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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욜이다.
그리고 그녀를 만난지 일주일이 넘었다.
무언가 그녀를 만나 해얄거 같은데
웬지 답이 안나오는 셤처럼 갑갑하다.
아쒸.....이럴 줄 알았으면
직장 다닐 때 돈이라도 좀 모아놀 걸.
혼자 있을 땐 돈이 그리 절실한 줄 몰랐는데
아무래도 여친이 생기니까 좀 부담스럽다.
모... 데이트야 기양 하믄 되지만
지금 이 나이에 무언가 가진게 없다는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하긴 직장 다닐 때 빚 안진거만 해도 어디야-.-
얄팍한 통장이 오늘따라 안쓰럽게 느껴진다.
근데 저 p.c방 알바하는 애는 왜 자꾸 내가 화장실 갈때마다
불안한 눈길로 야리지..
내가 대포를 깔라 그런지 아나보다.
에이, 아무리 동네라도 옷 좀 신경써서 입고 다녀야지.
-----백조--------------------
씨.....드뎌 뽀록났다.
눈치 빠른 뇬들.
너 글코 그런 사이라며? 하고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댔다.
근데 차마 백수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기 뭐한지
너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혹은
심각한 사이니? 하며 빙 돌려 말한다.
어떡하긴!! 내가 뭐 지금 살림이라도 차린댔나?
남자, 여자 만나는게 다 글코 그렇지. 모....
만나다가 좋으면 계속 사귀는 거고 아님 찠어지든지....
글고... 심각한 사이면 어쩔건데!
지들이 큰 언니라도 되는 듯 걱정스런 표정들이다.
냅둬,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거지.
내가 뭐 마누라 있는 유부남이랑 바람이라도 폈냐고...
더 열 받는건 그가 해준 목걸이를 보더니
이거 짝퉁아냐? 하는 것 이었다.
이년들이 정말 오래 살기 싫은가....
한참 열 받았는데 그 인간한테 전화가 왔다.
----------백수----------------
모하냐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데 웬지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칼칼하다.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걍 친구들이랑 있댄다.
언제까지 있을 거냐니깐 모른단다....-.-
지가 좀 있다 전화한다고 끊으란다.
쫌 짜증이 날라 그런다.
이씨~~~~~ㅠ.ㅠ
아무래도 딴 놈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이자나~~~
맞선 보기 딱 존날 아니냐구.....ㅠ.ㅠ
---------백조-----------------
이 인간도 양반이랑은 거리가 먼가보다.
어쩜 지 얘기 하고 있을 때 전화를 걸게 뭐람.
눈치 빠른 기지배들이 그럼, 그렇지......
하는 눈길로 쳐다본다.
뭐 꼭 그가 놀아서가 아니라 난 원래 남들 있는데서
애교 같은건 못 떤다.
친구들의 호기심어린 눈빛도 부담스럽고 해서
내가 좀 있다 연락한다 했더니 아써....
하며 뚝 끊어버린다.
이런, 씨........골뱅이, 아니 밴댕이.....
하여간 소심하긴, 꼭 울 아빠처럼.....
문득,
아이스크림 우리끼리 먹었다고 삐지는 아빠를 보며
한숨짓던 엄마의 얼굴이 생각났다.
하여간 전화도 꼭 타이밍 안 맞게 하기는.....
암튼 2차 수다는 선배 언니네 까페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일어섰다.
오늘은 그를 만나기 힘들 것 같다...
---------백수------------------------
심심해라......
테트리스도 고도리도 질린다.
집에 가서 바닥이랑 놀아야 겠다.
근데, Shit!! 지갑을 놓고 왔다......ㅜ.ㅜ
씨앙....어쩐지 알바애가 째리는게 이상하더라니....
별 수 엄씨 핸펀을 놓고 집에 다녀왔다.
젠장 나이 서른 넘어서 이게 무슨 꼴이람......ㅠ.ㅠ
알바애가 싸늘한 눈길로 자리 비운새에 전화가 왔단다.
