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구명복을 착용하지 않고 갯바위낚시를 떠나는 꾼들이많이 없어졌다. 그러나 포인트로 향하는 낚싯배 위에서는 철저하게 구명복을 입고 있다가 막상 갯바위에 오르면 벗어버리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추운 겨울철에는 방한을 겸해 잘 입고 있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이런 현상이 부쩍 많아진다. 그러나 사고는 예고 없이 덮치는 법. 좀 불편하더라도 항상 입고 있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벗어 두고 낚시를 한다면 구명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최근에는 여름용으로 얇고 가벼운 구명복도 나오고 있다. 종일 ?있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해진 것이다. 만일 두터운 구명복이라 더위를 못 참겠다면 앞 지퍼를 열고라도 입는 게 낫다. 사타구니 끈이라도 제대로 끼고 있으면 만약의 사태에도 벗겨지지는 않는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조금 덥더라도 구명복을 입고 낚시하는 게 갯바위꾼의 상식이다.
2. 갯바위를 오를 때는 빈몸으로 가볍게 뛸 것
파도로 인해 낚싯배가 상하로 움직이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낚싯배에서 갯바위로 내리거나 갯바위에서 낚싯배로 오를 때는 그 위험이 더욱 커진다. 무리하게 설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원칙만 지키면 크게 위험한 일도 아니다.
너울로 배의 이물이 제일 높이 올랐다가 잠시 정지하는 순간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이 순간을 이용해 갯바위로 뛰어내린다면 하나도 위험할 게 없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결코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물이 낮아질 때 뛰어내리면 중심을 잃고 물에 떨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순간적으로 주저 하다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이물의 높이가 낮아지기 시작했을 때는 미련없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낚싯배로 오를 때도 마찬가지. 이물이 가장 높이 밀려 올라가는 곳보다 높은 곳에서 기다리다 기회를 봐서 뛰어내리면 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기회란 이물이 가장 높이 올라 온 순간이다. 최근에는 이물을 갯바위에 바싹 붙여 엔진을 가동시켜 주는 낚싯배가 많아졌다.
그러나 선체에 상처가 날까봐 어정쩡한 상태에서 내릴 것을 요구하는 선장도 아직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갯바위와 배 사이에 낚시꾼이 끼이는 샌드위치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 사고를 당하는 건 낚시꾼이므로 반드시 배를 갯바위에 바싹 붙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 야 한다.
또 한가지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무거운 가방이나 짐을 직접 들고 뛰어내리지 말아야 한다. 갯바위에서 무리하게 짐을 들고 배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이는 사고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짐을 들고 있으면 아무래도 중심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드시 사람은 몸만 타고 내리고 짐은 손으로 전달받아야 한다.
3. 가능한 작은 부피로 짐을 나누는게 좋다
초보자일수록 모든 도구를 하나의 큰 가방에 넣는 일이 많다. 조행중의 운반에는 그게 편리 하다. 그러나 갯바위에 내릴 때는 그 반대다. 한 손으로 물건을 들어 전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거운 짐은 모두에게 피해를 끼친다. 또한 날씨가 나쁜 날에는 짐을 손으로 전달하지 않고 던져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큰 짐은 정말 골치 아프다. 많은 시간을 빼앗을 뿐더러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바다에 빠트릴 위험도 크다. 될 수 있으면 짐은 여러개로 나눠 개별 무게가 적게 나가도록 해 야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베테랑 꾼들은 짐을 용도별(낚시용·취사용·침구류 등)로 나누어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4. 갯바위 신발을 반드시 신을 것
갯바위 신발은 말이 필요없는 안전장비다. 구명복과 더불어 안전장비 서열 1위에 속하는 물 품. 낚시터에 따라 갯바위 신발보다 운동화가 안전한 곳도 있기는 하지만 갯바위 신발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초경 스파이크가 박힌 신발이다. 갯바위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미끄러 짐에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5. 항상 짐을 높은 곳에 올려 놓을 것
갯바위에서는 절대 젖은 곳에 짐을 두면 안된다. 물이 흥건히 고인 곳은 물론 약간의 습기라도 있는 곳이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파도가 그곳까지 올라온 증거이기 때문이다. 마른 곳이라도 ‘이 정도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2단 정도 더 높은 곳에 짐을 놓 아야 한다. 갯바위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큰 파도가 전혀 엉뚱한 곳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짐만 떠내려 보내는 것으로 그치면 다행이지만 사람에게는 욕심이라는 게 있다. 떠내려가는 짐을 붙잡으려다 일어나는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무모하게 바다에 뛰어들기까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파도에 휩쓸리는 짐을 부랴부랴 잡은 어정쩡한 자세에서는 무릎밑 정도의 파도에도 휩쓸려 가기 십상이다. 애초에 짐은 파도에 휩쓸릴 위험이 없는 곳에 두는 게 상책이다.
