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9회 지리책읽기대회 수상작 - 덕분에좋은세상
수상자: 전남 호남원예고등학교 1학년 이*빈
참가도서: <10대를 위한 세계 분쟁지역 이야기>
결과물 종류: 감상문
갈등과 욕심이 낳은 전쟁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의 관계가 최근 화두이다. 뉴스와 기사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쟁, 분쟁, 종교, 세계와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지리책 읽기 대회에 참가하면서 어느 책을 읽어볼지 고민하다가, 『10대를 위한 세계 분쟁지역』이 나의 관심사에 가장 들어맞는 것 같아 선정하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10대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여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수많은 지역·나라에서 발생한 전쟁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우크라이나처럼 익숙한 내용도 있었던 반면, 레바논 내전,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리비아 등 생전 처음 들어본 내용도 있었다. 레바논은 종교 갈등으로 인해 베이루트 항구에서 폭발사고가 있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내전과 탈레반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었다. 최근 발생한 국제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이유와 그때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세계에서 발생하였고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양상의 전쟁과 갈등의 모습, 그 상황 속에서의 국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피해자들, 공습 속에 살아남아야 하고 폐허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책 초입에 적혀있던 문구이다. 이 문구는 내게 가장 인상적인 문구이자, 책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 되었다. 전쟁 그 자체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눈이 갔으며, 그 속에서 그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은 어느 날 예고 없이 발생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야기 속 사람들처럼 한순간에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떡하지? 나는 그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건 이후, 매월 4일이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 유족들의 시위 장소에 나와 정의를 외친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18시 7분에는 수만명의 사람이 촛불을 켠다. 이때는 종교와 상관없이 그저 레바논인으로서 그 안에서 하나가 되고자 한다. “비극은 종교적 차별 없이 모두에게 찾아오고,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까지 정의를 찾아 하나가 되게 만든다.”라는 문구를 통해 종교와 전쟁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건은 종교로 인해 발발하였으나, 그 결과 여러 종교인들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모여 함께 촛불을 켠다. 여러 종교인들 모두가 유족과 같은 아픔을 느끼며 ‘정의롭지 않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종교라 할지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함께 정의를 외칠 수 있다. 위 사건을 계기로 ‘종교로 인한 전쟁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 이후 상황은 개인적 측면이 아닌 국가적 측면에서도 사태를 다시 바라보게 하였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전쟁 후 레바논 권력 배분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은 그들 모두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책임자인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통해 전쟁 이후의 정부의 역할과 나의 역할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다. 정부는 인권,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국민은 정부가 국가권력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는지 감시·견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사회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아무 이유 없이 빼앗고,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든다. 회복이 가능하다고 해도, 다시 예전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불만과 갈등으로 인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들은 정세에 대해 항상 주시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전쟁에 대한 역사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였던 전쟁에 대해 새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전쟁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전쟁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과거의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또한 많은 전쟁을 겪었던 나라이고 그에 따른 피해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전쟁이라는 것은, 모두의 욕심과 갈등에서 비롯하여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해서는 안 되고, 그에 따른 비극도 생겨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