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사는 내게 육지는 어디든 여행지가 된다. 대구는 특별히 더 사랑스럽다. 이번 대구는 더 그러했다. 크리스마스이브, 그리고 크리스마스, 오늘까지 보낸 대구. 그곳에서의 특별했던 3일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보려 한다. 대구, 분위기 좋은 크리스마스 데이트 코스가 오늘의 주제이다.
들뜨는 분위기, 크리스마스. 제주도의 크리스마스도 한껏 들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대구의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그 3일은 그 어떤 날의 제주보다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 대구에서 보냈던 3일의 행복. 그 이야기엔 물론 함께 한 사람이 좋았고, 그곳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겠지. 그 3일의 이야기, 그 중심엔 수성못이 있었다.
수성못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 수성못은 두산동에 있는 못이다. 대구 하면 가장 떠오르는 수성구는 수성못을 중심으로 발달된 대구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수성구에 조성된 수성못은 일제강점기 시기에 조성되어 1980년대 못 둘레를 따라 포장마차가 불야성을 이룬 유원지였다. 하지만, 1991년 모두 철거된 뒤 재정비되었고, 2015년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며 주변 커피숍과 카페 등이 늘어나면서 핫 플레이스로 변모했다. 2019년 12월엔 수성빛예술제라는 축제가 개최되기도 했다.
스페인클럽 수성못점
대구광역시 수성구 용학로 92-4 수성스퀘어 1층 스페인클럽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해운대 광안리에 이어 대구에까지 스페인클럽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스페인 전통 음식 문화와 다양한 스페인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이곳, 스페인클럽은 크리스마스 데이트 첫 번째 장소였다. 원래라면 1월 1일부터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나기에 이곳 스페인 클럽은 더욱 소중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미루게 된 바르셀로나, 나는 이곳에서 바르셀로나를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었다.
바깔리오 데 해운대 BACALAO DE "HAEUNDAE"
- 사진에서 네 번째, 금액 25,500원
해운대 스페인 클럽의 시그니처 메뉴라 하기에 궁금했던 이 음식은 시그니처 메뉴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음식이었다. 대구는 스페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재료 중 하나인데, 스페인클럽은 국내산 생대구를 산지에서 공급받아 다양한 Bacalao를 만든다. 이곳 대구 요리는 특히나 부드러운 식감과 블루치즈 크림소스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만약 스페인클럽을 찾는다면, 바깔리오 데 해운대 메뉴를 꼭 추천한다.
빠에야 데 마리스코스 PAELLA DE MARISCOS
- 사진에서 다섯 번째, 금액 36,500원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넓고 얇은 팬을 뜻하는 '빠에야'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전통 쌀 요리다. 쌀을 주재료로 각종 해산물 또는 고기로 맛을 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신료인 샤프란으로 노란 빛깔과 향을 더하는 스페인의 가장 대표적인 요리다. 그런 요리답게 스페인클럽에서 빠에야는 대표 요리로 손색이 없다. 이 요리는 주문 동시에 시작되며, 준비 기간이 약 40분이 소요되는 음식이다. 그만큼 맛도, 정성도 넘쳐나는 요리가 이 빠에야였다.
우즈 베이커리 카페 수성호수점
대구 수성구 수성못6길 3 우즈베이커리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우즈 베이커리의 분위기 때문일까. 수성못에서 이 카페는 가장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일 것이다. 뷰도 아름답지만, 그만큼 베이커리로도 유명한 카페 '우즈 베이커리 카페' . 워낙 유명하기에 이곳은 늘 사람이 많다. 수성못 레이크 뷰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카페. 그곳이 바로 이곳 우즈 베이커리였다. 이 카페를 제대로 즐기려면 야경이 아름다운 저녁 시간대에 방문하자.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맛있는 빵을 즐길 수 있을 테니.
여름식당
대구광역시 동구 반야월북로 53길 3
여름식당은 이번 크리스마스 데이트 코스 중 가장 좋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원 테이블 형식으로 운영 되는 이 식당은 3팀만 받는 작은 비스트로였다. 이 식당은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운영을 하는 작은 식당이었는데, 오픈된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요리가 준비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모든 음식이 맛있었던 이곳 여름식당은 이번 겨울을 따뜻한 여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헝가리안 굴라쉬
첫 번째 사진, 빨간 그릇 안에 담긴 음식 13,000원
헝가리 전통 요리인 야채 스튜 굴라쉬의 진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굴라쉬. 이곳 여름식당 메뉴 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 특히 빵을 스튜에 찍어 먹을 때, 굴라쉬는 진가를 발휘했다.
여름식당 라자냐
첫 번째 사진, 접시에 담긴 음식 18,500원
이탈리아 파스타 요리 중 하나인 라자냐는 넓적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파스타를 속 재료와 함께 층층이 쌓아 오븐에 구워 만든 요리다. 남미에서 처음 라자냐를 접한 나는 그때의 맛을 잊지 못하는데, 이곳에서 그때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추억을 넘는 맛을 선사했다. 맛에서 느낀 아름다움, 그것을 이곳 여름식당에서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다.
더플레이그라운드 & 베이커리
대구광역시 동구 신서동 1011-1
아름다운 서재와 매일 아침 갓 구운 빵, 직접 로스팅 한 원두로 커피를 제조하는 이곳은 각산역에서, 대구 혁신도시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카페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서재 밑에서 마시는 커피는 달콤하다 못해 교훈을 주는 것 같다. 대구의 여러 카페를 가봤지만, 가장 마음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카페 다운 카페가 이곳 '더플레이그라운드&베이커리'였다.
아그라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 149 8층
제주로 가기 직전 마지막 데이트 코스는 아그라였다. 아그라는 왜인지 공항 가는 길에 익숙한 식당이다. 김포 공항에서 제주로 갈 때. 김포 롯데몰에서도 자주 찾던 아그라. 이곳 대구에서 제주로 넘어갈 때, 다시 한번 아그라로 향했다. 인도 요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곳 아그라만큼은 예외다. 모든 음식이 내 입맛에 맞았던 곳. 그곳이 이곳 아그라였으니까.
특히 커플세트는 가성비 갑으로도 유명하다. 만약 커리를 고른다면, 버터 치킨 마크니와 로얄 프로운 커리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