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크루즈 여행이 14일 시작된다. 경북 포항영일항에서 대형 크루즈선 '네오로만티카' 호가 블라디보스톡을 향해 출항한다. 포항에서 떠나는 첫 시범 크루즈 여행이다. 탑승객 대부분이 러시아 여행은 처음일 터이니, "블라디보스톡에 가면 뭘 보는 거지?" 궁금증이 생길 만하다.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묻는다. "뭘 보지?" 솔직히 말하면 볼 게 별로 없다. 볼거리를 찾는다면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야한다. 그럼 왜 가지? 일단 가깝고 싸니까.
크루즈호가 정박하는 블라디보스톡 선착장, 뒤쪽이 바다다.
선착장 앞 벤치. 시민들은 앉아 느긋하게 바다를 구경하거나, 배를 타고 떠나는 사람과 이별하고 만나는 장소다.
선착장 건물 유리벽면에 비친 바다풍경
선착장에 정박한 여객선과 대형 크루즈선박. 크루즈 코스타세레나 호의 거대한 외형은 보는 이에게 위압감을 안겨준다
그외 장점도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블라디보스톡은 유럽풍이어서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건물도, 지나다니는 사람도 좀 낙후된 유럽의 어느 도시같다. 발을 딛는 순간 기분이 다르다. "아, 진짜 외국 같은 곳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국내서는 값이 비싸 엄두가 안나는 대게와 곰새우 등 먹거리가 새롭다. 이렇게 큰 대게를 언제 먹어보나? 크루즈 내에서 제공하는 대게 등을 마음껏 먹어볼 일이다.
블라디보스톡 선착장 주변에 있는 간이 노점
블라디보스톡 선착장에 크루즈가 정박하면 탑승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그리고 지정된 버스를 타고 도시 관광에 나선다. 대형 크루즈가 도착하는 날, 블라디보스톡 시내에는 버스와 타고온 여행객들로 만원이다. 많은 사람이 좁은 블라디보스톡에 몰리는 만큼 제대로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미리 갈만한 곳을 대충 알고 가는 게 좋다.
선착장 바로 뒤가 블라디보스톡 역이다. 시베리아횡단철도 시발범 표지석과 엣 기관차.
블라디보스톡 역 야경
선착장은 시베리아 황단열차가 떠나는 블라디보스톡 역 바로 뒤에 있다. 원래는 역과 선착장 자체가 여행객들에게 볼거리인데, 크루즈 안에서 다보고 내리니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다.
역앞에서 대로를 건너면 요즘 러시아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한 레닌 동상이 서 있다. 바다를 보면서 손짓하는 모습에 카리스마가 넘친다. 혁명가는 영원히 살아있다.
블라디보스톡역 건너편에 우뚝 서 있는 레닌 동상
블라디보스톡 날씨는 서울보다 추울 게 틀림없다.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야 한다. 솔직히 12월에 북쪽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게 웃긴다. 황량한 겨울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뭘 보지? 그것이 지금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