옷! 근데 그녀의 전화번호다.
우히~~~^^ 그럼 그렇지!!
만나서 모할까.^^
우리를 만나게 해 준 녀석이 지네 부부랑
여름 휴가나 같이 가자고 하던데 휴가 계획이나 세울까...
--------백조---------------------------
선배 언니네 아담한 까페가 무척 맘에 들었다.
그 전부터 생각했었지만 나도 이런 가게를 해보고 싶다.
왠만한 안주 정도는 나도 할 줄 알고....
잘 할 자신도 어느 정도 있다.
근데 결정적인 문제는 돈이다..........ㅜ.ㅜ
아니 완존 개털은 아니다.
모아둔 돈,
좀 까먹긴 했지만 아직 2천만원은 조금 넘게 있다.
과장님이 찍어주신 주식을 조금 사두었던게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논 걸 생각하면 그것도 큰 돈 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돈을 가지고 시작하기엔 힘들다.
내 마지막 보루이자 시집자금 인데...
그문.....그 인간한테 함 물어볼까...??
모...좀 저축한 거라도 있겠지.
동업.....
부부까페.......
어머 미쳤나!!! 내가 왜 이래!!!
----------백수-------------------------
음....갈수록 예뻐 보인다.
울 동네까지 찾아오고 넘 기쁘다.
엥? 근데 웬 돈?
까페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
그...글쎄....
하긴 요즘 누구나 창업바람인 걸 보면
그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다.
아니 꽤 괜찮은 제안이긴 하다.
그녀와 함께 같은 일을.
음.....좋다.^^
근데........개털인데 어쩐담......ㅠ.ㅠ
통장에 남은 돈은 300만원도 안 되는데....
괴롭다.......ㅜ.ㅜ
그냥 난 얼른 취직을 해서 그녀를 위해 돈을 버는게
최고란 생각이 든다.
-----------백조------------------------
별 반응이 없다.
싫은지 좋은지 의사표현이 불분명하다.
우~~~~~답답이~~~
그더니 놀러갈 계획이나 잡잖다.
....사람이 왜 이렇게 진지한지 못 한 걸까...
먹고살자니까 무슨 놀러갈 생각이나 하고~!!
앞으로의 일이 걱정된다.....ㅜ.ㅜ
좀 엉뚱한 얘기 좀 하지말라고 핀잔을 줬더니
머뭇머뭇 하다가 돈이 없단다.
하긴 그럼 그렇지..
기가 죽은 모습이다.
에휴....어쩌겠남...돈이 없다는 걸.
괜한 얘길 했나보다.
애교를 부려도 힘이 빠진 얼굴로 조용히 힘없이 웃는다.
에유....나라도 기를 살려 줘야지.
힘 내라고 군대까지 다녀 온 사람이 그게 뭐냐고
장난을 쳤다.
미안하단다.
미안하긴... 내가 미안하지.
아직 희망을 믿고 있다고,
조금만 참아 줄 수 있냐고 한다.
당근이지 바보야.
누군가 그러지 않았어.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백수---------------------------
미안하다. 그녀에게....
돈만 있다면 보태주고 싶다.
돈은 때때로 사람을 곤란하게
혹은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지난번 그녀에게
나의 불투명한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지만
여전히 가슴 한 켠이 개운치 않다.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괜찮단다.
씨잉...병주고 약주남.....
힘을 내야겠다.
아쉬운 소리하고 살긴 싫었지만 돈이라도 좀 빌려봐야겠다.
그녀를 바래다 주는 길,
그녀가 조용히 팔짱을 끼워온다.
집 근처로 접어들 때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며
책방으로 뛰어들어간다.
잠시 후 서류봉투에 책을 한 권 담아 가지고 나오더니
집에 돌아가는 길에 꺼내보란다.
그녀를 들여보내고 돌아오는 길.
