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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만화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만화가 루브 골드버그(Rube Goldberg, 1883-1970)는 신문에 연재된 그의 만화에서 "최소의 결과를 얻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는 인간"을 풍자하기 위해 온갖 장치들을 선보였다. 쉽고 단순한 일상의 작업을 아주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이 장치의 핵심이었는데, 밥을 떠 먹여주는 장치, 밥 먹을 때 입가에 묻은 것을 닦아주는 자동 냅킨 기계, 지각했을 때 상사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기계, 창문 하나를 닫기 위해 온갖 도르래와 줄 등을 이용한 장치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장치들의 특징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 10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각 과정별로만 보면 과학적 지식이 수반되어야 하는 정교함을 요하지만, 막상 10단계 이상의 과정을 거친 결과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람들은 골드버그 만화에서 등장한 각종 번잡한 장치를 루브 골드버그 장치(Rube Goldberg machine, Rube Goldberg device)라고 불렀으며, 이는 단순한 결과를 얻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상황을 의미하게 되었다. 미국의 퍼듀 대학에서는 1987년 이래로 루브 골드버그 장치 컨테스트까지 개최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가장 복잡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둔 장치를 만드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형식이다. 그 예를 보면, 저금통에 동전을 집어 넣는 장치, CD 디스크를 집어넣고 작동시키는 장치, 알람 시계를 끄는 장치, 골프 티(tee)를 고정시키고 티를 골프 공 위로 올리는 장치, 사과 껍질을 깨끗하게 벗기는 장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도 단순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복잡함을 버리고 좀더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텐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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