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온의 마음정원 35
- 드라마 <삼체>를 보고
중국인 류츠신의 SF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삼체> 시즌1, 8부작을 시청하였습니다.
드라마는 1960년대 문화대혁명 시절, ‘빅뱅이론’과 ‘상대성이론’을 긍정하던 물리학 교수를 반동으로 몰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 물리학 교수의 딸은 인류 문명에 대해 깊이 절망하여, 먼 우주에 지구의 존재를 알리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 후 이 메시지를 회신한, 태양이 3개여서 멸망을 코앞에 둔 삼체인의 지구 침공을 촉발합니다. 이 드라마는 우주 물리학의 여러 이론을 배경으로, 외계인의 침공을 받아들이는 지구인의 다양한 행태들을 보여주며, 우주와 문명, 인간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 시즌 1을 다 보고 크게 느낀 것은 ‘우주적 관점’입니다.
삼체인은 지구인들에게 ‘너희는 모두 벌레다.’란 메시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더 큰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삼체인이나 지구인이나 모두 벌레 같은 존재일 수 있으며, 더 나가 둘 다 먼지 한 톨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문명이 크게 앞서 보았자, 전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도토리 키재기일 것입니다.
저는 명상을 할 때, 지금 있는 한국이란 나라에서 더 확장하여 아시아, 지구, 태양계, 우주로 넓혀 상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제 마음이 우주를 다 품고도 남을 만큼 커졌다고 상상할 때면, 제가 가진 걱정거리, 생각들이 너무 하찮고 사소하게 느껴집니다.
드라마 제목 <삼체(3 BODY PROBLEM)>이 뜻하는 것은, 태양처럼 중력이나 질량이 큰 별이 3개나 될 경우, 그 별의 운행 주기나 궤도 등의 예측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해답이 없다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답이 없음’, ‘알 수 없음’이 유일한 답이 됩니다. 인간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거의 없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지만, 마음의 메커니즘, 인간성, 진리 등등에 대해선 ‘알 수 없을 뿐!’이 답이 되고 있습니다. 영화와 명상에서 도달하고 있는 지점이 서로 같은 것에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명상을 하면서 이 광대한 우주를 내 마음 하나에 다 담고도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다만 모를 뿐입니다!
*아름다운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