괜히...눈물이 났다.
책 제목은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였다....
-------백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예식장은
무슨 두부 공장 같다.
30분에 한 팀씩 커플들을 쾅쾅 찍어내니..
좀 여유있게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네번 결혹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란 영화가 생각난다.
신랑 신부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파티를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천막안에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모두 모여 활짝
웃음을 터뜨리던 정겨움이 영화의 줄거리 보다도
생생했었다.
하긴, 언젠가 그런 얘기를 언니들한테 했더니
혀를 끌끌차며..ㅉㅉ
넌 아직 정신차리려면 멀었단다....ㅠ.ㅠ
작은 언니는 한 술 더떠 그럼 국제 결혼이라 하랜다.
하여간 그 여편네들 앞에서는 뭔 얘길 못 한다니까....
건 그렇구 이 인간은 도대체 왜 안 오는 거야!!
하여간 꼭 가야 되냐구 궁시렁궁시렁 댈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니까!
도대체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거람!
------백수-----------------------
아이 씨.....
지 친구 결혼하는데 왜 꼭 내가 가야 한담..
알지도 못 하는 친군데 꼭 가야 돼냐고 물어보니까
도대체 모가 글케 쪽 팔리냐고 소리를 지른다.
거봐...지가 먼저 '쪽 팔리냐' 며...
머 땜에 오라 그런지는 알 것 같다.
그치만 솔직히 넘 불편하다.
나야 모, 팔 쪽 안팔 쪽 다 팔은 놈이니 그렇지만
그녀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다.
사실 글케 쪽 팔릴 일도 없지만
넘 당당한척 오바 할 자신도 없다.
좀 일찍 온 거 같아서 예식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아우~~ 날도 더우니까 어제 먹은 술이
다시 올라오려고 한다. @.@
길 건너 목욕탕이 날 부른다.
그래, 아직 한 삼십 분 남았으니까
가볍게 목욕 한 판만 하고 생각하자!
-------백조----------------
이 인간 잡히기만 해봐라....
아주 전화까지 꺼 놓구 잠수를 타?
내가 당당하면 됐지.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데!!
왜 그렇게 기가 죽어서 그러냐고~~!!
정말 화난다...
이 인간 만나고서 이렇게 화가 난 적은 없는 것 같다.
예식이 끝나고 뒤풀이가 진행되는 데도 연락이 안 된다.
맘 대로 해 봐!!
아주 그 딴 식으로 나오면 끝이야, 끝!!
------백수----------
저땠다...ㅠ.ㅠ
가볍게 샤워를 하고 휴게실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ㅜ.ㅜ
어제 먹은 술이 넘 피곤 했나부다...ㅜ.ㅜ
이제 난 죽었다.
핸드폰을 켜기가 두려웠다.
역시나 그녀의 감정변화가 고스란히
음성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왜 이렇게 안 와. 예식 시작했단 말야.'
(약간의 애교)
'도대체 모하는 거야...
핸드폰은 왜 꺼 놨는데..?'(열 받기 시작했음)
'정말 이럴 거야, 오기 싫음 안 오면 되지.
연락은 왜 안 받는데?!!'(절라 빡돈 상태)
'맘대로 해,
이딴 식으로 할려면 연락 하지마...'
(체념상태, 열라 싸늘함)
........조금의 과장도 없이 자살하고 싶어졌다........ㅠ.ㅠ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일단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릎 꿇고 싹싹 비는 수 밖에 더 있남...ㅜ.ㅜ
엥? 근데 전화가 꺼져 있다.
이쒸~~ 글타고 연락을 안 받으면 어떠카라구~~~ㅠ.ㅠ
----------백조------------------
캬......술 맛 조타~~~
더운 여름엔 기양 맥주가 최고라니까......@.@
빙시 같은게 그렇게 자신이 없어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구...
에유~ 그 자식 신경 안쓰니까 속이 엄청 편하다.
