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6시에 일어나 눈을 부비며 도시락,과일,술한병을 챙기며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때문에 비옷(판쵸우의)을 함께 챙겼다.
6시반에 대문을 나서니 날은 밝았으나 약간 춥다.파카에 달린 모자까지
덮어써고 버스정류장에 나가니 마침 "시약행버스"가 곧 온다는 전광판이
보인다.버스타고 가면 택시비를 굳힐 수 있어 좋다.
시약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오늘도 일등이다.조금 있으니 버스가 오고
우리 회원님들이 약속이나 한듯 한꺼번에 몰려온다.7시 10분전에 맞춰나오는
모양이다.
역시 성서 "홈플"은 관광버스가 2중,3중으로 줄을 선다.반고개에서 "아침"을 싣느라
조금 늦게(7시40분경)도착이다.모두 타고 세어보니 31명이다.오늘은 "대약행사(학술제)"
참가관계로 약산회원중 "시약간부"를 겸하는이가 많아(10여명)불참이 많다.약산회원중
시약간부가 많다는건 우리회의 수준이 아주 높다는 얘기다.
비가 올지도 모르고 갈길이 바쁘다고 시설이 빈약한 "옥포간이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한단다.오늘도 "소고기국 정식"이다. 스폰서는 "김태일고문님"이다.산행에는 가끔 참석
하시지만 활달한 성격에 유머를 잘하는 재미있는 분이다.
식사후 차에 타자말자 바로 공식행사다.총무님의 친절한 안내,회장님의 행복론,박산행고문의
품위있는 산행안내(참고;공군장교출신)등이 이어지고,오랜만에 참가한 류지영전영남약대동창
회장님,임수빈총각약사에게 인사말을 시킨다.반갑다.두사람의 나이 차이가 40세란다.옛날 같으면
손자뻘이고~~~우리 약산회가 그만큼 연령층이 두텁다는 얘기다.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의자에 기대어 곤히 자고있는데 "지리산휴게소"라며 깨운다.소피는
안마렵지만 양치질을 해야한다.옥포에서는 세면장이 없어 양치질을 못했다.이곳 휴게소는 대체로
조용하다.지리산 단풍이 거의 끝나서 그런가~~~?
오늘은 88고속도로 왔다.남대구 톨게이트쪽은 꾀많이 막혀 고령읍내로 돌아오다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한참을 가다보니 "순창"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순창은 "고추장"으로 유명한곳 아닌가!
고추장때문인지 시가지가 많이 커졌다.아파트단지도 여러개 보이고 큰 건물도 더러 보인다.
정읍쪽으로 해서 백양사와 내장산 중간쯤인 "구암사"입구에서 등산 출발이다.11시반이니 예상보다
30분정도 더 걸렸다.버스에서 내려 "기념촬영"을 했다. 특A조는 다시 차에 타고 백양사로 가고 A,B복합
조는 정상을 향해 출발이다.A,B복합조 20명,특A조 11명이다.그런데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이 세어 모자가 핑핑 날아간다.성질 급한 사람은 비옷을 꺼내 입는다.
구암사까지는 포장된 도로다.약간 오르막이고~~~조그만 암자라 조용한편이다."백학봉"가는
길은 가파르고 좁은 편이다.낙엽이 쌓여 미끄럽기까지 하다.그러나 등산팀은 우리 뿐이고 고즈넉해서
좋다.한시간 정도 오르막을 오르니 이정표가 나온다.백양사와 내장산가는 갈림길이다.능선을 조금
타다보니 "헬기장"이 나오고 다른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우리도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1시가 조금 덜 됐다.나무아래는 춥고 양지쪽이 좋다.내가 가져간 매실주를 반주삼아 가져온
반찬을 나눠먹으니 진수성찬이다.
