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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7 일요 가족법회
지안큰스님 법문
山前花笑洩天機(산전화소설천기)
산 앞의 꽃이 피어 천기를 누설하는데
山色溪聲佛境界(산색계성불경계)
산의 색과 계곡 물소리는 부처님의 세계로구나
靑山綠水元依舊(청산녹수원의구)
푸른 산과 푸른 물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明月淸風共一家(명월청풍공일가)
밝은 달 맑은 바람은 어울려 한 집안을 이루었도다
날씨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서 법회 하기에 좀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1년 4계 중에 가장 좋은 계절인 5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일요 가족협회를 오늘 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주위 환경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난 서울에도 가끔 다니곤 했습니다마는 도시의 아파트 밀집된 그런 곳에 가면, 산색이나 골짜기에 흘러가는 물 등의 자연 경계를 볼 수 없는 것을 가끔 안타깝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게송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山前花笑洩天機
산의 풍경이지요. 산 앞에 꽃이 피어 있는 것을 꽃이 웃는다(花笑)는 시적으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산 앞에 꽃이 웃으면서 천기를 누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계절의 변화도 天機(천기)에 해당합니다. 天機(천기)란 말은 예로부터 많이 써 온 말입니다. 사람의 일생 문제를 보는 유명한 책에 『天機大要(천기대요)』 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도량에도 꽃이 한창 피어 있는데 이게 천기를 누설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綠陰(녹음)이 되려고 新綠(신록)이 한창 번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가 와서 골짜기 물소리가 더 시원하게 들립니다.
山色溪聲佛境界
산색과 골짜기 물소리가 부처님 경계로구나. 부처님 경계는 부처님 세계라는 말이지요. 우리가 항상 부처님 세계에 동경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불교는 부처님 세계를 그리워하는 신앙정서를 갖고 있는 종교입니다. 산색도 골짜기에 흘러 내려오는 물소리도 모두 다 부처님 세계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이 본래는 부처님의 경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번뇌망상․업장 때문에 중생 경계에서 매일 허덕거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靑山綠水元依舊
해마다 봄이 되면 산에는 나뭇잎이 피고 온 산 경계가 푸르름으로 장식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골짜기에 물이 흘러내려 갑니다. 이처럼 靑山綠水(청산녹수)는 푸른 산 푸른 물입니다. 元依舊(원의구)는 항상 하던 대로 한다는 뜻입니다. 靑山綠水(청산녹수)는 원래 예전을 의지한다, 즉 靑山綠水(청산녹수)는 항상 여전히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明月淸風共一家
밤이 되면 밝은 달이 뜨고 맑은 바람도 불어서 함께 어울려 한 집안을 이루었구나. ‘世界一花(세계일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계 전체를 한 송이 꽃에 비유해서 사자성어를 만든 말입니다. 내 마음이 世界一花(세계일화)의 꽃송이입니다.
이렇게 알고 살면 인생이 좀 더 범위가 깊어지고 사는 기쁨이 더 깊어질 터인데 항상 우리는 번뇌망상에 쫓기면서 살지 않습니까? 貪瞋痴(탐진치) 三毒(삼독)이 항상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절에 오는 날은 아주 평범하게 우리가 절에 가서 기도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기도할까요? 아까 축원을 읽으면서 개인 축원을 하다 보니 건강을 바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건강뿐 아니라 여러 가지 기도하면서 개인적으로 원하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 속에 인생의 五計(오계)가 있습니다. 오늘 이걸 잘 듣고 가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五計(오계)라는 것은 다섯 가지 계획이라는 뜻입니다. 인생은 다섯 가지 계획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계획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계획을 세웠다는 말은 이렇게 잘 되기를 바란다는 말이니까, 계획은 어떤 면에서는 희망이라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원래 宋(송)나라 때 유명한 학자인 朱新仲(주신중)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섯 가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朱新仲(주신중)이 남긴 글에 五計五滅(오계오멸)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朱新仲(주신중)의 五計五滅(오계오멸)’이라는 용어가 요즘은 인터넷에도 나와 있기도 합니다. 朱新仲(주신중)의 五計(오계)는 生計(생계)․身計(신계)․家計(가계)․老計(노계)․死計(사계)이지만 나 나름대로는 老計(노계) 대신 亡計(망계)를 더한 五計(오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五計(오계)는 다섯 가지 계획을 잘 하자, 내 인생의 五計(오계)가 잘 설계되어 그 계획이 잘되도록 하자는 그 마음이 기도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 속에 朱新仲(주신중)의 五計(오계)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生計(생계)로서 인생을 참되게 살아가기 위한 계획이지요. 