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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차 류현진은 몇 점? ⓒ gettyimages/멀티비츠 |
1. 류 '맑음', 추 '맑은 뒤 흐림', 윤 '비'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류현진과 추신수의 대활약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인기는 올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여겨졌다. 류현진에 이어 한국무대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두 번째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윤석민은 많은 이들의 애간장을 태운 끝에 볼티모어와 3년 575만 달러(인센티브 포함 최대 1325만)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추신수도 계약 성사의 기쁨을 누렸다. FA 자격을 획득한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총규모로 따지면 메이저리그 역대 외야수 6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류현진은 기대에 부푼 올시즌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애리조나와 치른 3월 호주 개막 2연전에서 2차전 선발로 올라와 기분 좋은 승리투수가 됐다(5이닝 무실점). 이후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본토 개막전 선발투수, 홈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모두 맡았다. 결과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간 일희일비(본토 개막전 7이닝 무실점/홈 개막전 2이닝 8실점 6자책). 6월 첫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승리(6이닝 2실점)를 따냈던 류현진은, '2년차'를 감안했을 때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7월 디트로이트전에서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을 내주는 최악의 피칭(2.1이닝 7실점)을 보였다.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은 당연지사. 그러자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샌디에이고전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던 신무기를 선보였다. 커쇼에게 그립을 배우고, 팔각도를 올리면서 재탄생한 '빠른 슬라이더'였다. 부상으로 물러난 두 경기를 제외하면 빠른 슬라이더를 장착한 류현진의 7경기 성적은 가히 수준급이었다(5승 1.93). 마치 야구에 '진화론'을 접목하는 것 같았던 류현진은, 그러나 내구력에서 옥의 티를 남겼다. 왼 어깨와 엉덩이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만 세 차례 올랐고, 그 결과 지난해보다 이닝 소화력이 줄어들었다(192이닝→152이닝). 특히 어깨 부상에 두 차례 제동이 걸린 것은 불안한 대목.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맞춰 돌아온 류현진은, 다행히 6이닝 1실점의 준수한 피칭으로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선수 생활 제2막을 연 추신수의 출발도 산뜻했다. 개막전에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바로 다음 경기 멀티히트 겸 끝내기 득점, 그 다음날에는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승리에 일조했다. 5월 초반까지 타율-출루율-OPS 모두 리그 선두에 오르면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또한 데이빗 프라이스, 스캇 캐즈미어, 존 레스터 등 수준급 좌완들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 골칫거리였던 좌투수 상대 해법도 찾아나갔다. 탄탄대로를 달린 추신수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올시즌 추신수의 기상도에 가장 강한 먹구름을 몰고온 '심판과의 대립'이었다. 올해는 유독 주심들이 좌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후하게 잡아줬는데, 이 상황이 반복되면서 추신수의 선구안이 무너졌다. 추신수는 급기야 공개적으로 심판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현지 중계진은 이 지점을 가리켜 'Choo Zone'이라는 말을 썼다. [인사이드MLB] 게다가 4월말에 당한 발목 부상이 시즌 내내 추신수를 괴롭혔고, 이내 왼 팔꿈치 상태도 성치 못한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추신수는 8월말에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약 한 달 가량 빨리 시즌을 마감했다. 개인 통산 500득점과 1000안타를 각각 4월과 8월에 달성했지만, 이러한 기록이 부진과 부상에 묻혀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현지 주요 언론에서는 내년에 반등할 선수 명단에 추신수를 포함시켰다.