전화도 꺼버렸다. 고생 좀 해보라지.
친구들이 너 놀더니 술만 늘었다구 핀잔을 준다.
그래도 좋다. 오늘은 취하고 싶다.
바보같은 놈, 친구들에게 미리 얘기 안 해논게
다행이다 싶었다.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팔짱을 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음냐~~~ 화장실에 가는데 왤케 세상이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근데.....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백수----------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예식장 근처에 단체로 피로연 할 만한 데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 집도 없고, 저 집도 아니고....
하필 결혼도 방배동에서 할 게 뭐람.
세상천지가 까페고 맥주집 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만나서 뭐라고 할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게 내 잘못 이었다.
첨엔 찾아다니며 힘들고 짜증이 났지만
이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건가를 깨닫게 됐다.
만나기만 하면 다신 그러지 않겠노라고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백조-------------
나이트엘 갔더니 술이 좀 깰라 그런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걍 참았다.
분명히 이 인간 집에서 잠이나 쿨쿨 잘 인간이었다.
기분도 그런데 간만에 땀이나 빼야 겠다.
스테이지에 나가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댔다.
남자들이 둘러서선 좋다고 박수를 쳐댄다.
니네가 내 맘을 알고 박수를 치는거니....
블루스 타임이 오자 신랑 친구가 한 번 추잖다.
화장실에 가야 한다며 적당히 뺐다.
아무리 꿩대신 닭이라지만 거기까지는 기분이 아니었다.
다시 두타임 째 흔들어 대고 있을 때였다.
근데, 오마나!!
깜짝 놀라서 주저 앉을 뻔했다.
그 인간이 어떻게 여기 있는 줄 알았는지
저 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백수------------------------
찾다가 지쳐 전봇대에 기대서 땀을 닦을 때였다.
길 건너편의 나이트 클럽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 나이트에서
정신없이 잠이들었던 그녀의 얼굴이 떠 올랐다.
그래.....어쩜 저 곳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랬다......거짓말처럼 그녀가 그 곳에 있었다.
두 눈을 감고 음악에 몸을 내 맡기고 있었다.
잠시 지켜 보았다.
어쩜 내게 난 화를 저렇게라도 풀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가갔더니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버린다.
너무 시끄러워서 말로는 의사전달이 안 될 상황이었다.
손목을 잡아 끌었더니 뿌리친다.
다시 잡으려고 할 때, 눈 앞이 번쩍했다.
손이 매웠다.
그러나 아프지 않았다.
맞아도 싸단 생각이 들었다.
-----------백조---------------------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잠시 물끄러미 쳐다본다.
화가 난 표정은 아니다.
다시 손을 잡아 끈다.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
용서 못 할 기분이라는거 안단다.
하지만 이대로 집에 갈 수는 없어서 찾아 다녔단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란다.
그래도 화는 풀리지 않았다.
알았으니까 그냥 가라 그랬다.
아무래도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멍하니 서있는 그 사람을 두고
다시 일행에게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눈치를 슬슬보며 무슨일인가 한다.
알지 못 할 이상한 기분이었다.
허탈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다시 한 잔 두 잔 먹다보니
테이블에 있는 술이 바닥이 났다.
그렇게 잠이 쏟아지려 할 때
친구들이 그만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웠다.
몸이 내 맘 같지 않았다.
신랑 친구가 부축을 해서 간신히 입구까지 끌려나왔다.
그 때, 누군가 업히라고 자기의 등을 들이 밀었다.
'당신 뭐야?' 하며 멱살을 잡힌 사람은
바로 그였다....
-----백수--------------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 온다.
그녀가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가 이렇게
업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신 그러지 말라고 그녀의 잠에 취한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하다.
나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날의 더위마저도 훈훈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백조---------
우쒸~~ 더워 죽겠다.
내 방엔 에어컨도 없고...
다행히 엄마.아빠가 계모임에 가서 안방에 가서 널부러졌다.