衣食住(의식주)를 속설로 生計(생계)라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生計(생계)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매우 철학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말입니다. 사람 사는 것이 참 지중한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산다는 것이 엄숙하고 지중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렇게나 살잖아요.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하면서 살잖아요. 사실은 우리가 자기 자신의 하루하루 일상을 매일 체크하면서 점수를 매겨야 합니다. 나는 가끔 혼자 개인적으로 그렇게 할 때가 있습니다.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었는데 해킹당하여 다 날아간 적도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내가 매일 하루도 안 빠지고 일기를 오래 썼었습니다. 나의 오늘 생활이 몇 점인가 모든 걸 스스로 점수 매겨 보십시오. 기도할 때는 내가 기도한 것이 몇 점인가? 공부할 때는 공부한 것이 몇 점인가?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한번 점수를 매겨 보라는 말입니다. 낙제점이 많을 겁니다. 낙제점의 기준을 40점으로 보는데 보통 다 낙제점입니다. 저 사람 생활하는 게 낙제점인지 합격점인지 내가 보면 알아요. 내가 종단에 고시 위원장을 10년 넘게 하여 항상 스님들이 시험을 쳐서 합격․불합격 여부를 최종적으로 내가 판단하였습니다. 자기 점수를 자기가 매겨 봐야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 먹는 데도 점수 매겨야 합니다. 조지훈 선생이 쓴 『시인의 눈』이라는 책에도 조지훈 선생이 정한 주당 18급의 단계가 나오는데, 이처럼 술 먹는 데에도 급수가 있으니 점수를 매겨야 합니다. 내가 요새 아마 6단으로 올라와서 기분이 좋은데, 바둑에도 급수가 있어서 18급에서 시작을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 - 자신이 기도하는 것, 불교를 믿는 것 등을 점수를 매겨 보아야 합니다. 내가 얼마나 불교를 잘 믿는가를 점수로 매겨야 합니다. 어디 가니 절이 좋더라 든지, 어디 가니 누가 법문을 잘하더라라는 그런 말이 아닙니다. 자신의 진심이 얼마나 진정하게 우러나느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내 진심이 얼마만큼 우러나는가? 그래서 生計(생계)라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구체적으로 말하면 직업을 택하는 것도 生計(생계)입니다. ‘난 이걸 택해서 이 직업으로 한 생을 살아보겠다.’라고 마음을 쓰는 것도 生計(생계)지요. 결국은 마음을 써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수는 마음을 잘 쓰는 것입니다. 이 점수가 높아야 합니다. 나는 잘한다고 했는데, 스스로 양심에 비추어 보거나 남이 볼 때는 점수를 안 줍니다. 오히려 낙제점 비슷한 점수를 줄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자신은 기분에 휩싸여서 잘한다고 생각하며 내 점수가 높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남이 높이 평가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朱新仲(주신중)의 五計(오계) 중 生計(생계) - 어떻게 계획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 입니다. 이건 윤리적인 문제를 결부시켜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게 생활을 잘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예의범절도 잘 갖추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로 身計(신계)가 있습니다. 몸에 대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다 키도 다르고, 또 체중을 다르며, 사람마다 몸무게가 다르고, 혈압도 다르고... 여러 가지 신체적인 걸 병원에 가서 테스트해보면 각각 검사 치수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몸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라는 것은 건강을 좋아지도록 하라는 얘기입니다. 아까 건강 축원을 많이 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몸을 혹사해도 안 되고 자기 根機(또는 根器 근기)에 맞게 해야 합니다. ‘근기’란 根器(근기)라 쓰기도 하고 根機(근기)라 쓰기도 합니다. 근기가 중요한 것이라서 사람은 근기에 맞게 살아야 하고, 근기에 맞게 해야 합니다. 근기의 예를 들면, 이 사람은 평소에 짐 운반을 100근, 즉 60kg의 물건을 수월하게 옮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무겁다고 기피하고 10kg쯤 되는 가벼운 것만 운반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身計(신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항상 자기 경계에 맞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면 건강해지는 거예요. 요즘 부음을 몇 개 들었습니다. 계속 일주일 동안 부음을 들었습니다. 어제는 또 송광사 50대 초반의 젊은 스님 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또 아는 신도분이 평소 돌아가신 스님과 항상 안부도 묻고 가까이했는데, 전화하니 통화가 안 되어서 찾아가 봤더니 이미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불교 편집국장 하던 분이 하도 부탁해서 현대불교신문에 <능엄경 강해>를 연재해 올리고 있습니다. 『臨濟錄(임제록)』, 『法華經(법화경)』, 『起信論(기신론)』 등을 한 5년쯤 했는데 자꾸 와서 부탁하니 연재를 하게 됩니다. 아까 돌아가신 스님은 나이가 55세밖에 안 됩니다. 佳人薄命(가인박명)이라는 말도 있고 人命在天(인명재천)이라는 말도 있지만, 마음 쓰는 게 자기 명하고 관계가 됩니다. 일찍 돌아가신 것은 마음을 잘못 쓴 것은 아니고 身計(신계)를 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버나드 쇼는 “오래 사는 것이 제1의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의 가장 불행한 것은 일찍 죽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身計(신계)를 잘해야 합니다.