점심식사후 능선을 조금 타다 계속 내리막길이다.한참 오다보니 "백학봉"이다. 절벽을 끼고 있는 아담한
바윗산이다.언뜻봐서는 학모양이 안나온다.멀리서 봐야 "학모양"이 나오는가 보다.바위색갈은 흰편이다.
가파른 계단을 계속 내려오다 보니 어느 여쌤(프라이버시관계로 누구라 밝히지 않겠음)은 다리가 후들거린
단다.평소 운동부족이다.60대인 나는 괞찬은데 40대가 그렇다면 그런것이 틀림없다.아니면 엊저녁에 잠을
적게 자서 그렇거나~~
"영천굴"쯤에 도착하니 가파른 계곡에 새로운 암자를 짓고있다.건축자재를 케이블로 달아 올리고 있다.
여느 절처럼 여기도 "기와불사"를 한다고 "보살님"이 지키고 서서 기와에 소원을 적고 시주하란다.친절하게
기와 1장에 만원이라 적어놨다.우리 회원중 불교신자가 많아 시주하는이가 있다."극락"은 따논 당상이다.
안보였지만 바로 옆이 "藥師菴"이다.우리 약사와 한자가 같아 친근감이 생긴다.팔공산의 갓바위도
"약사여래불"아니던가. 원래 약사여래부처님은 중생의 건강을 주재한다고 하는데 갓바위 약사여래불께
입시합격이나 승진,사업번창등을 비는것은 "삔트"가 좀 안맞는것 같고~~~~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소문(헛소문?)이 나서 참배객이 전국에서 몰려든다고 한다.
약사암에서 백양사까지는 0.6키로(6백미터) 밖에 안된다.세시도 안되었으니 빨리 온 것이다.약사암 바로
밑에서 "산상음악회"를 하기로 했다.물론 "박태환님 리사이틀"이다.옆에 다른 팀이 있다고 너무 살살 노래를
부른다. 크게 하시라고 했더니 계곡을 울리는 성악이 된다.앵콜까지 나왔다.우리 산행의 백미다.이것 또한
즐거움 아닌가.백양사로 가는 내리막 계곡의 단풍은 아직 화려하다.토질이 좋아서 그런가? 부처님의 가피가
있어서 그런가? 다른 쪽 산들은 단풍이 거의 다 떨어지고 파장이였다.
드디어 "백양사"에 도착했다. 총림답게 절의 규모가 크다.사람들도 붐빈다.절 맞은편 도랑가에서 김경애쌤,
조미자쌤과 사진 몇장을 찍고 하산주 할 식당에 갔더니 조금 전에 같이 있었던 박전회장님,박산행고문님만
있고 특A조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시간 맞춰 올려고 다른데서 놀고있나? 아직 3시반밖에 안되었으니~~~
밖에서 조금 서성이다 지루해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다.복분자 막걸리를 시켰더니 여쌤들이 맛있다고 연방
잔을 비운다.많이 마시면 취하는데~~~서양에서는 오렌지쥬스에 보드카를 태운 "스크루 드라이브"라는
칵테일을 여인을 꼬실때 권한단다.맛이 오렌지처럼 달삭해 마시다 보면 빨리 취하여 정신을 놓는다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여쌤에게 "복분자막걸리"를 권한건 결코 아니니 앞으로는 조금만 마시길~~~!?
네시가 되자 나머지 쌤들이 식당으로 몰려온다.준비된 "버섯전골"에 불을 붙이니 금방 끓는다.고기라고는
한토막도 안들어간 순수한 식물성 웰빙 음식이다.국물이 시원하다.비축자금도 많고 해서 소고기나 장어등을
먹어도 되는데 "산행대장"이 우리의 건강을 염려하여 그렇게 한 모양이다.운동(등산)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잘 먹어야 되는데~~~~~식사가 빨리 끝나 5시 십분전에 출발이다. 식사시간이 한 시간 밖에 안 걸렸다.
