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대관령 대굴령
태백산맥의 동과 서를 연결하는 분기점이자 강릉의 관문 대관령.
해발 832미터 높이의 대관령에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때는 1974년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온다고 학교 수업도 중단하고 환영을 나갔다.
전교생이 동원 되어 도로변에 태극기를 들고 나가 흔들었다.
대통령이 탄 자동차가 지나가고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들었다.
그날 대통령 얼굴은 보지 못 했지만 어린 마음에 대단한 일을 해낸 것만 같았다.
그래도 서울까지 오고 가려면 대관령을 넘어야 했다.
멀미 때문에 죽을 맛이었다.
꼬불꼬불 한 고비 돌 때마다 눈을 꼬옥 감고 메스꺼움을 견디느라 곤욕을 치렀다.
대관령을 넘으면 서울을 다 간 거나마찬가지였고 대관령을 넘어 와야 강릉에 무사히 왔구나 안도했다.
2001년 터널을 7개나 뚫는 어려운 공사 끝에 새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서울까지 2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관령을 넘었던 사람들의 사연도 가지각색이었다.
성공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간 젊은이,동해 바다에서 사랑과 추억을 만들며 대관령 고개를 넘었을 청춘들,먹고 살기 위해 날마다 험한 고개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오가야 했던 가장의 무게를 짊어졌던 사람들의 애환도
있던 곳이 대관령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이 없어져 대관령 반정 기념비 앞에서 단체 사진만 찍고 왔다.
요즘 대관령에는 연초록 잎이 짙어지고 있다.
그 길을 걷기만해도 연초록물이 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