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기타와 전기기타는 아마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악기일 것입니다. 거의 모든 음악 장르에서 쓰이지요. 한편 오케스트라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18세기 무렵만 해도 기타는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음향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기타는 나무상자에 현을 붙들어 매 만든 악기에 불과했습니다. 아마추어용 악기,심지어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고,기껏해야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데 쓰는 게 전부였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연주회용 기타가 등장한 것은 19세기 후반의 일입니다. 그나마 초기 기타의 음향은 바이올린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요. 기타는 제작 방식이 간단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대개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 화음을 넣어 반주하는 악기로 쓰였고,굳이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연주 기법이 필요하지도 않았지요. 흔한 일이 아니긴 했지만, 18세기에는 간혹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지의 몇몇 궁정에서 기타 연주를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루이14세의 궁정처럼 왕이나 지체 높은 귀족이 직접 기타를 연주하고,사정이 허락하면 궁정 기타리스트들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지요. 사회적인 조건이나 악기의 구조,연주 기법 말고도 기타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 뒤질 수밖에 또 다른 명백한 단점이 존재합니다. 소리가 너무 작다는 사실이지요.큰 공간을 채우기에는 음향이 너무 터무니없이 작고,또 큰 규모의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면 기타 소리는 묻히고 맙니다. 그런 이유로 기타는 대부분 독주악기로 쓰입니다.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1901~1999)의<아란후에스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과 제르멘 타유페르Germaine Tailleferre(1892~1983)의 '2대의 기타와 오케스트라를 위한5악장짜리 협주곡'은 대표적인 아름다운 기타곡이지요. 특히 후자는 오랫동안 실종되었다가 최근에 라디오 프랑스의 아카이브에서 다시 발견된 작품입니다. <출처:쾰른음대 교수진,‘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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