이조 때 점을 잘 보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洪繼寬(홍계관)과 『土亭秘訣(토정비결)』을 지은 李之菡(이지함)입니다. 명종 때 이름난 점쟁이 洪繼寬(홍계관)이 재상인 尙震(상진)의 젊은 시절에 그 일생 운명과 길흉화복을 점쳤는데, 재상 尙震(상진)이 살아오는 동안을 맞추어보니, 조금도 틀리지 않고 그 점괘 내용과 일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재상 尙震(상진)은 홍계관의 점괘에 나타나 있는, 사망하게 되어있는 그 해에 모든 인생의 마무리 준비를 끝마치고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해에 홍계관은 호남 지방에 가 있었는데, 한양에서 오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상진 재상이 궁금하여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한양에서 오는 사람마다 상진 재상은 건강하게 살고 있고 아무 일도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다음 해가 되었어도 상진 재상의 소식은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점괘가 틀린 적이 없던 홍계관은 자신의 점괘가 틀린 것에 이듬해 연초에 한양으로 올라와서 상진 재상을 찾아가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결코, 내 점이 잘못되지 않았는데, 혹시 대감께서 누구에게 무슨 은혜를 베푼 일이 있어서 그것으로 수명이 연장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옛사람 중에서도 그런 예가 있었으니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죽음을 의식하고 좋은 일 하면 명이 길어집니다.”
이 말에 상진 재상은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혹시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일이 은혜에 해당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내가 修撰(수찬) 벼슬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인데, 숙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붉은 보자기 하나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래 주워서 열어보니 보자기 속에는 황금으로 만든 술잔 한 쌍이 들어있었어요. 이것을 보고 내 생각에 이런 물건은 대궐에서나 있는 것이지 보통 사람 집에는 없는 것으로 짐작되었지요. 이 물건을 다시 보자기에 잘 싸가지고 와 집에 감추어 두고, 문 앞에, ‘어느 날 어디에서 무슨 물건을 잃은 사람은 와서 말하시오.'하고 글을 써서 붙여놓았었습니다. 며칠 후에 임금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는 大殿(대전)의 水刺間別監(수라간별감)이 아주 풀이 죽어 와서 말하는데, 자기 자식 혼사에 궁중의 황금 술잔 한 쌍을 잠시 가지고 나가서 사용하고는, 도로 가지고 대궐로 들어오다가 길에서 잃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곧 죄를 면치 못할 것이 두려워 밤잠을 못 자고 있었다며, 혹시 습득한 물건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내 확인하고 돌려주었습니다. 주인을 찾아준 이게 무슨 은혜를 끼친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야기를 다 들은 홍계관은 바로 그것이 음덕으로 되어 수명이 연장되었다고 말하였고 이후 상진은 15년을 더 살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身計(신계) - 몸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라는 말입니다. 천방지축으로 이리 다니고 저리 다니며 잘난 체하고 다니는 것이 身計(신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절에도 이 절 저 절 다니는 것이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옛날에 내가 일본의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에게 권유해서 우리나라 절 중108 사찰을 참배하도록 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 33 사찰만 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 절이 일본 절들보다는 훨씬 좋고, 또 우리나라 절은 힘이 있는 공간이고 일본 절은 뭐 상업화된 절로서 절로도 못 치니 그분들에게 이해하도록 하여 108 사찰 참배를 하였습니다. 그분들이 글씨를 많이 얻어갔습니다. 우리 은사스님 글씨도 내가 주고, 내 글씨도 써 주고 하였습니다. 여담으로 하는 얘기고, 身計(신계)를 잘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家計(가계)가 있습니다. 금전 출납하는 家計(가계)가 아니고 가정을 어떻게 하면 잘 꾸려나가려 하느냐는 계획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 잘 보살피고 돌봐야 하고, 학비도 내줍니다. 또 자식 입장에선 부모를 잘 봉양해야 합니다. 집안을 편안하게 잘 다스리는 것 - 어떻게든 화목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家計(가계)입니다. 여기까지의 生計(생계)와 身計(신계)와 家計(가계)는 우리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는 죽음을 준비하는 死計(사계)입니다. ‘아니 사람이 살다 그냥 죽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나는 죽을 준비하고 사는 사람인데 그것을 死計(사계)라고 합니다. 死計(사계)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마음을 밝은 쪽으로 쓰고 좋은 쪽으로 생각합니다. 