어렵게 미국 진출을 이룬 윤석민의 첫 시즌은 더욱 가혹했다. 계약에 이어 비자 발급까지 지연되면서 첫 선을 보인 시점이 늦어졌다. 시범경기 데뷔전에서는 행운의 구원승을 올렸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트리플A 팀으로 내려갔다. 트리플A 데뷔전도 말썽이었다. 팀 사정으로 한 차례 등판이 미뤄졌고, 야속한 비가 또 다시 윤석민의 데뷔전을 방해했다. 두 차례나 무산된 끝에 치른 데뷔전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2.1이닝 9실점). 이후에도 구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타자들은 손쉽게 윤석민의 공을 대처했다(피안타율 .317). 트리플A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까닭에 메이저리그 승격은 다른 동료들의 몫. 9월에는 볼티모어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자 근거 없는 '방출설'까지 나돌았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의 활약이 대단히 중요해진 윤석민은 현재 이미 담금질에 들어갔다.
2. 왕조(Dynasty) vs 운명(Destiny)
정규시즌 최고의 팀이 반드시 포스트시즌에서도 최고의 팀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올해는 이 법칙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는 포스트시즌 입시 기준에 힘겹게 통과한 팀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입학한 후에는 단기전이 요구하는 맞춤식 학습을 충실히 수행해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 와일드카드 팀들간 월드시리즈는 2002년 이후 처음.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에도 와일드카드를 손에 쥐고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가 에인절스에게 패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2012년에 이어 최근 5년간 세 번째 월드시리즈 진출. 반면 이성우 씨의 등장으로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캔자스시티는, 29년만의 포스트시즌 나들이에서 첫 8경기 전승으로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캔자스시티 지역 언론이 '왕조와 운명의 대결'이라고 표현한 두 팀의 승부는, 마지막 7차전까지 갈만큼 치열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승리를 거둔 팀은 2002년의 아픔을 치유한 '왕조'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매디슨 범가너의 괴물 같은 활약을 앞세워 간신히 캔자스시티를 따돌렸다. 1차전과 5차전을 잡아준 범가너는 예상대로 7차전에도 등판했다. 그리고 나머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직접 경기를 매조졌다. 클레이튼 커쇼, 애덤 웨인라이트, 제임스 실즈 등 각 팀 에이스들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체면을 구긴 가운데, 범가너는 7경기에 나서 4승1패(1세) 1.03으로 타자들 위에 군림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한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차분히 자신들의 야구를 펼쳤다. 앞선 상대 팀들과 달리 캔자스시티의 '기세'에 당황하지 않은 것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반드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승리해 다시 홈에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일명 '예스, 예스, 예스 연설') 헌터 펜스는, 올해도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산도발은 또 한 번 큰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으며, 올시즌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마이크 모스는 "이 팀에서 가장 놀란 부분은 포지션 구분 없이 선수들간 대화를 많이 나누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끈끈하게 뭉친 선수단을 이끈 브루스 보치 감독은, 단기전에서 탁월한 경기운영으로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지금껏 월드시리즈 우승을 3회 이상 이루고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감독 월드시리즈 우승 순위
1. 조 매카시 : 7회
1. 케이시 스텡걸 : 7회
3. 코니 맥 : 5회
4. 월터 앨스턴 : 4회
4. 조 토레 : 4회
6. 스파키 앤더슨 : 3회
6. 밀러 허긴스 : 3회
6. 토니 라루사 : 3회
6. 브루스 보치 : 3회
3. 베일을 벗은 다나카
2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르빗슈는 자칫 무너질 뻔 했던 일본인 투수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2년차 시즌에는 사이영상 투표 2위까지 올라 메이저리그가 다시 일본인 투수들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르빗슈보다 더 낫다' 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가 다나카였다. 2013년 라쿠텐에서 놀라운 성적(24승무패 1.27)을 기록했고,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이끌면서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전부터 난항에 빠졌다. 개정된 포스팅 시스템 때문이었다. 기존에는 금액 제한 없이 무조건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팀이 단독 협상권을 얻었다(국내 포스팅 시스템은 아직 이 규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발표한 포스팅 시스템은 최대 상한선을 2000만 달러로 정해 더 많은 구단들이 부담을 덜고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해당 선수의 원소속 구단이다. 이전과 달리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줄어드면서 웃지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다나카는 60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 달러설까지 나돌았다). 라쿠텐은 포스팅 금액 수용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대승적인 차원에서 다나카를 메이저리그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양키스는 7년 1억5500만 달러(연평균 2214만)라는 충격적인 계약으로 다나카에게 핀 스트라이프를 입혔다.
