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65일째: 직장암 수술받은 아들
2013년 08. 01. 목요일. 흐림
체중: ㎏ 턱걸이 번
새벽5시에 손녀들이 깨서 방긋 웃는다. 평소에 9시 넘어 일어나던 놈이라 어제 잠자리에 들 때만 해도 새벽에 깨울 걱정을 했었다. 완전 기우였다. 집안 분위기에 대해 눈치 빠르게 감 잡고 있지나 않은지 덜컥 겁부터 났다. 제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61개월, 31개월 된 겨우 아기를 면한 어린애 아닌가.
7시 반에 시작한 아들의 직장암 수술은 11시20분에 끝났다고 수술실에서 메시지로 알려줬다. 이틀 먹지 못했던 내장을 관장까지 한 아들이 방금 마취에서 깨어났다. 바짝 마르고 거므스레한 얼굴, 삭정이처럼 초췌한 몸을 보고 외면한다. 극심한 통증이 있다는 의사나 간호사의 말이 옛날 일기예보처럼 오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술이 잘 됐다는 의사 말에 희망을 건다.
자기가 집도한 수술이 잘못됐다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의료사고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그들은 자기의 업적을 자화자찬하는 속성이 있다. 그래도 오늘은 그들의 말을 믿고 싶다.
나는 내일, 나의 스케줄이 있다. 여차하면 내일 주사 맞으라고 할런지도.
안동에서 동생이 와송이며 오이며 먹을 남새를 정갈스럽게 포장해 와서 가락동 내 큰 딸네 집에 좀 놓고 용인으로 가져왔다. 동생의 지극정성을 내가 오래 기억 못할 까 걱정이다.
나의 컨디션: 아들 수술 건도 있고 체력이 달려 런닝,근력,반신욕 일체 하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