽의 시인 김기원은 대동강변 연광정에서 문배술로 흥을 돋우다가 《大野東頭點山長城一面溶溶水》라고 운필하고 한숨을 돌리기 위해 옆에 앉은 기생에게 문배술을 따를 것을 명하고 붓을 멈추었는데, 워낙 술맛이 좋은지라 동석한 시인, 화가들이 서로 다투어 문 배술을 마셔 술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에 그의 이 시는 결구가 없는 영원한 미완성의 시 로 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 문배주의 특징
■입가에 남는 문배꽃 향기
'술의 생명은 맛, 그 맛의 핵심은 향기'라고 할 수 있는데 문배술은 우리나라 텃술 가운데서 향기를 따져 최고라 할 수 있다. 요염하지 않은 대신 청초한 향, 마시고 난 후에도 진하게 감스에 남는 향을 가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5000년의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그 오래된 전통문화의 풍류를 상미할 수 있는 명주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종 배인 문배의 꽃향기와 과실향이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문배나무 의 과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문배와 같은 향을 갖게 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같은 증류 주에 속하는 중국의 마오타이 등 고량주는 누룩에서 나는 고유한 이취(異臭)가 나는데, 문배 술은 그러한 이취가 없고 혀에 느껴지는 한미가 뛰어나 호평을 받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영구히 저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