![]()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 gettyimages/멀티비츠 |
하지만 전반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반갑지 않은 변수가 나타났으니, 뉴욕을 발칵 뒤집어 놓은 다나카의 '팔꿈치 부상'이었다. 7월 첫 경기 미네소타전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의혹을 샀다. 클리블랜드전에서는 다시 구속을 끌어올렸지만, 시즌 초반에 보여준 구위와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양키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나카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고, MRI 검사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손상 부위는 내측측부인대로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치였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았던 다나카는 수술 대신 재활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에 조심히 재활 과정을 거쳐 올시즌이 끝나기 직전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 상대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만났던 토론토였다. 다나카는 5.1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되면서 안도의 한 숨을 쉬게 했지만, 마지막 보스턴전에서는 크게 무너져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1.2이닝 7실점 5자책). 용의 머리로 시작해 뱀의 꼬리로 시즌을 마감한 모습. 한편 올해는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도 부상으로 온전히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대신 마쓰자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며, 와다 츠요시가 컵스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4. 부상에 신음하다
선수들에게 부상은 불청객과 같다(마치 직장인과 학생의 월요일이랄까). 올해는 유독 이 불청객의 방문이 잦았는데, 특히 팔꿈치 부상에서 비롯되는 토미존 수술이 전염병처럼 번졌다. 주요 선수들만 추려도 20명에 달했으며, 애틀랜타는 시즌 전부터 메들렌과 비치가 토미존 수술로 이탈해 선발자원 두 명을 잃었다. 5월에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자, 칼럼니스트 조 시언은 "건강한 투수는 없다. 다만 아직 아프지 않은 투수가 있을 뿐이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2012년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53명. 이가운데 32명만이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다저스 트레이너 스탠 콘티는 "토미존 수술이 완벽한 복귀를 보장하진 않는다"며 마치 토미존 수술을 진리인 마냥 신봉하고 나서는 현 분위기에 주의를 줬다. 올시즌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포함해 토미존 수술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디트로이트, 화이트삭스 그리고 텍사스이며(8명), 볼티모어, 밀워키, 신시내티는 각각 한 명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주요 선수
1. 코리 룹키 (샌디에이고)
2. 미겔 사노 (미네소타)
3. 루크 호체버 (캔자스시티)
4. 크리스 메들렌 (애틀랜타)
5. 브랜든 비치 (애틀랜타)
6. 제로드 파커 (오클랜드)
7. 패트릭 코빈 (애리조나)
8. 브루스 론돈 (디트로이트)
9. 바비 파넬 (메츠)
10. 제임슨 타이욘 (피츠버그)
11. 맷 무어 (탬파베이)
12. 조시 존슨 (샌디에이고)
13. 이반 노바 (양키스)
14. A J 그리핀 (오클랜드)
15. 호세 페르난데스 (마이애미)
16. 마틴 페레스 (텍사스)
17. 맷 위터스 (볼티모어)
18. 브론슨 아로요 (애리조나)
19. 타일러 스캑스 (에인절스)
20. 자니 벤터스 (애틀랜타)
올해 부상을 논할 때 가장 할 말이 많은 팀이 텍사스다. 추신수, 프린스 필더의 가세로 전력을 보강한 텍사스는, 시즌 전 21명의 ESPN 전문가들이 서부지구 우승팀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텍사스가 지배한 영역은 AL이 아닌 DL이었다. 킨슬러의 공백을 메워야 할 프로파는 어깨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프로파를 포함 올해 100경기 이상 놓친 텍사스 선수는 무려 7명(해리슨, 홀랜드, 페레스, 필더, 소토, 모어랜드). 시즌 중반 <그랜트랜드>의 조나 케리는 올시즌 텍사스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있는 기간을 '1715일'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부상자를 대신하기 위해 누군가가 올라오면 그 선수가 다시 부상을 당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텍사스는 2002년 클리블랜드와 2008년 샌디에이고를 넘어 한시즌 최다 선수 가동 기록을 세웠다(60명). 텍사스만큼 엄청난 숫자는 아니었지만, 세인트루이스도 부상에 울상을 지은 팀이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야디에르 몰리나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부상을 당했다. 시즌 중반 무릎 부상으로 팀을 떠났던 몰리나는,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왼 옆구리 부상을 입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세 경기를 내리 패배. 팽팽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두 팀의 시리즈는 다소 싱겁게 끝이 났다.