부정적으로 살아왔던 사람이 바뀝니다. 세상을 좀 긍정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성격이 어린 시절의 자라온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수가 많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은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일상생활 하다 보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문제도 생길 수도 있으나 반대인 긍정적으로도 생각해 봐야 됩니다. 그래서 죽음을 대비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좋게 봐야 됩니다. 고맙다고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바세계를 경전에는 ‘五濁惡世(오탁악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세상을 은혜롭게 봐야 됩니다. 한 세상 사는 것이 여러 사람의 은혜입니다. 부모 은혜에서 사방으로 퍼져나가서 세상 은혜에 의해서 산 것입니다. 尙震(상진)이라는 재상이 자기 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착하게 살아서 명을 이었다고 하잖아요. 절에도 그런 얘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死計(사계)를 잘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亡計(망계)입니다. 이것은 불교적이라 할까, 종교적인데 亡計(망계), 또는 忘計(망계)로 되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五計(오계) 중 亡計(망계)는 아주 불교적으로 죽어도 안 죽는다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이사한다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금생을 마치지만 다음 생에 또 좋은 생에 간다’라고 생각하라는 겁니다. 亡計(망계)의 亡(망)은 無(무)의 뜻으로 ‘없다’라는 뜻입니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내생이 있다고 믿는 거예요. ‘금생을 이렇게 살아 마치고 다음 생을 내가 다시 늘리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生計(생계)․身計(신계)․家計(가계)․死計(사계)․亡計(망계)를 인생 五訓(오훈)이라고 합니다.
반드시 다섯 가지를 없애고 가라는 五滅(오멸)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滅財(멸재)입니다. 재산을 남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조계종 스님들의 경우, 재산은 자신의 명의로 남는 재산 없도록 하라고 합니다. 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산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유언을 여러 번 썼어요. 요즘 실명제 때문에 통장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것도 죽기 전에 정리해야 됩니다. 내 개인 명의로 통장을 남겨 놓아서는 안 되는 거예요. 조계종의 경우에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찰을 옮길 때마다 유언장을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는 절 스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절은 개인이 원력을 세워서 세운 절로 1억 원이 발견되면서 누군가가 자기 지분을 달라며 소송을 벌였다는 겁니다. 내 명의가 없다면 소송 걸 일도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죽기 전에 다 상속시켜 배분해야 됩니다. 滅財(멸재)란 죽고 나서 내 명의로 재산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는 滅怨(멸원)입니다. 원수진 것이나 사이가 안 좋은 것을 없애는 것을 滅怨(멸원)이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願滅 四生六道 法界 有情(원멸 사생육도 법계 유정)’이 염불문에도 나오고 업장을 소멸하는 진언도 있어요. 그러니까 남에게 원한을 사거나 남과 사이가 안 좋았다면 풀고 가라는 말입니다. 이것을 滅怨(멸원)이라 하는 것입니다. 남을 미워했던 감정을 풀라는 것입니다. 옛날에 고부간에도 시어머니가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아주 나쁜 며느리가 있었어요. 춤을 췄다는 극단적인 예도 있었다고 합니다. 滅怨(멸원)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滅債(멸채)로 남에게 진 물질적 정신적 빚을 없애라는 일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사약을 마시고 죽었는데 임종 직전에 제자 크리톤에게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나 대신 갚아 주게.”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의학․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감사 제물로 닭 한 마리를 바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빚을 남기지 말라는 滅債(멸채)라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는 滅情(멸정)으로 정을 없애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끊기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 정이라는 것이 굉장히 지독한 것입니다. 집착된 정은 없애야 합니다. 정을 남기면 안 됩니다.
