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122>
쌀 10 kg
심영희
오랜만에 쌀 10kg을 들었더니 참 무거웠다. 요즈음은 과거에 비해 잡곡을 많이 섞어 밥을 하기에 쌀을 한번 사오면 오래 먹는다. 마트에서 파는 쌀도 소양강쌀을 비롯해 철원오대쌀, 이천쌀 여주쌀 등등 여러 곳의 쌀이 판매되고 있는데 나는 고루 고루 사서 밥을 해 먹으며 쌀의 맛을 비교해 보곤 한다.
어느 때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여주 이천 쌀이 밥맛이 좋고 어느 때는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맛이 일품이다. 물론 건강 상태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밥맛이 달라진다. 똑같은 쌀로 밥을 했는데 어제는 엄청 맛있었는데 오늘은 별로다.
무슨 물건이든 포장을 뜯은 후 오래 두면 맛이 반으로 떨어진다. 아들딸 학창시절에는 도시락을 싸가야 하니 쌀이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러니 쌀도 항상 4kg 포장을 사온다. 꾸준히 한 봉은 쌀통에 넣고 한 봉은 쌀통에 쌀을 다 먹을 때까지 밖에서 대기 중이다. 그러니 무겁게 10kg 쌀을 들고 올 일도 없고 포장을 뜯어서 오래 둘 일도 없다.
오늘도 마트에서 예비쌀 4kg 짜리를 사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 마트에 4kg, 5kg 포장은 없고, 10kg 포장만 있는 것이다. 그냥 올까 하다가 목적이 쌀과 달걀을 사러 갔으니 사야지 생각하는데 마침 철원오대쌀이 맨 끝에 보인다. 꺼내기도 쉬워 계산대까지 안고 갔는데 그만 직원이 일을 낸 것이다.
어린 여직원이 그 무게가 버거워서 잡아당기다 쌀포대가 계산대에 찔려서 찢어진 모양이다. 쌀알이 줄줄 흘러나온다. 다시 가져와야겠네 하며 내가 다시 쌀을 갖으로 갔더니 그 직원이 쌀을 받으러 왔다.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다른 직원은 흐트러진 쌀을 치우고 계산하던 직원은 다시 쌀을 계산대로 가지고 와서 계산을 해준다.
4kg 포장을 사려던 나도 본의 아니게 10kg 포장을 안고 승용차까지 가는데 정말 무거웠다. 10년 전만 해도 10kg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무거운 물건을 안 들다 오랜만에 들게 되었고, 거기다 나이는 열 살은 더 먹었으니 가볍던 물건도 힘에 버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앞으로 나이를 더 먹으면 4kg, 5kg 포장의 쌀도 들기가 힘들지 않을까? 가냘픈 여직원은 5년 10년이 지나면 힘도 세어지고 튼튼해 지겠지만 나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