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0 현금 인출기
또 한 주가 시작 되는 월요일이다.
우리 부부는 한 사람의 연금을 CITI Bank로 해 놓고 이곳에서 카드로 현금을 찾아 쓴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라야 알라방에 있는 CITI Bank이다.
현금을 찾으려고 카드를 들고 자동 인출기로 갔다.
1만 페소를 먼저 찾으려고 차례로 눌렀는데 현금 인출이 1천 페소가 나오더니 기계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걱정이 되어 다시 현금 문자를 눌렀더니 지금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자막이 뜬다. 다시 기다려도 반응이 없기에 다시 취소를 눌렀더니 역시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자막이 또 뜬다.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시간이 초과되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자막이 나온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나는 놀라서 직원에게 달려갔다. 사정을 말했더니 모든 관계 사항을 적어서 제출하란다.
그들이 원하는 모든 사항을 꼼꼼히 적어서 제출했다. 금요일에나 다시 오라고 한다. 그 안에 자기네가 확인을 해야 한단다.
돈은 겨우 천 페소를 꺼내고 만 페소에 해당되는 금액이 내 통장에서 인출되어 버렸다. 기분이 너무 나쁘고 찜찜한 채 어쩔 수 없이 금요일에 다시 오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까운 곳도 아니고 차를 타고 한 시간 가까이나 왔는데 무슨 꼴이람!.
며칠 후, 재래시장을 찾았다. 쌀도 사고, 고구마, 감자, 배추, 가지, 그리고 암팔라랴를 샀다.
아무래도 눈에 익숙한 것을 먼저 고르게 된다. 암팔라야는 당뇨에 좋다고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서 골랐다.
시장에서 번잡스러운데 내 휴대폰이 계속 울린다.
받으면 끊어지고, No signal지역이어서 누군가가 계속 전화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통화가 되었는데 알라방의 CITI은행이라고 한다. 정신이 번쩍 들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듣는데 뭐라고 하는지 잘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다만 내 ID를 가지고 오라는 내용은 확실히 알아들었다. 아마 우리의 현금 인출 사고가 확인된 모양이다.
약속된 금요일은 내일이지만 우리는 서둘러 알라방의 CITI Bank에 들렸다. 그들은 ID를 확인한 후 다시 한 번 사인을 하도록 하고 나서 곧 바로 나머지 9천 페소를 돌려주었다. 이 나라에 와서 이렇게 깔끔한 일처리는 처음인 것 같다. 그래도 은행은 정확하니 믿을 만하다.
그간에 찜찜하고 불안했던 기분이 완전히 해소될 뿐 아니라 날아갈 듯 상쾌하다. 그곳에 간 김에 아예 넉넉하게 현금을 더 찾아가지고 돌아왔다.
첫댓글 이민 가서 일상이 새로운 이밴트 인가봐요.
이국에서 새로운 이밴트는 심리적 불안 부터 오고
대부분은 해피 앤드?
잘 끝났을 때 기쁨은 다른 때 보다 컸을 것 같네요.
이해가 갑니다
먼가 이해가 되지 않는 나라 같아요
먼 옛날에는
막사이사이대통령시절엔 엄청 선진국이었던것 같은데
정치 하는 놈 잘못 만나면
그렇게 나라가 망하기 쉬운가 봐요.
최근에 브라질 같은 나라의 몰락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