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아시아의 별’ 보아... 격렬한 춤과 라이브, 5500여 관객 홀렸다
20주년 기념 콘서트... “누군가의 청춘 페이지 장식해 뿌듯”
윤수정 기자
입력 2023.03.12
한국인 최초 일본 오리콘 차트 1위 석권·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200 입성, 역대 최연소 가요대상 수상 및 최연소 앨범 판매 1000만장 달성…. 2000년 14세 나이로 데뷔한 후 한 소녀가 짊어져 온 ‘최초’의 기록들이다. K팝 가수에게도 해외 무대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처음 증명한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36·본명 권보아)가 걸어온 길이다.
11·12일 양일간 관객 5500여명을 만난 '아시아의 별' 보아. /SM 제공
11~12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관객 5500여 명과 함께 열린 보아의 20주년 기념 콘서트는 그 기록들을 다시 한번 증명시켰다. 2020년 팬데믹 여파로 3년이나 미뤄진 데뷔 20주년 무대. 12일 오후 4시 “누군가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제가 장식했다는 게 뿌듯하고 감사하다”며 20주년 소감을 밝힌 보아는 목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2시간 30분 동안 22곡을 라이브로 쏟아냈다. 직접 “한 달째 감기가 낫지 않았다”며 관객에게 말할 땐 코맹맹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그럼에도 첫 곡 시작 후 내리 7곡을 격렬한 춤과 라이브로 완창했고,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댄스곡에선 과감하게 내지르는 창법으로 소리의 균형을 맞췄다. 20년 무대 경험의 관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날 집결한 ‘점핑보아(보아 팬클럽)’의 모습은 남달랐다. 첫 곡 ‘브리드(Breathe)’의 전주가 들리자 객석에서 전원이 기립했다. 공연 현장뿐 아니라 실황을 중계한 소속사 SM의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 채팅창에는 “보아쨩~” “아이 러브 유~” 등 영어와 일본어 호응들이 끝없이 쏟아졌다. 한국이 세계 음악시장 규모 고작 30위권이던 2001년 15세 나이로 일본에 처음 진출했고, 이듬해부터 정규 1~6집을 모조리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려놓은 보아만이 가능한 호응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보아도 유창한 영어와 일본어로 무대 인사를 전했고,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불렀던 노래 중 하나인 ‘Merry-Chri’를 일본어 원어 가사로 열창했다. 히트곡 ‘아틀란티스 소녀(2003년)’를 부를 땐 직접 공연 주최 측이 손으로 끌어주는 수레를 타고 2층 객석 사이를 누벼 관객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은 ‘SM표 음악의 자존심’이 보아란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넘버1(2002년)’ ‘발렌티(2002년)’ ‘걸스 온 탑(2005년)’ 등 보아의 메가 히트곡은 사실 2000년대 초반에 몰려 있다. 관객들이 입을 맞춰 부르는 이른바 ‘떼창’도 이 곡들에서 가장 크게 터졌다. 보아는 직접 작사·작곡한 ‘온리 원’·’키스 마이 립스’ 등 상대적으로 최근 발매한 곡들 또한 밴드(베이스 김성수, 키보드 신예찬·조성태, 기타 이문기, 퍼커션 이윤혁, 드럼&밴드마스터 송국정) 편곡을 통해 하드록, 시티팝, 펑크(Funk), 라틴 댄스, 알앤비 등 다장르를 바삐 오가며 귀를 사로잡았다. ‘포기브 미’를 부를 땐 직접 일렉기타를 연주해 탄성을 자아냈다. 히트곡에만 치중하지 않고 뚜벅뚜벅 자기 길을 걸어온 보아의 음악적 욕심이 엿보인 순간들이었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관객 5500여 명을 열광시킨 ‘아시아의 별’ 보아. 이날 보아는 158㎝의 작고 여리여리한 외견이 믿기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SM
다만 보아 음악 경력의 최대 조언자이자 공연마다 참석했던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날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총괄은 1998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보아를 직접 발탁해 데뷔시켰다. 이수만은 과거 “1315(13~15세)에 데뷔시키고 1618(16~18세)에 유명해지는 수순을 거쳐야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기획하고 있었는데 보아가 운명처럼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아는 그를 ‘쌤’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 보아는 지난 2020년 20주년 기자간담회 때 “(이수만 선생님이) 조력자로 옆에 계시는 게 감사하다. 항상 이렇게 음악을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선 이 전 총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2020년 공개된 보아의 20주년 기념 다큐에서 SM 관계자들은 보아를 이렇게 평한다. “성실이란 단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 이 다큐에는 밤 11~12시까지 연습을 이어가며 일본 활동을 하던 당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하며 환히 웃는 어린 보아의 모습이 찍혀 있다. “친구를 만나고 어머니가 해주신 밥과 찌개와 김치와 고기랑 그런 것들요.” 이날 공연 막바지 보아가 부른 데뷔 20주년 기념 정규 10집 수록곡 ‘리틀 버드’의 가사에 그 모습이 겹쳐 보였다. “주저앉아 울며 견딘 외로운 시간들/마침내 난 꿈을 이뤘죠/넘어진 만큼 더 높이 뛸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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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텃밭
2023.03.12 22:30:28