6. 갯바위에는 반드시 2인 이상 내릴 것
경험 많은 베테랑꾼도 갯바위에서는 단독행동을 하면 위험하다. 따라서 초보자는 반드시 두 명 이상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 갯바위에서는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예를 들어 바다로 미끄러져 빠졌을 경우 동료가 곁에 있으면 손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바다에서는 다친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혼자서는 갯바위에 오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만일 혼자 있을 때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번질 위험이 크다. 특히 자주 가본 포인트에서는 경험만 믿고 단독행동을 하기 쉽다. 그러나 대부분의 낚시 포 인트들은 조류가 빠른 곳에 있다. 완만해 보이는 갯바위에서도 바다에 빠지는 순간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항상 2명 이상이 짝을 지어 행동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7. 철수는 과감하고 용기있게 실행할 것
‘모처럼 틈을 내어 왔는데…’하는 미련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갯바위낚시는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의 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시간 배를 타고 진입하는 섬 이라면 더 큰 미련이 남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많은 부식과 풍부한 미끼를 구입해 먼 길을 달려 왔는데 기상특보라 니…. 씁쓸하게 철수할 때의 우울한 기분은 겪어본 사람 만이 안다. 하지만 아무리 아쉬워도 철수할 때는 철수해야 한다. 특히 기상악화를 앞둔 철수는 용기와 결단을 갖고 과감하게 실천해야 한다. 무리한 낚시를 피하는 게 안전의 첫걸음이다.
8. 조명용 랜턴은 2개 이상 준비할 것
밤낚시 어종을 대상으로 할 때는 어둡고 불안정한 갯바위에서낚싯대를 들고 있어야 한다. 만일 달까지 없다면 갯바위는 그야말로 암흑천지가 되고 만다. 밤낚시에 익숙하지 않은 꾼 에게는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때 필요한 게 랜턴이다.랜턴류는 낚시용인 소형과 이동용인 대형 두 종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낚시용은 그야말로 낚시만을 위한 랜턴이다. 수면에 빛을 비추지 않고 바늘을 묶거나 미끼 를 꿸 때 사용하는 것이므로 구경이 작을수록 좋다. 하지만 이동용으로는 손전등이나 헤드랜턴 같이 구경이 큰 게 좋다. 채비를 꾸미거나 도구류를 점검할 때도 구경이 큰 게 유리하다. 이 랜턴을 사용할 때는 빛이 해면을 비추지 않도 록 주의하고꼭 필요할 때 말고는 점등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두 개의 랜턴을 준비하면 용도에 맞게 적절히 쓸 수 있을 뿐 아니라운 나쁘게 하나를 물에 빠트려도 곤경에 빠질 염려가 없다.
9. 새벽 직전의 추위에 대비할 것
갯바위에서는 겨울철이 아니라도 밤에는 추위가 덮친다. 특히 새벽 직전의 추위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매서울 때가 많다. 여름철이라도 새벽 직전 추위를 위한 긴팔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두터운 옷은 행동이 둔해지므로 오히려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허리 나 무릎, 겨드랑이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옷이 좋다.
10. 일기예보에 항상 신경을 기울일 것
갯바위낚시를 갈 때는 반드시 휴대용 라디오를 지참하도록 하자. 틈나는 대로 기상방송을 청취해 이후의 날씨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최근에는 방수가 되면서 솔라전지(태양전지)를 사용하는 고급형 라디오도 시판되고 있어 파도를 맞아도 고장나지 않을 뿐더러 건전지가 없어 곤란을 겪을 일도 없다. 비록 라디오가 없다 하더라도 출조 직전 기상예보에 신경을 써두면 바다의 변화를 알 수 있 어 위급시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출조지의 지역번호를 누르고 131번을 누르면 최근 기상예보를 들을 수 있다. 휴대폰이 있을 경우 갯바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