내 방에도 조그만 에어컨 하나 달자니까 그러잖다.
대신 니 돈으로 사서 달으랜다....-.-;
정말 치사해서.....
빨리 시집을 가던지 해야지.
웅...근데 보통 시집갈때 가전기기는 신부가 해가던데
그럼 씨...결국 내 돈으로 해 가야 되는 거 아냐.
그 인간한테 방에 에어컨 있나 물어봐야 겠다...^^;
씨...남들은 여름이면 입맛도 떨어진다는데
난 왤케 애가진 여자처럼 이것저것 땡기는지 모르겠다.
냉장고에 먹을만한 것도 없구.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양파링을 하나 집어 먹었더니
열라 눅눅하다.
아우~~ 성질나~~
하여간 엄마.아빠는 이런 것 좀 먹고 남으면 봉지 입구 좀
잘 접어 놓으라니까....
접시에 덜어 전자렌지에 넣고 돌렸다.
잠시 후 빠지직~ 하며 데워지는 소리가 들린다.
역시~~ 난 천재야^^
빠삭한게 첨 샀을 때 보다 더 맛있다...^^;
T.V를 보며 우걱우걱 먹어 치웠다.
근데...다 먹고 나니까 허탈하고 우울하다...ㅜ.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란 생각이 든다.
이 인간은...이럴 때 날 즐겁게 해줘얄 거 아냐!!
-------백수-----------
식구들이랑 [퀴즈가 좋다.] 란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보통 7~8 단계 까지는 나도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젤 열받을 때가 10단계 까지 갔을 때
나는 아는 문제가 나왔는데 출연자가 틀릴 때다.
꼭 내 돈 날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ㅜ.ㅜ
그치만 요즘은 아는 문제라도 속으로만 이야기 한다.
괜히 정답 몇 번 이야기 했다가 식구들한테 꾸사리만 먹었다.
어머니 : 그렇게 똑똑한 놈이 왜 집에만 있니.
여동생 : 오빠, 여기서 이러지 말구 오빠도 출연신청 해서
돈 좀 벌어와봐.
나 : ............-.-;
이젠 절대 말 안한다.
내가 생각한 정답과 일치하면 기양 씩~ 웃고 만다.
'오빠, 뭐가 좋아서 혼자 실실 웃고 그래?'
'어? 아냐...갑자기 딴 생각이 나서...'
여동생이 이젠 완존히 갔구나 하는 눈길로 쳐다본다.
슬프다....ㅜ.ㅜ
그 때 전화가 왔다.
그녀와 나를 만나게(?) 해준 친구 놈 이었다.
'일요일인데 데이트 안하고 집에서 뭐 해?'
'어! 집인지 어떻게 알았어?'
'미안하다. 아픈델 찔렀구나. 나와. 밥이나 먹자.'
'아냐, 아프긴^^(확 죽여버릴까...-.-) 근데 둘이서?'
'걱정마, 니 앤도 불렀어. 울 마누라랑 넷이서 술이나 한 잔 해.'
여동생한테 사정사정해서 차비 빌려 나왔다.
담부턴 이자 받을 거란다.....
--------백조------------
고기집에 들어갔더니
그 인간이 먼저 와서 씩~ 웃고 있다.
....반가움과 허탈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좀 지가 먼저 연락 하지.
암튼 오늘 밥도 부실하게 먹었는데 잘 됐다.
일단 먹는데 열중했다.
근데 '고기부페'라 그런지 소고기가 좀 질긴 것 같다.
아닌가. 내 이가 부실해 졌나..
젠장 술 좀 작작 먹고 다녀야 겠다.
먹는 걸 가만히 쳐다보던 친구가
너 이럴 줄 알고 부페 집으로 자리를 잡았단다.
하여간 저 년은 돈 쓰면서도 욕 먹는다니까...
암튼 짠돌이 짠순이 끼리 잘 만난 것 같았다.