5. 정확하고, 신중하게
올해 메이저리그는 달라진 두 제도가 눈길을 끌었다. 이 중 비디오 판독 확대는 사무국과 심판진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제도였다. 오심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주심의 고유권한을 제외한 대다수 상황들을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감독의 신청을 접수한 심판진이 헤드폰을 끼고 뉴욕 비디오 판독실에서 전달하는 결과를 기다리는 장면. 모든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익숙해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장 먼저 챌린지를 신청한 감독은 컵스의 릭 렌테리아. 렌테리아는 사마자의 1루 세이프 여부를 두고 챌린지를 요청했지만, 초기 판정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먼저 성공한 감독은 애틀랜타 프레디 곤살레스). 5월7일 피츠버그는 챌린지를 통해 판정을 번복시켜 최초의 '끝내기 챌린지'를 연출했으며[영상], 6월2일 텍사스와 워싱턴은 하나의 플레이에 모두 챌린지를 사용하는 '더블 챌린지'를 선보였다.[영상]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비디오 판독 확대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는 모습. 경기 시간이 길어졌지만, 오심은 줄어들었고, 챌린지가 또 하나의 전략으로 거듭난 점에 흡족해 했다(반면 반대론자들은 "야구의 인간미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하면 올해 챌린지가 나온 것은 총 1276회다. 판정이 바뀐 것은 608회였으며(47.7%), 그대로 유지된 것은 그보다 더 많은 668회였다(52.3%). 포스 플레이와 태그 플레이가 챌린지 비중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고, 그 뒤를 잇는 것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또 하나의 달라진 제도인 홈플레이트 충돌이었다.
챌린지 성공/실패 확률 순위
성공 : 양키스(82%) 마이애미(70%) 애틀랜타(67%)
실패 : 토론토(34%) 콜로라도(37%) 카디널스(40%)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는 포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많은 포수들이 주자와의 무분별한 충돌로 부상을 호소하자, 사무국이 규정(7.13)을 제정해 이를 금지시켰다. [MLB스코프] 올해 시범 운영된 이 제도는, 그러나 적잖은 불만을 사면서 시행착오를 제대로 겪었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8월1일 신시내티와 마이애미전. 마이애미는 8회초 스탠튼의 정확한 홈송구로 코자트를 잡아냈다. 주심도 처음에는 아웃으로 선언. 하지만 브라이언 프라이스 감독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이 이루어졌고, 포수 매티스가 코자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 때문에 득점이 인정됐다. 레드먼드 감독은 이 판정에 격렬히 항의한 후 퇴장당했다.[영상] 경기 후에도 "이 플레이로 오늘 경기에 진 것은 촌극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감독들도 이 제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멜빈 감독은 "규정 자체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며, 매팅리 감독도 "상대적인 판정이 될 수 있어 심판들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시즌 중반에는 조 토레 운영 부사장이 심판들의 잘못된 이해를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이후 토레는 꾸준히 규정에서 비롯되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규정이 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는 야수가 포구 후 다른 베이스에 송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리게 되면 세이프를 선언하는 '트랜스퍼 규정'을 새로 선보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개막 약 한 달 만에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