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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장 속 부처님 이야기] 9. 중도적 삶 적절한 거문고 줄이 아름다운 소리 내듯 한 때는 열심히 사는 것을 최고의 미덕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또 다그치며 살기도 했지만,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제대로 사는 것에 더 관심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제대로 산다는 것은 의외로 적당히 산다는 것과 통한다는 사실에도 눈을 떠가고 있다.
양 극단으로의 치우침을 경계하는 중도(中道)의 가르침처럼, 인생 역시 지나치게 긴장하며 자신을 옭아매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너무 관대하게 자신을 방치하고 늘어지지도 않도록 할 때, 가장 무리 없는 충실한 삶이 실현되는 것 같다.
출가하기 전 그는 참빠라는 나라의 유명한 장자의 아들이었는데, 어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고는 모든 재산을 방기한 채 출가를 결심했다. 재가불자로서 살아가는 길도 있었지만, 철저한 불도 수행의 기반이 되는 청정한 범행의 실천을 위해서는 재가생활보다 출가자로서의 삶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묘지에서는 곡성이 끊이지 않았고, 문드러져 썩어가는 시신의 냄새로 주변은 숨쉬기도 괴로울 정도이다. 게다가 그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새나 짐승들에 의해 죽은 자의 몸은 어느 새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린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항상 열심히 정진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집착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여러 가지 번뇌로 마음 역시 자유롭지 못하구나. 나의 속가에는 많은 재산과 보물이 넘쳐나니, 나는 그것들을 마음껏 쓸 수도 있으며, 또 그것들로 복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속가로 돌아가 내 재보를 즐기며 복을 짓는 편이 나은 것은 아닐까?”
지나친 정진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된 것이었다. 부처님은 이런 소나 스님의 마음을 아시고는, 그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는 물으셨다. “소나야! 네가 속세에 있을 때 거문고를 잘 다루었다고 하던데 그것이 사실이더냐?” “그렇습니다.”
“어떠하더냐? 거문고 줄을 지나치게 팽팽하게 한 채 튕기면 그때 제대로 된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그렇다면 거문고 줄을 지나치게 느슨하게 한 채 튕기면 그 때는 제대로 된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그럼 거문고 줄을 적당하게 맞추고 다룰 때는 어떠하더냐? 제대로 된 소리가 나더냐?” “그렇습니다.”
“소나야, 바로 이와 같은 이치니라. 정진 역시 너무 지나치면 마음에 동요나 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며,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며 집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게으름이니라.”
이자랑 [출처 : 법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