-------백수--------------
마구 먹는 그녀를 보니
그동안 고기 한 번 제대로 사주지 못 한것 같아
가슴이 찔린다.
아무래도 그동안 날 생각해서
그런 얘기를 안 했나 보다.
근데 저렇게 잘 먹으면 앞으로 고기값이
만만치 않게 들것 같다.
....차라리 정육점을 하나 차릴까....
친구가 간만에 얼굴도 볼 겸 같이 휴가계획이나
잡자고 불렀단다.
'휴가야...뭘, 지금도 매일 놀고 있는데' 라고
말 해 버릴뻔 했다.
그녀가 유심히 째리고 있었다...
제발 그런 자조적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었다.
어디가서 자신없어 보이는거 정말 보기 싫다고.
'그래? 괜찮지! 어때 같이 가는데 불만 없지?' 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바로 그거야 라고 말하듯이 그녀가 웃는다.
그래, 자신있게 당당하게 살아야 겠다!!
------백조-------------
친구네가 휴가를 같이 가잖다.
뭐, 몇 번 미리 들은 이야기라 그러자고 했다.
이 인간...교육의 효과가 나오는 것 같았다.
'얌마! 장소는 그 날 지도 펴놓고 침 딱 뱉어서 찍히는 데로
-------백조----------------
얼마만에 와보는 바다간가...ㅠ.ㅠ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바닷가 앞 방갈로 비스무리한데다가
자리를 잡자 마자 물로 돌진했다.
물도 깊지 않은게 놀기에 딱 좋았다.
뒤에서 이 인간이 물을 뿌리며
'~ 수영복 잘 받는데~~!!' 하며 놀린다.
이 늑대....
하긴 내가 며칠 전부터 몇끼를 굶었는데...^^;
엄마는 내가 밥을 안 먹으니까 처지를 비관해서 그러는 줄 알고
중매 서 줄테니까 너무 그러지 말랜다...ㅠ.ㅠ
엄마야!!
이 인간이 물 밑에서 갑자기 목마를 태우며 일어섰다.
아....제발 일년이 오늘 같기만 하여라...^^;
-------백수--------------
~~^^
설마했다....
그녀가 당당하게 비키니를 입고 나왔다.
솔직히 아랫배가 살짝 나왔지만 그런게 더 보기 좋았다.^^
넘 비쩍 마른 여자는 왠지 쫌 부담스럽다.
모...선천적으로 마른 거야 어쩔 수 엄지만..-.-
친구네 부부랑 서로 목마를 태우고
기마전을 하며 놀았다.
음...이 여자 그동안 친구한테 쌓인게 많았나 보다.
무슨 남자들 보다 더 격하게 덤벼들더니 일격에 무너 뜨렸다.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근데 그녀의 친구들이 외로워 보인다.
그런 눈빛을 예전에 본적이 있다.
대학 때 M.T를 갔을 때였다.
조용한 동네 였는데 우리 옆에는 모 여대 학생들이 왔었다.
술 먹고 담날 오전에 강가에서
서로 물에 밀어 넣고 보트도 뒤집어가며 놀았는데
그 때 그녀들이 강가에 앉아
우리과 남여 학생들이 깔깔 거리던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 보던 기억이 난다.
모...우리도 어쩔수 엄썼다.
전날 그 여자들이랑 몰래 술먹다 걸려서 울과 여학생들한테
디지게 혼났었으니까...-.-
넘 외로움 느끼지 않게 그녀 친구들이랑도
적당히 장난도 치고 놀았다.
------백조--------------
삼겹살에 무슨 꿀이라도 묻혀놨나 보다.
왜 이렇게 달게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그가 번개탄에다가 철망을 얻어서
구워내는 삼겹살은 정말 예술이었다.
이 인간 아무래도 한 두번 놀러 다닌 솜씨가 아니었다.