다섯 번째는 滅亡(멸망)이 있습니다. 죽어서도 죽지 않고 산다는 것입니다.
참 생각해 볼 만한 그런 얘기입니다. 이 얘기를 통해서 불교적으로 말하면 인생은 결국 廻向(회향)을 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것을 정리하여 돌려준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내가 가지기 위해 버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주기 위해 버는 것입니다.
필요할 때는 아직 我所(아소)가 강하게 잠재해 있어서 ‘내 것’이라고 하지만 내 것이란 없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朱新仲(주신중)의 五計五滅(오계오멸) 얘기를 통해서 항상 좀 새롭게 우리 일상에서 자신의 점수를 매겨 봐야 합니다. 이와 같이 정확한 반성이 없잖아요. 나는 잘한다고 하는데, 남은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나는 절에 와서 50여 년을 살았고 비교적 조용하게 살아왔고, 별로 욕심 없어서 남들은 다 하려고 하는 자리를 누가 시켜줘도 하지 않은 적도 있고... 이렇게 내가 나에 대해 자부심도 있을 수 있지만, 남이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삐딱한 사람은 항상 부정적으로 봅니다. 사람의 성격 중에 양면성이 있어서 한쪽은 칭찬해 주는 동시에 다른 한쪽은 반드시 비난도 합니다. 그래서 옛말에는 ‘나랏님도 안 볼 때는 욕한다.’ 하잖아요. 나랏님도 안 볼 때는 욕한다는 것은 인간의 심리가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심리가 동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나에 대해 ‘내가 이만큼 잘한다.’ ‘내가 이만한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스스로는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남은 절대 그렇게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내가 나에 대해 생각하는 그것만큼 남은 그렇게 생각해 주지 않는다는 것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심리학책에 나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사람을 좀 겸손하고 경건하고 뭔가 마음을 잘 쓰고 덕을 쌓는 그런 자세로 사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오늘 초록물이 뚝뚝 떨어질 듯 한 푸른오월,
감로수를 흠뻑 마셨습니다.
멸재, 멸채를 특별히 기억하겠습니다.
태산같이 받은 은덕을 잘 회향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늘 수고해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늘 좋은 댓글에 제가 더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_()_
_((()))_ _((()))_ _((()))_
고맙습니다 _()_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그렇게 살지요
복이라고 할 수도 있고 유유상종
불보살들은 어떻게 살까요?
그리 살면 자신이 불보살입니다.
불보살은 정신이 높아서 오히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겠지요
왜? 그곳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지만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날수 있고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고통을 만들지도 않고 덜 오게 하고
기쁨 즐거움 환희 생동감 자유 참된 진리 선한 것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극락같은..
주신중의 오계오멸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맞아요
좋은 계획을 세워 미리 준비를 잘 해야 하지요
핵심은 마음을 잘 쓰는 것이라 봅니다.
자기 몸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자기 마음 정신에 대한 관리도 잘 해야 하지요
살아갈 적당한 돈이 있는 것도 필요하며, 잘 죽는 것도 필요합니다.
때론 관자재보살처럼 자유자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요
4홍서원도 있고 아미타불의 원도 있지만 우리가 꼭 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성불도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안락한 삶, 죽어서 극락가는 것과 복많이 받는 것이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청정, 겸손, 보시, 희생, 자비 사랑을
고맙습니다
정성스러운 댓글 고맙습니다 _()_
복습 끝 ㅎㅎ~
고맙습니다.
하하 고맙습니다 _()_
오늘도 마음에 와 닿는 큰 가르침 감사합니다 큰스님
그리고 법문 전문을 이렇게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너무 좋은 말씀이라 혼자 알기엔 아깝지요 _()_
내인생의 오계 설계
다섯가지를 잘하자
감사합니다 _()()()_
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오월은 푸르구나~아 우리들 세상~~
나무아미타불_(())_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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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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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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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