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감상_후기
#죽기전에꼭봐야할영화300편
No.2 바보들의 행진 (The March Of Fools, 1975)
1970년대 영화, 그것도 연소자관람불가였던 영화를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개봉 당시에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가 대학생이 된 후 월간 ‘스크린’에서 오래된 한국 명화들을 보여줄 때에 봤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는 기억이지만, 영화를 본 지 하도 오래 돼서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영화 감상문은 영화를 보았던 당시에 적었던 감상문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오타 수정과 함께 약간의 내용 수정도 있다)
영화 감상일 : 1986. 2. 15. 18:30, 극장 : 파고다 극장 예술관
고 하길종 감독의 타계 6주년을 맞아 추모특선으로 월간 ‘스크린’에서 보여준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의 느낌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커다란 감흥 등 복잡했다. 대학의 실생활을 거의 사실화시켜서 작품을 묘사했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생인 나의 가슴에 더욱
와 닿았던 것 같다.
줄거리는, 단짝 친구인 병태(윤문섭)와 영철(하재영)은 미팅에 나가서 한 명씩의 여자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병태는 영자(이영옥)와 어느 정도 친해지나 영철은 실연 당한다. 영철은 평소에 뭐든지 불합격 당해서 사회에 자신이 없었다. 이러한 자신의 용기 없음을 비관하여 ‘고래를 잡으러 동해 바다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한다. 한편, 병태는 입대 영장을 받고, 머리를 빡빡 깎은 채 영자와 이별한다.
최인호 원작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하길종 감독의 작품으로 주인공들이 그 당시(1975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로만 되어 있어서 참신한 기분을 준다.
송창식의 노래 ‘왜 불러’, ‘고래 사냥’ 등의 노래는 영화와 딱 맞아떨어지는데 그 착상도 좋고 노래도 아주 좋았다. 요즘에도, 영화 음악을 위주로 한 영화들이 있으나 이 영화처럼 노래와 영화가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도입 부문에서의 신체 검사 장면도 기가 막혔고, 목욕할 때 탕 속에서 발을 크게 잡는 영상도 좋았다. 또, 장발 단속을 하는 경찰관과의 공방전 장면은 박진감도 있고 재미도 있어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영화 속에서 대조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진한 우정을 나누는 병태와 영철의 모습에서 나는 나의 친구들을 살짝 생각하게 되었다. 부럽기도 했지만 나는 나의 친구들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모든 일에서 성공을 못하는 자신들을 스스로 바보라고 하며, 그러나 꿋꿋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그렸기에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한 것 같다.
작가 최인호도 잠시 영화 속에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는 최인호 원작의 영화가 무척 많고 대부분이 성공했다. 그 중에서도 최인호는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한다. 즉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얘기이다.
최인호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을 잠시 나열해 보자. ‘별들의 고향’, 병태 만세’, ‘적도의 꽃’, ‘깊고 푸른 밤’, ‘고래 사냥’ 등이다. 이 중 ‘고래 사냥’은 이 작품에서 나오는 고래(이상) 얘기를 좀 더 세분화 해서 하나의 스토리로 새로 묘사한 작품이다.
뒤에 하길종 감독은 흥행성을 노려 이 영화의 속편인 ‘병태와 영자’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흥행에 성공하자 작품성 높은 이전 그의 영화에는 관객이 안 오다가 상업성의 영화에만 관객이 몰렸다 하여 술로 지내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한다.
나는 그 영화의 속편인 ‘속 병태와 영자’를 1980년 11월 20일에 보았다. 그 영화의 대충의 줄거리는 결혼한 병태와 영자는 취직이 안 되어 걱정을 하는데, 병태가 어느 날 취직을 한다. 병태는 회사에서 고객 접대를 할 때 가서 술을 먹어주는 것이 직업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술이 아닌 인간관계로서 큰 사업거리를 따내려고 노력한다. 영자도 사실을 알고 도와주려 하나 뿌리치고 결국을 일을 따낸 뒤 사표를 낸다. 그때, 기억에도 특별히 영상이나 음악이 좋았던 것은 기억나지 않고 다만 줄거리가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술 마시는 것의 전신 격인 술 마시기 대회 장면이 이 영화에서 나오는데 웃통을 벗은 채 술을 마시는 대학생의 패기가 멋있게 그려졌다.
또한 영철을 통해서 사회에 진실을 믿고 싶어하는 대학생의 때 묻지 않은 순수성을 보여주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그 장면에는 이승현(훗날 고교 얄개의 주인공)이 아역으로 신문 파는 아이로 나온다. 그때의 심리 묘사도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이 영화는 30분이나 검열에서 잘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인 것을 보면 노컷팅 된 필름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우 훌륭한 영화로 여태까지의 어느 한국 영화보다도 좋았던 것은 물론이고, 솔직한 내 심정으로는 얼마 전의 ‘아마데우스’보다 좋았다.
맨 마지막 장면, 아래 입영열차 안에서의 키스씬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 장면 중의 하나.
당시 이 영화 이후 많은 대학생들이 따라서 자살을 해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이 영화에는 왕년의 명코미디언 이기동 씨 등 많은 유명인들이 카메오로도 등장한다.
첫댓글 대학생때 이영화 보았는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여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