차에 타니 아직 밖은 밝다.가는 시간이 짧다고 바로 2부가 시작된다.오늘은 "홍약회"의 전문 사회자가 모두
불참이라 총무님이 총대를 멘다.앞에서 부터 "노래책"을 돌리고 희망자만 노래하기로 한단다.노래하고
금일봉 내는것도 자율이다.돈이 없으면 안내도 된다."약산회"는 수준있는 모임이라 "강요"는 없다.자율을
중요시 한다.
오랜만에 참가한 "임수빈님"이 젊은이 다운 노래를 한곡하고(제목은 기억이 안남)는 "디스코메들리"를 틀더니
선배들을 불러내 춤을 추란다. 좋다,춤을 춰야 다리가 풀려 내일 근무에 지장이 없지~~~회장님은 포도주를
가져와 여쌤들에게 권하고 소주는 남쌤들에게 먹이니 기분이 "up"된다. 오늘 스트레스 확 풀어보자!!
술마시고 춤추고 놀다보니 대구에 다 와 가는 모양이다.그런데 차가 서행한다.해인사 입구 근방에서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오는 길에 남원휴게소에서 쉬고 거창휴게소에서 쉬었어도 차가 밀리니 소피가 급한 쌤들이
나온다.휴게소는 멀고 볼일은 급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안면 몰수하고 어두운 도로변에 실례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차를 잠간 세우고 볼일들을 보고 온다. 물론 여쌤도 있었고~~~~누구라고 밝힐 수는 없다.
"프라이버시"때문에~~~~~
시약회관에 내리려다 범어로타리에서 내렸다. 버스를 타도 되고 택시 잡기도 좋다.도착시간이 10시경이면
약5시간 걸린 것이다.문제는 산행후 돌아오는 길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회장님등이
자꾸 권하기 때문에 마음이 약해 거절하지 못하고 계속 받아 마시다 보니 그렇게 된다.앞으로 "술 적게 권하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겠다.여하튼 오늘 하루 기분 좋게 보냈다.백양산에서 피톤치드를 많이 마셨으니 건강에도
좋을 것이고~~~~
다음달에는 남쪽 바닷가로 산행을 할 예정이란다.추울때는 바다산행과 눈꽃산행 두가지 방법이 있다.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어 어느 한쪽만 고집하긴 그렇다.한 달은 바닷가,또 한 달은 눈꽃산행 그렇게 해도 좋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달에 만나길 바라며 여기서 끝내야겠다.자판을 두드리느라 팔도 아프고 눈도 침침해지고~~
<산행후기를 쓰는데에는 사실 약간의 부담은 있다.약산회의 발전을 위해 입바른 소릴하다 보면 오해를 하여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넓은 이해를 바라고 특히 산행에 참가 못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첫댓글 정동기회장님 산행후기 잘 봅니다,...언제나 거침없이 쓸 이야기를 다 쓰신다,...
이제 약산도 5년쯤 년륜이 쌓이니까,...님의 말대로 술 적게 먹는법을 연구해야겠지요,ㅎㅎㅎ
전부다 좋은산행후 기분이 좋아져서 좀 더 마시는것 같지요,...님의 약산사랑에 늘 고맙지요,..즐감합니다,~~~
정동기 선생님께서는 정하셔서 참 좋슴니다. 앞으로도 늘 제가 참고.(컨닝)로 하겠습니다
잔잔한 재미가 느껴지네요날씨에 상관 없이 참 재미난 산행을 하셨네요 하고 다 짐작 할 수 있는 식구같은 사이가 됐나 봅니다
산 안산 잘 하셨네요
이젠 프라이버시땜에 안 밝혀도 아
정회장님 후기 잘 감상했습니다.
언제나 솔직담백하게 술술 풀어가는 후기 깔끔한 마무리가 산행에 동참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동기 샘.. 재밌어요 좋은 감상하고 갑니다
언제나 산사나이 같으신 느낌이랄까요 한결같은 애정이 물씬하시구요 복분자주맛도 빛깔도 이뿌지 싶은데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