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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미망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인물과의 관계를 정확이 모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3쯤까지 읽다가 가계도를 그려가며 다시 읽은 미망
박완서의 장편소설 미망은 단순히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 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약 100년에 걸친 한 상인 가문의 흥망과 우리 민족의 역사를 함께 그려낸 대하소설입니다.
이야기는 개성의 거상인 전처만 영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전처만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만 뛰어난 장사 수완과 집념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읍니다. 그는 돈을 버는 데 천재적이지만 단순한 수전노가 아니라 상인의 도리와 신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개성상인들은 조선의 양반들과 달리 실리를 중시했습니다. 전처만은 양반들이 돈을 천하게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돈에 의존하는 모습을 냉소적으로 바라봅니다.
이 시기 소설은 개성 상인들의 생활, 혼인 풍습, 재산 상속, 여성의 지위 등을 매우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전처만의 손녀 태임은 총명하고 강한 성격을 가진 여성입니다.
태임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자존심과 판단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는 여성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태임은 몰락한 양반가 출신 종상과 결혼합니다.
이 결혼은 단순한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상인 계층과 양반 계층
현실주의와 명분주의
전통과 변화의 충돌을 상징합니다.
태임은 남편을 사랑하면서도 종상의 무능함과 허영심에 자주 실망합니다.
종상 역시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상인 가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사랑과 갈등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나라가 일본에 의해 강점당하면서 개성의 상업 구조도 변화합니다.
전통적인 상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일본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태임은 가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반면 종상은 시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합니다.
이 시기에는 가문의 재산 문제, 자녀 교육 문제, 혼인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갈등이 심화됩니다.
태임은 점점 집안의 실질적 중심 인물이 되어 갑니다.
소설의 중심은 점차 태임의 자녀 세대로 옮겨갑니다.
많은 독자들이 여기서 처음 혼란을 느낍니다.
태임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여란, 경애 같은 후손들의 이야기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완서는 의도적으로 시선을 다음 세대로 이동시킵니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신교육을 받고
근대적 사고방식을 가지며
자유연애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가문의 가치보다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여란(태임의 딸)은 친일파집안의 첩이 되었다가 나중에 본부인이 이혼하고 나가서 정식 부인이 되었지만
첩이라는 것에 대하여 자격지심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세대와는 달라 독립운동등 이런 것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그저 본인의 가정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소설속에서 태임과 여란의 갈등을 살펴보면
여란은 신식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과 새로운 사상에 관심을 가지며 집안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가려 합니다.
태임은 딸의 총명함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여성이 지나치게 바깥세상에 나서는 것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여란을 서울로 보내 공부시키면서도 늘 불안해합니다
갈등이 가장 크게 폭발하는 부분은 여란이 상철과 관계를 맺는 사건입니다.(즉 상철의 첩이 되는 과정입니다.)
태임은 가문과 체면, 정식 혼인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여란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상철을 선택합니다.
상철에게 이미 본처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태임은 크게 분노하고 절망합니다.
태임은 딸이 첩과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하며, 여란을 타이르고 막으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태임은 딸을 사랑하면서도 엄하게 대하고, 여란은 어머니의 간섭을 답답하게 여기며 맞섭니다.
또한 소설에서 태임은 집안을 지켜온 맏며느리 같은 위치의 인물로, 오랫동안 참고 견디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반면 여란은 젊고 감정 표현이 솔직하며, 태임이 만들어 놓은 집안의 질서 안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합니다.
특히 태임은 여란이 행동하는 방식이 못마땅합니다.
집안일에 대한 태도
어른을 대하는 태도
남자에게 기대는 모습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는 점
이런 것들을 보며 태임은 속으로 계속 불편함을 느낍니다.
소설 속에서는 태임이 여란을 직접 심하게 몰아붙이기보다는, 차갑게 대하거나 못마땅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방식으로 갈등이 드러납니다. 여란 역시 태임의 그런 태도를 느끼고 점점 위축되거나 반감을 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란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거나 감정을 드러낼 때, 태임은 쉽게 공감하지 않습니다. 태임은 “세상 여자들이 다 그렇게 산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여란의 고통을 특별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여란은 그런 태임을 보며 “왜 저렇게까지 냉정할까” 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창씨개명을 하게 되면서 더욱더 갈등은 심화됩니다.
여란의 남편 상철은 연애하던시절 그리고 동거하던시절(일본애서) 여란을 란꼬 또는 란꼬짱이라고 애칭으로 불렀는데
태임은 이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이후 여란은 상철과 함께 살면서 창씨개명까지 받아들입니다.
