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77-1 (2022. 05. 05) 고성군
14.7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817.7km, 동해안 650.2km 합계 : 2,313.5km)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 백도 해수욕장 - 삼포리 - 오호리 - 오봉리 - 공현진리 - 가진리 - 향목리- 간성읍 동호리)
어린이날이고 샌드위치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그런지 아침 일찍부터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꽉 메우고 있다.
10시가 다 돼서 물치항에서 칼국수로 아침을 하고 고성군 죽왕면 백도 해수욕장에서 장정을 시작한다.
차량을 2대 가지고 와서 시점과 종점에 주차하고 얼마남지 않은 동해안을 같이 걷기로 했다.
차를 옮기는 사이 살짝 장정은 시작했는데 백도 해수욕장을 지나 자작도 해수욕장에 와서 커피한잔을 하는 사이
성엽과 중하가 돌아와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편의점 아아를 하나씩 입에다 물고 돌아나오니 바로 삼포해수욕장이다.
여기가 황석영의 소설 “삼포 가는 길”의 그 삼포도 아니고 가수 강은철의 노래 “삼포로 가는 길”의 그 삼포도
분명 아닌데 어린시절 TV문학관의 백화역을 맡았던 차화연이 생각나고
입에서 “나도따라 삼포로 간다네~~~” 노래를 부른다.
그 삼포가 여기는 아니지만 포구는 포구일테고 여기도 포구이니 그냥 됐다 싶다.
바다는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걷는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이다.
해안 모래사장은 좀 이른듯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받고 있다.
확실히 달라진 건 본인차랑을 이용한 차박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도 캠핑카가아닌 일반 차랑이다.
저 곳에 차를 대는 것이 맞나 싶은 그런 곳에는 차들이 모두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삼포해수욕장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47코스로 접어 들었다.
곧 이어지는 봉수대 해수욕장에는 얼핏보아도 100대 정도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바닷가 해변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름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 올 것 같다.
같이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모두 걸음걸이가 다르고 체력적인 문제도 있어
다섯이 시작한 장정은 중간쯤에는 둘 하나 둘 정도로 정리가 된다.
걸음이 빠르고 보폭이 넓은 중하와 동주는 선두에 가고
사진을 찍으며 선두와 후미를 왔다갔다하는 성엽이.
마지막으로 페이스 조절을 위해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는 나와 인변.
각각의 걸름걸이와 같게 각각의 생각을 하며 각각의 장정을 한다.
봉수대 해수욕장을 지나 오호항을 거쳐 송지호 해수욕장으로 접어 든다.
이곳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받고 있고 어린아이들은 벌써 바다로 들어가 파도를 받고 있다.
바닷가를 옆에 두고 걷던 장정은 7번 국도 밑을 지나 안으로 들어선다. 여기가 송지호다.
초입에 옛 동해북부선 철도의 흔적을 복원해 놓았다.
“다시 잇다 다시 있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 온다.
일토장정을 처음 시작할 때 서해안의 가장 북쪽에서 시작하여 남해안을 돌아 동해안을 따라 올라오면
10년후에는 통일이되어 북으로 북으로 계속 걸어 갈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3년 정도를 쉬어서 벌써 11년 째를 걷고 있지만
“다시 이을수 있을까? 다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다.
오늘이 77번째 장정이고 다음이 78번째 장정이다.
그리고 그곳이 우리가 갈 수 있는 마지막 북쪽이 된다.
우리의 장정을 언제 어디에서 끝나게 될까?
북으로 갈 수 없으니 다시 서쪽으로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송지호 호반 산책로는 예쁘게 가꾸워져 있다.
철새를 숨어 볼 수 있는 탐조데크를 북으로 가는 기차의 프랫폼으로 꾸미고 열심히 표를 팔아보았다.
북으로 가는 기차표를 파는 역장이 될수있기를 간절히 기도 해본다.
다시 바닷가쪽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곧 공현진항이 나왔다.
시원한 물회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마침 이곳은 드라마 촬영 중이다.
촬영을 하는 횟집이 바로 옆집이여서 재미진 구경을 한다.
혹시 내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
물회국수는 충분했다. 추가로 나온 면을 끝까지 다 먹었다.
다시 일어나 길을 나서고 바로 해파랑길 47코스의 종점인 가진항이 나온다.
이제 48코스로 접어든다.
일직선으로 곧게 뻣은 재미없는 도로를 따라 간성읍 동호리에 도착하여 오늘의 장정을 끝낸다.
첫댓글 드디어 우리가 갈 수 있는 최북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