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지난 주일 복음은 예수님께서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 수만 해도 오천 명이 넘는 큰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그 기적 이야기 이후에 군중들이 카파르나움으로 가서 그 자리를 벗어난 예수님을 찾아가서 일어난 이야기 입니다.
이는 ‘군중이 예수님을 믿고 따르게 되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그들이 예수님을 따라갔던 이유는
예수님을 자신들의 세속적인 욕심을 채워 줄 분으로 기대했고,
자신들의 왕이 되고도 남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또 어쩌면 예수님만 따라다니면
먹고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탓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한 군중에게 예수님은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세상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영원한 것만 추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뜻이었다면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일으키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의 삶도 중요하다고 판단하셨기에 그들을 배불리 먹이셨고,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가 되는 풍요로운 기적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이 기적을 통해서 사람들이 하느님과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깨닫기를 바라셨는데, 사람들은 빵을 배불리 먹었다는 사실에만 마음을 빼앗기고,
그 기적을 통해 주님께서 바라시는 바를 생각하질 않았기에 염려의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생명의 빵에 무관심한 그들에게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이때 ‘빵’이란 의미로 사용된 그리스어 “아르토스”(ἄρτοϛ)는
‘사람이 먹고 마심으로써 영양분과 만족감을 느끼는 음식’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내가 생명의 빵이다.”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내어준다, 혹은 자신을 희생한다.’라는 뜻인 동시에
‘자신만이 힘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겠습니다.
여기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빵, 영적인 양식은 무엇인지?
첫째, 정신적이고 영적인 양식인 하느님과 예수님의 가르치심,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신명기의 모세의 말씀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오늘날 사람들도 빵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사람들 사이의 ‘믿음’과 ‘신뢰’와 ‘우정’과 ‘사랑’과
‘희망’과 ‘행복’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의 가르침에서 나옵니다.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런 것들을 모두 요약하고 있고 우리를 만족시켜 주십니다.
따라서 그러한 주님의 정신적이며 영적인 말씀과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하느님을 닮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양식입니다.
둘째, 예수님의 몸인 성체, 성체성사는 참된 양식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몸을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그분의 희생제사에 참여하게 되고, 자기의 몸과 영혼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또한, 우리는 예수님안에 있게 되고, 예수님은 또한 우리 안에 계시게 되므로 참된 일치가 이루어집니다.
나아가서 하느님과 하나가 되며, 그분을 닮고, 그분의 생명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크나큰 신비이며 하느님의 무한한 은혜입니다.
이는 성자께서 세상에 오신 강생의 신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생명의 빵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빵을 사고 싶을 때 동전을 지불합니다.
가구를 사고 싶을 때 은전을 지불합니다.
그리고 토지를 사고 싶을 때 금전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사랑을 사고 싶을 때 당신은 당신 자신을 지불해야 합니다.
사랑의 값은 당신입니다.”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자신의 살과 피를 기꺼이 내놓는 모범을 먼저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얻기 위해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고 그분만을 사랑함을 통하여 생명의 양식인 주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온
영원한 생명의 빵이심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하느님의 가르치심과 성체성사를 자주 묵상하고
예수님의 몸을 모시며 참된 생명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생명의 빵이신 그분을 닮고 하나가 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