민족 의식이 강하고 독립운동을 돕던 태임에게 이것은 큰 충격입니다. 여란은 현실에 적응하려 하고, 태임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멀어집니다.
소설 후반으로 갈수록 태임은 여란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여란 또한 나름의 상처와 사연을 가진 여자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미망의 태임과 여란의 갈등은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싸움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두 여자의 충돌로 그려집니다.
태임의 남편 이종상은 간도에 있는 사람들에게 독립운동 자금을 댑니다. 태남은 간도에서 독립운동을 합니다.
이러다 둘은 발각되어 감옥에 갑니다.
태임은 남편의 구명활동을 위하여 태임의 아들에게 구명활동을 지시하고
경우는 박승재를 찾아갑니다.
박승재는 이종상의 오랜 친구이자 가문의 원수가 된 사람이였습니다.
박승재는 과거 이종상과 함께 신학문을 접했던 절친한 친구였으나, 시대의 흐름 속에서 철저한 친일 고위 관료로 변신해 권력을 쥔 인물입니다. 샛골 가문 입장에서는 민족을 배신한 원수와 다름없었죠.
는 자존심을 모두 굽히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박승재를 찾아갑니다. 박승재는 자신이 가진 일본인
인맥(헌병대 및 고위 간부)을 움직여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기 때문입니다. 경우는 그 귀한 인삼탕과 예물을 박승재와 일본인 권력자에게 바치며 머리를 숙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풀려나지 못하고 결국 2년형을 받게 되고 몸이 아파서 보석으로 나오고 3개월만에 생을 마감합니다.
또한 경우는 가족을 지키지 위하여 위장 친일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전쟁 막바지(1944년~1945년 광복 직전)에 샛골로 몰려드는 친척들과 일가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겉으로는 '일본인들의 비위를 맞추는 친일 행세'를 하며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게 됩니다.
목숨보다 귀한 인삼으로 원수와 일본인에게 고개를 숙여가며 아버지를 구하고 집안사람들을 징용에서 빼내 주었지만, 광복이 된 후 경우는 되려 **"일제 말기에 친일 행세를 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깊은 상처를 입게 됩니다. 박완서 작가는 이 1943~1944년의 '인삼탕 구명 사건'을 통해 개인이 시대를 버텨내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비극적인 얼룩을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그즘에 후남이라도 전처만의 서자를 태임이 만나게 되고 전처만의 식구들도 모두 샛골로 오게 되고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살림은 더욱
팍팍하게 됩니다.
1944년은 일제가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발악을 하던 시기입니다. 전 가구에 대대적인 공출(강제 빼앗기)령이 떨어지면서 농가에서 수확한 쌀은 단 한 톨도 농민의 몫으로 남지 못했습니다.
식량 배급제의 비극: 쌀은커녕 보리나 수수조차 구하기 힘들어 깻묵(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이나 가루로 된 정체불명의 대용식을 배급받아 연명해야 했습니다.
가구 수색: 공출을 피하기 위해 마루 밑이나 벽 속에 쌀을 숨겨두면, 일본 순사들과 하수인들이 쇠꼬챙이로 온 집안을 들쑤시며 샅샅이 찾아내 빼앗아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종상이 풀려난 후에도 1944년 말~1945년 해방 직전까지 샛골 가문에는 굶주림을 피하려는 친척들과 주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듭니다.
경우는 집안사람들을 굶겨 죽이지 않기 위해, 일본인들의 비위를 맞추며 식량을 변통해 오고 공출을 느슨하게 하도록 손을 씁니다.
주변 사람들은 경우가 가져온 쌀로 목숨을 건지면서도, 겉으로는 일본인들과 어울리는 경우를 향해 "일제에 기생해 혼자만 잘 먹고사는 친일파"라며 뒤에서 침을 뱉습니다.
1944년의 식량난은 단순히 배가 고픈 고통을 넘어, "내 가족과 일가를 굶겨 죽이지 않기 위해 민족의 원수에게 고개를 숙이고 친일파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지독한 시대적 모순과 개인의 비극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장치입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자마자 샛골 가문의 분위기는 급변합니다.
일제 말기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경우가 변통해 온 쌀을 먹으며 목숨을 건졌던 친척들과 동네 사람들은 해방이 되자마자 태도를 바꿉니다. 그들은 경우를 "일제에 아부해 호의호식한 친일파"라고 손가락질하며 비판의 칼날을 들이댑니다. 경우는 가문을 살리려 했던 자신의 희생이 철저한 배신으로 돌아오자 깊은 환멸을 느낍니다.
