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골뱅이의 부드러운 육질, 매콤달콤 양념에 무치면 술안주 딱
|
|
|
매콤달콤한 양념에 골뱅이, 소면 등을 한 번에 비벼 먹으면 된다. 2~3인분 이라 쟁반같은 접시에 담겨 나온다.부드러운 식감이 전체적으로 조화롭다.(왼쪽), 특제 양념가루를 뿌려 약한불에 15분 정도 구우면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골뱅이 구이. |
- 특제양념 뿌려 소금위에 구우면
- 육즙이 쪼르르, 쫄깃한 골뱅이 구이
- 학교앞 문방구 주전부리 먹는 즐거움
- 1990년대 소품에 음악… 또다른 재미
1990년대 감성에 열광하는 게 요즘 대세다.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상파 드라마보다 더 강력한 열성 팬을 형성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이유는 그때의 음악과 당시를 최대한 세심하게 고증하는 데 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복고 콘셉트의 음식점들까지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한 콘셉트가 있지만 '청춘통골뱅이(051-809-5557)'는 당시의 노래와 장난감, 간식거리들로 분위기를 내고 있다.
가게 벽은 온통 아이들의 딱지와 종이 인형으로 채워져 있다. 1970년~1980년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종이 딱지들이다. 여자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열심히 가위질해보았던 종이 인형 옷 입히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중가요의 황금기였던 만큼 당시의 가수들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사진들도 가득하다. 그중에는 실제 아이들의 일기장과 1983년에 펴낸 교과서들도 있다. 예전의 학교 책상처럼 상판을 초록색으로 칠해 복고적 느낌이 더 살아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가게를 채우는 음악이 당시에 유행했던 노래들과 만화 주제가라는 것이다. 김성수 대표가 취미로 모아둔 노래들로, 1000여 곡쯤 갖고 있다고 했다. 그 노래는 옛날 TV로 커버를 씌운 컴퓨터로 계속 틀어주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인테리어에 사용한 소품의 3분의 1은 소장품이다. 본래 이런 소품들을 모으는 것을 좋아해 가지고 있던 것들"이라며 즐거워했다.
|
|
|
어릴적 문방구에서 사먹던 과자들도 만날 수 있다. |
메뉴도 세련되기보다는 친숙하면서 복고적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다. 골뱅이 무침과 골뱅이 구이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쓰는 골뱅이는 대부분 두 가지다. 하나는 컴퓨터 마우스같이 납작하면서 동그란 '구슬 골뱅이'로 대부분 통조림용으로 쓰인다. 청춘통골뱅이에서는 구슬골뱅이가 아니라, 소라처럼 생긴 골뱅이를 사용한다. '백골뱅이' '참골뱅이' 등으로도 불리며 상대적으로 구슬 골뱅이보다 식감이 부드럽다. 김 대표는 "통조림이 아니라 국내산 생골뱅이만 사용한다. 술집 안주로 골뱅이 무침을 주문하면 채소가 골뱅이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게 싫어 제대로 된 골뱅이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
|
|
1990년대 당시 유명했던 가수들의 얼굴이 있는 잡지 표지들과 딱지로 벽을 꾸몄다. |
골뱅이 무침은 접시가 아닌 거의 쟁반 수준의 그릇에 나온다. 2~3인분으로 매콤하면서 달콤한 초장 맛이 술안주로 딱 맞다. 처음 통골뱅이를 보면서 소라처럼 생긴 겉모양 때문에 육질도 아주 쫄깃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조개보다도 더 부드럽게 감겨온다. 부드럽게 살캉 씹히면서 적당한 탄력을 지녔다. 먹을 때는 접시 위의 골뱅이와 국수사리, 양념 된 채소 등을 한 번에 섞으면 된다.
매콤한 입을 다스리는 것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계란탕이 담당한다. 그걸로도 어려우면 냉동고의 젤라뽀가 대기 중이다. 물론 복고 과자들은 돈을 내고 사서 먹어야 하지만 이 과자들도 골뱅이만큼이나 인기가 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아폴로' '꾀돌이' '쫄쫄이' 등에 손님들은 절로 웃음을 띤다. 기본 세팅되는 과자들도 스테인리스 식판에 담아 내온다. 쫄쫄이와 오징어다리를 구워먹을 수 있게 작은 석쇠와 알코올램프같은 버너도 준다. 먹는 방법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
|
|
주문하면 내오는 기본 안주에 포함된 쫀드기. 구워먹는 재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