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혈포 강도단 - 강도단이 아닙니다. 60대 말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육혈포 강도단은 영희(김수미)할머니의 할아버지의 유골을 소양강에 뿌리면서 시작된다. 영희 할머니보다도 더 서글피 우는 신자(김해옥)할머니과 정자(나문희)할머니는 삼총사다. 그런데 이 세 분은 공통점이 있다. 다 아픔이 있고 그리고 꿈이 있다. 그렇게 해서 8년 동안 모은 돈 837만원은 이들에게 희망이고 꿈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주 많이 웃었다.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은 분명히 나쁜 일이지만 영희 할머니와 할머니들의 행동과 입담 그리고 민첩함까지 아주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김수미라는 배우의 애드립 같은 연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너무나 여리고 공주 같은 신자 할머니와 카리스마를 지닌 정자 할머니 그리고 입심도 좋고 터프한 영희 할머니는 정말 끈끈한 우정을 가지고 있다. 드디어 이 세 분의 할머니는 모은 돈들을 가지고 여행사로 가게 된다. 꿈에 부풀어 미국의 와이키키 해변을 걸을 상상에 여행 상품을 예약하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입금을 해야한다고한다. 그래서 은행에 입금을 하러 간다. 순조롭게 입금을 하려고 하는 순간 강도가 들어온다. 그리고 그 강도는 모든 돈을 가지고 간다. 마지막까지 돈을 지키려고 했던 신자 할머니와 할머니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도는 모든 돈을 가지고 사라진다.
그래도 입금이 된 후라면 은행에서 지급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희망을 갖지만 마지막 확인 도장을 찍지 않아서 할머니들은 그 피같은 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건 희망이 물거품 된 것이다. 이는 하와이 여행이 사라진게 아니다. 정자 할머니에게는 1973년 하와이로 입양간 아들이 있는 그 곳에 가는 것이 평생의 목표였고 신자 할머니와 영희 할머니는 평생 이 나라를 떠나본 적이 없고 여행을 해 본적이 없는 인생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그리고 정자 할머니의 사연을 알기에 하와이는 세 할머니의 인생의 목표가 된 것이다. 정자 할머니는 방세가 밀려서 집을 빼야 하고 홀로 외롭게 살고 있다. 영희 할머니는 효자 아들은 교도소에 가 있고 딸은 이혼 후 함께 살고 있다. 신자 할머니는 재산을 모두 아들에게 주었지만 그 아들은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 신자할머니에게 일을 해서 월세를 내야 한다고 종용한다. 삶과 인생이 너무나 힘들고 외로운 이 할머니들에게 꿈과 희망은 오로지 하와이다. 그런데 그 물거품이 된 하와이를 포기할까도 싶었는데 정자 할머니의 암이 재발해서 폐까지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해를 기약할 수도 없다. 그러던 중에 은행 강도를 준석을 찾게 된다. 은행 강도 준석(임창정)을 찾아 할머니들은 돈을 찾으려 하지만 준석 또한 다른 은행 강도가 모든 돈을 다 가지고 도망가버렸다. 사연이 딱하다. 정자 할머니는 뺏긴 돈을 다시 찾기 위해 은행을 털자고 한다. 영희 할머니와 신자 할머니는 절대 반대하지만 정자 할머니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은행을 털기로 도모한다.
준석은 말이 안된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할머니들에게 총 쏘는 방법도 알려주고 체력 단련도 시켜준다. 그렇게 할머니 강도단은 다시 은행을 찾는다. 그리고 딱 837만원을 달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 악역 김형사(김희원)는 자신의 비리를 숨기기 위해 목숨 걸고 할머니들을 ?는다. 그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여러 가지 인연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장면 장면이 활기차고 많은 웃음을 준다. 이 영화는 강도단 영화가 아니다. 고생하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꿈을 다룬 영화다. 어머니를 평생 등이 휘게 일을 부려먹는 아들 내외와 그 부모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손녀가 나오고 어머니께 효도한다며 제주도 여행 경비를 구하기 위해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효자? 아들도 나오고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서 물불 안 가리는 비리 형사도 나온다. 이 할머니 강도단은 사람을 해하지도 않고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딱 미국 하와이 여행 경비만은 원한다. 누가 이 할머니들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법을 어기지만 그냥 다 이해가 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고 즐거웠지만 마지막에는 눈물로 마감을 했다. 하와이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한 번의 여행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꿈이고 희망일 수도 있다. 육혈포 강도단.. 우리 시대에 할머니 어머니들이 또 하나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 것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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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처음처럼의 살아가는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