캔맥주도 뜨끈한 것을 아이스 박스 얼음에 대고
문지르더니 금방 얼음같이 차갑게 만들어서 내놓았다.
이 정도면 나중에 부려 먹고 살기 괜찮을 것 같았다...*^^;
저녁에 물이 빠진 바닷가에 나가 조개를 잡는 재미도 쏠쏠했다.
천천히 손을 맞잡고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수-----------
삼겹살 세 근이 어디로 없어 졌는지 모르겠다.
좀 남으면 낼 아침에 볶아 먹을라 그랬는데..-.-
보통 여자들이 남자보다 속이 깊다고 하는데
크고 넓기도 한 것 같다.
조개도 좀 줍고 산책을 한 후 본격적으로
음주가무에 들어갔다.
술 먹이기 게임을 했는데
대학 때 써먹던 이런저런 방법으로 했더니
나한테는 술을 마실 기회가 오질 않았다....-.-
결국 오늘도 시체 처리 전담반 역할을 해야 했다..ㅠ.ㅠ
---------백조----------------
바닷길이 열린다....
오, 놀라워라!!
그래서 이 인간이 여길 오자 그랬구나.
화장하고 있는데 빨리 나오라고 닦달을 해서
나가봤더니 장관 이었다.
조개랑 소라, 고동 등을 잡는 재미에
술이 덜 깬 아픔도 잊었다...^^
근데 이 인간 겁 되게 많았다.
조그만 게도 손으로 못 잡고 물까봐 벌벌 떨었다.
아....나이가 몇 갠데 그런 것도 못 만지고...
'오빠 개구리 같은 것도 손으로 못 잡지?' 했더니
'어.' 그런다.
......아무래도 교육을 다시 시켜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요리는 잘한다.
조개탕을 끓여 주었는데 개운한게 아주 그만 이었다.
가게 차리면 주방장은 구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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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실체를 보고야 말았다.
빨리 나오라니까 무슨 세수도 안 하고 화장을 한담.
'나 이뻐?' 하고 물어봐서
'으응...' 하고 어정쩡하게 대답했다가 바로
한 대 걷어 차였다....-.-
앞으로 몸조심 해얄 거 같다.
그녀가 겟벌에서 게를 덥썩 잡더니
'어우~~ 맛있겠다. 그지.' 하며 나에게 건네준다.
근데 못잡고 떨어뜨리니까 엄청 깬단다.
그런 것도 손으로 못 잡느냐고..-.-
하긴 내가 생각해도 가끔씩
내가 군대 다녀온거 맞나 할 때가 있다.
씨.....못 만지는 걸 어떠카라구...ㅜ.ㅜ
조개국을 후룩후룩 퍼 마시며 '캬~~~' 하는 폼이
딱 우리동네 술꾼 아저씨들 같았다.
이제 조금씩 본 모습이 드러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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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째 되는 날 딴데로 옮기자고 빨리 짐을 싸랜다.
씨....귀찮은데 걍 한 군데 있지..
강원도 영월 서강으로 간단다.
혹시 동강 아니냐고 했더니 그 옆에 서강이 있단다.
하여간 별 이상한 데를 다 알고 있다니까...
근데 도착해 보니 무척 좋았다.
단종이 유배 됐었다는 청령포 라는 곳 부근이었는데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것이 마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까...^^;
이 기기배들.....트럭 몰고 왔다고 비웃었었지?
트럭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
시골길에서 트럭 뒤에 타고 '오빠~~ 달려~~' 를 외쳤더니
기지배들 얼른 옮겨 타고 신났댄다.
솔직히 서울에서야 이런 걸 어디서 해본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유유히 달리는 이 기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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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아저씨한테 인사를 드렸더니
귀에다 대고 '야 넌 어떻게 올 때마다 여자가 바뀌냐?'
하고 묻는다.
