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방황, 자아정체성 찾기
1. 젊음은 방황의 시기이다. 외부적 환경 변화 속에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성장은 새롭게 직면하는 대상에 대하여 회의하게 만들고 새로운 세계를 불안을 통해 조우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자아를 찾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자아정체성’은 나를 타인과 구별짓는 독특한 특징이면서 또한 시간의 변화 속에서도 지속하는 동일성을 상징한다. 개인은 누구나 자신이 세계의 중심임을 추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모두가 이러한 실험에 성공적으로 몰입하지는 못한다. 부모의 영향이 너무 커서 그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모가 강요한 질서와 규정대로 살아가는 젊음이 있으며, 자신의 의미에 대한 역할 혼미 속에서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를 포기한 채 다만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삶을 사는 젊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음은 본디의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내적동기를 따랐다는 것, 자유의지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 자신이 선택했다는 느낌을 가졌을 때 비로소 ‘자율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한다. 근본적으로 외부가 아닌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자율적인 인간으로서의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2. 자율성을 추구하여 ‘자아정체성’ 찾기에 몰입하는 젊음의 시기는 인간의 전체적 과정에서 그 자신의 모습을 정립시키는 주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삶의 태도가 그 이후의 삶을 지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고정된 틀에 안주하지 않은 채 새로운 역할을 시험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의미를 추적하는 것이다. 에릭슨이라는 심리학자는 젊음 시절의 과업을 “자아정체성 대 역할혼미”라고 규정하였다. 바로 이 시기가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이며 이것을 성공적으로 달성하였을 때 자연스럽게 다음 인생단계로 전이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자아정체성을 찾기 위한 행위는 비슷한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것은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과 경험, 개인을 둘러싼 의미있는 타인과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작품에서 청춘의 정체성 탐색은 치열하면서도 시대적 상황 속에서 다양하게 구현되었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3. 그럼에도 각각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개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도전하고 방황하고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어떤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을 만족스럽게 성공적으로 달성한 개인은 거의 없다. 항상 부딪히는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을 맞보고 능력을 의심하게 하였으며 미래에 대한 확신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은 그러한 좌절을 딛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만들어갔다. 그러한 도전정신이 그에게 새로운 미래를 약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심리학자 매스로우는 자아를 찾는 과정은 다양한 역할실험을 통해 최적의 자아를 만나는 과정이며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판단을 보류하고 검토하는 일종의 ‘심리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자아실현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지침을 제시하였다. “⓵성장을 위한 선택을 해라 ⓶정직하라 ⓷절정경험을 위한 상황을 조성하라 ⓸방어적 태도를 버려라 ⓹자기를 내보여라 ⓺경험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라” 등이다. 이러한 지침의 기본적인 관점은 ‘자신을 개방하고 두려움 없이 닥쳐오는 세계와 만나라’가 아닐 가 싶다. 자아를 찾는 과정은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실험하는 과정인 것이다.
4.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 속에서 ‘자아실현’을 획득하는 경우가 있다.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이러한 성취는 예수와 석가와 같이 치열한 종교적 구도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유사할 것이다. 삶에 대한 의미있는 방향을 획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정체성을 획득한 청년은 자신과의 조화를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수용한다는 점이다. 정체성 성취은 사회적 상황 속에서 자신이 어디에 적합한지 또는 적합하지 않은지를 잘 파악한다.” 자아정체성 획득과 자아실현은 결코 거창한 외부적 성취가 아니다. 내면의 안정을 바탕으로 외부세계와 자아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과정인 것이다. 비록 그런 성취가 이루어지지 못했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런 자아찾기의 과정이 결코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상의 존재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로부터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나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특히 개인을 둘러싼 외부적 압력과 환경적 억압이 강할 때 개인의 노력은 좌절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아찾기’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의 본모습을 찾는 숭고한 작업이며 인간의 존엄을 증명하는 인간의 의미를 확인하는 중요한 실존적 작업임에는 분명하다.
5. 70-80년대 한국 소설에는 이러한 ‘자아찾기’와 관련된 많은 작품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시대적 위기 속에서 파괴되고 무너진 개인들의 흔적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시대적 위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들의 삶을 붕괴시켰다. 그러한 위기의 공포로부터 탈출하기 위하여 개인들은 치열하게 ‘자아찾기’에 몰입한다. 그 작업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때론 비극적인 죽음의 결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각각의 상황에서 개인들이 추구했던 치열한 ‘자아찾기’는 개인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었으며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중요성을 회복하는 노력이었다. 그 치열했던 한국인의 ‘자아찾기’ 과정을 탐구해본다.
첫댓글 - 자아찾기의 과정이 결코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상의 존재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로부터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나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