미망의 주요 배경인 개성(松都)은 1945년 해방 직후 38선이 그어지면서 '남한(미군정 지역)'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코앞이
북한 땅인 최전방 접경지역이 되면서 좌우익의 이념 대립과 유혈 충돌이 그 어느 곳보다 극심하게 일어납니다.
태임과 경우는 이 혼란스러운 이념의 틈바구니에서 재산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또다시 발버둥 쳐야 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거대한 개성 상인 자본과 가문의 위세는 이 시기를 지나며 급격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개성은 전쟁 첫날부터 북한군에게 점령당합니다. 이후 고지가 몇 번씩 뒤바뀌는 참혹한 전장이 됩니다.
북한군의 점령과 처형: 일제 말기 박승재와 연결되어 구명활동을 하고 식량권을 쥐었던 경우의 이력, 그리고 대지주이자 상인 가문이었던 샛골의 배경은 북한군과 좌익 세력에게 완벽한 '숙청 대상(반동분자 및 친일지주)'이 되었습니다.
경우의 비극적 최후: 결국 경우는 이념 전쟁의 광기 속에서 참혹하게 희생당하거나 행방불명되며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자식과 남편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어머니 태임 역시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가문이 완전히 공중분해 되는 비극을 목도하게 됩니다.
경우의 죽음과 가문의 파멸: 가문을 지키기 위해 친일 오명까지 뒤집어썼던 아들 경우는 결국 전쟁의 광기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개성 상인으로서 지켜온 방대한 재산과 샛골의 대저택 역시 폭격과 전쟁으로 인해 한 줌의 재로 변해버립니다.
태임의 최후: 평생 동안 집안의 정신적 지주이자 거상(巨商)으로서 가문을 일으키고 지켰던 태임은, 자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샛골 가문이 공중분해 되는 것을 두 눈으로 목도합니다. 그녀는 비록 물질과 핏줄(경우)을 잃었으나, 끝까지 개성 여인으로서의 자존심과 기품을 잃지 않은 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합니다.
살아남은 여성들, 이어지는 생명: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속에서 소설은 태임의 손녀들이나 남겨진 여성들이 남하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비춥니다. 화려했던 가문의 영광은 사라졌지만, 끈질긴 영혼과 생명력만큼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막이 내립니다.
남의 의견을 잠간 보겠습니다.
박완서 작가는 제목인 '미망(未忘: 아직 잊지 못함 / 未亡: 미처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중의적인 단어에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① 이념과 역사보다 위대한 '생활과 생명'의 가치
소설 속 인물들은 구한말, 일제강점기, 분단,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를 겪습니다. 작가는 거창한 애국주의나 이념(좌우익)을 부르짖은 인물들보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흙탕물에 구르며 발버둥 쳤던 태임과 경우의 '생활력'에 주목합니다. 역사는 그들을 '친일파' 혹은 '반동'이라 손가락질했을지언정,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진짜 힘은 명분이 아니라 끈질긴 생명의지라는 점을 웅변합니다.
②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얼룩과 상처 (미망: 未忘)
우리는 흔히 역사를 승자와 패자, 혹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라는 이분법으로만 기억하려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경우의 삶을 통해 '가족을 굶겨 죽이지 않기 위해 원수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던 비극적 얼룩'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진짜 얼굴임을 말합니다. 청산되지 못한 과거와 분단의 상처를 '아직 잊지 못하고(未忘)' 보듬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③ 시대를 버텨낸 여성들의 강인함
대대로 가부장제와 전쟁의 폭력 속에서 가장 고통받은 것은 여성들이었습니다. 태임으로 대변되는 소설 속 여성들은 남성들이 이념과 명분으로 파멸해 갈 때, 끝까지 현실을 직시하며 무너진 집안을 재건하고 자식들을 살려냅니다. 작가는 이 전후(戰後)를 살아간 '미처 죽지 못한 자들(未亡)'의 강인한 생명력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상 남의 의견이였고,
저는 미망을 읽으면서 1세대인 태임이 가장 인상적이였습니다.
그의 당참, 여자이지만 남자보다 더 강인함 그리고 할아버지가 죽은이후 가문을 지키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모습
그러나 태임의 시대가 지나고 여란의 시대(태임의 딸) 및 경우(태임의 아들) 세대가 도래되면서 이젠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분단과 전쟁이 한 가문을어떻게 바뀌놓은가에 대한 주제로 넘어갑니다.
명불허전 박완서님입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말이 개성사투리로 되어있습니다.
이것도 읽는동안 깨알재미로 느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