대학 동창들이랑 후배들이랑 몇 번 왔는데
이 아저씨는 여자는 무조건 애인인 줄 안다....-.-
혹시 그녀가 들었으면 저땔 뻔 했다....^^;
여자들...트럭 뒤에 타라고 했더니 첨엔 싫다고 빼더니
한 번 타보더니 완존히 맛 들렸다.
시도 때도 없이 태워 달란다.
무슨 오토바이도 아니고 '빠라바라밤~~' 이 뭐람....^^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길을 오가며 하루해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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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에 도착한 담 날..
아침먹고 둘이 산책을 하고 오니 이것들이....
나머지 인간들이 트럭을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온다며
'니넨 안 태워줘~~~' 하고 약올리며 도망을 가고 있었다.
거봐^^ 트럭 좋잖아...
근데 우릴 빼놓고 지네끼리 가다니.
내가 어떻게 좀 해보라고 닥달을 했더니
잠깐만 기다리란다.
어딘가로 후닥닥 뛰어가더니
잠시 후......
경운기를 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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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있을 때
병장 생활은 대민지원 밖에 생각이 안난다.
포도나무집, 배나무집, 고추밭, 조경원, 모내기, 벼베기
심지어 돼지 돈사 청소...
거의 전원일기를 찍고 왔다.
덕분에 새하얀 서울나기가 농촌맛도 조금 봤다...^^
경운기 운전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아저씨가 태연하게 경운기를 내주며
오는 길에 담배 좀 사오란다...-.-;
저만치에 일행이 내려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릴 보고 기절 할 듯이 놀란다.....V^^
'어이~~ 아가씨들. 태워줄까요?' 했더니
신난다고 달려든다.
단체로 '오빠 달려!!!' 를 외친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평화스러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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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집애들! 재밌지?
역시 울 남친이 최고야.
오후엔 모두들 한가한 낮잠을 즐겼다.
바람소리 풀소리에 아슴아슴 잠에 취해 있는데
그가 날 가만히 흔들어 깨웠다.
'응....왜...?'
'쉿~~ 조용히...이리 와봐.'
이 늑대가 혹시 엉큼한 생각을 하는건 아닐까?
손목을 잡고 강가로 이끌었다.
이 사람은 알라딘의 <지니> 인가 보다....
언제 갔다 놨는지 고무보트가 있었다.
잠이 덜 깨서가 아닌데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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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참 고마운 사람이다.
가끔씩 울적해 질때면 혼자도 오다 보니
이젠 친삼촌 처럼 대해 준다.
함께 보트를 강가까지 짊어다 주셨다.
이번엔 확실히 애인 한 명 만들란다...^^
그녀가 무척 좋아한다.
조용한 강가에 보트가 미끄러지 듯 나아간다.
내일이면 다시 한숨 나오는 일상으로 돌아 가겠지만
그녀가 함께 있어서 힘이 날 것 같다.
그녀를 위해
이런 평온한 행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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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강물을 보고 짓궃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어머니와 내가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 거냐고 물어봤다.
당근 둘 다 구할 거란다....-.-
한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떻게 할거냐고 다시 물었다.
쫌 심했나...^^;
잠시 강물을 바라보더니,
씩 웃으며 그럼 두 사람을 구하고 자신이 물에 빠지 겠단다.
우문(愚問)에 이은 현답(賢答) 이었다....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아 강물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럼 말 나온 김에 한 번 빠져볼까!!' 하더니 물로 확 뛰어 든다.
'살려줘~~~' 하며 손을 내밀길래 깜짝 놀라 손을 잡았더니
물로 확 나꿔 챘다...ㅜ.ㅜ
가슴 깊이 밖에 안 오는 곳 이었다...-.-
......번듯한 콘도도 아닌 값비싼 일류호텔도 아닌 곳에서의 휴가였지만
이 기억을 가슴깊이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와~~ 넘 잼있는데... 이게 끝이라니... 흑흑흑.. 슬프도다!!! 암튼 호명아 네 덕분에 잼있었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