요새 뒤늦게 일본어를 일본 여성에게서 배운다. 보아의 기사를 보여주고 그녀의 감상을 들어볼 예정이다. 한국인의 끈기와 재능, 성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물설고 낯설은 해외에서, 혐한을 부르짖는 험악한 동네에서 스캔달 하나 없이 장기간 힛트 했다는 것은 대단하다. 한마디로 한국의 국격을 높여 주었다. 대단한 여걸이 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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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23.03.12 22:01:04
대단한 가수입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모습 오래 오래 보여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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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2023.03.12 21:58:24
보아, 이수만의 SM의 첫 히트 작품이엿지. SM이 증국 뒷배인 카카오의 먹잇감이 되어 하이브의 방어 아래 버티고는 있는데.. 타이밍이 대비되는 상황이다. 이수만은 한국 벤처의 선구자다. 카카오 네이버 같은 내수용 카피 기엊들과는 차원이 다른 월드 클래스 성공을 이룬 진짜 코리언 벤처 신화를 이룬 영웅으로 받들어져야한다. 한국에 세계로 성공한 벤처가 있기나 했나? 카카오의 하이에나식 암세포 증식은 국가 산업을 해치는 기생충으로 취급해서 박멸되야한다. 생태계 개선이 아니라 오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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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sedoff
2023.03.13 01:28:04
Kim sisters, 윤복희, 패티킴 등이 서양가요와 한국가요의 가교 역할을 했고 진정한 K-pop의 원조는 신중현과 보아라고 해야 될 것이다. 다음이 싸이이고, 그 한참뒤에야 Wonder girls의 희생을 거쳐 BTS와 Black pink가 태어난 거지. 동양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서양에까지 appeal하는 새로운 장르의 가요들을 만들어 낸 천재 음악 신동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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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
2023.03.12 23:50:21
보아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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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클버디
2023.03.12 23:31:38
리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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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11
2023.03.12 21:58:22
이수만인가 보아인가? 무대에 함께하지 않은 쪽 말이다. 상황이야 어떻튼 그 때 그곳에는 함께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것이 그들을 애호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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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재무장
2023.03.13 00:10:00
오빠가 기뻐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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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박
2023.03.13 05:27:37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일본어로 노래 불렀다고 좌파들 시위 안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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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양
2023.03.13 06:09:10
우리 보아가 벌써 36이 되었나. 건강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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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
2023.03.13 01:15:49
이 시점에서 공연하는 의도가 뻔해보이네 이수만이 욕먹으니 물타기하는듯 요새는 졸피뎀 수입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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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안이
2023.03.13 00:53:26
보아가 아직 가수 하고 있었나 난 정년 퇴직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결혼도 안 했는 줄 알았는데 눈이 상당히 높아서 말이다 ㅋㅋㅋㅋㅋ 나의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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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king
2023.03.13 07:09:00
'보아의 꿈'은 무엇일까? 글로벌 가수로 성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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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조선
2023.03.13 01:29:55
sm의 영광과 몰락을 회고하는 공연이네. 이제 sm은 끝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