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차 타고 대구에 가기가 더 어려워졌다.
2010년 11월 1일부터 KTX 기차가 부산까지 완전 개통되었다. 사람들은 전국이 2시간 대로 가까워졌다고 좋아한다. 하지만 진실을 알면 기뻐할 일은 별로 아니다.
2010년 10월 27일 수요일 내게는 마지막이 될 포항발 4시 15분 기차를 타고 대구로 향하였다. 승용차 없이 이 기차를 타면 하양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영남대학교까지 갈 수 있기에 종종 이용한다.
1766번 무궁화호 열차는 모두 네 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오전에 대구에서 포항으로 나들이 하는 손님들이 많이 타고 대구로 돌아갈 때 이용한다. 직장을 은퇴하고 여유로운 말년을 즐기는 분들이 포항 죽도 시장을 둘러보고 싱싱한 회를 먹고 또 박스에 싸서 간다. 그래서 이기차에 타면 비릿한 생선 냄새와 함께 노년이 되면 풍기는 쿰쿰한 분위기가 다가온다.
그런데 이 열차는 10월 31일로 운행을 중단된다. 왜? KTX가 부산까지 완전 개통되고 신경주역에 KTX가 정차하기에 KTX를 많이 이용하라고 하루에 10편 포항-동대구 왕복 무궁화 기차를 11월부터는 2편만 남기도 8편을 없애겠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같은 칸에 탔던 노인들도 한두 마디씩 내뱉는다. 애꿎은 승무원에게 하소연했지만 그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힘은 별로 없는 듯했다. 분이 가라앉지 않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결국 하양에서 내려야 했는데, 잠이 깜박 들어 종착지인 동대구까지 가고 말았다.
11월부터 어떻게 달라지는가?
1. 기차를 타고 포항에서 경산 영남대학교로 가기 어렵다.
지금은 오후 4시 15분 기차를 타고 하양 역에 5시 37분에 도착한다. (요금 5,200 원) 하양에서 시내 버스를 타고 영남대학교까지 가는 데 30-50분 정도 걸린다. 6시 30분 수업에 늦지 않고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11월부터 이 기차가 없어진다. 대신 17:20 포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가 18:47에 하양에 도착하며 요금은 7,300 원이다. 1시간 10분 늦게 도착하며 요금은 2,100 원 더 내야 한다. 요금도 비싸지만 문제는 6시 30분에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론, 승용차를 이용하라.
2. 대구까지 가려면 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포항에서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가려면 현재는 하루에 무궁화 10편, 새마을호 2편으로 06:05부터 20:50까지 1시간에 한 대 꼴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11월 1일부터는 무궁화 2편, 새마을호 2편으로 줄어든다. 아침 2대, 저녁 2대 밖에 없다.
대구-포항 간 기차 여행의 로망은 이제 찾기 어렵게 된다.
대신 새롭게 포항-경주 역으로 가는 무궁화 기차가 9편이나 신설된다. 포항-경주 무궁화호는 약 33-42분 소요된다. 16:45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17:19 경주에 도착한다. (요금 2,500 원)
문제는 경주 역과 KTX가 서는 신경주 역 사이는 철길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경주 역에서 내려 KTX 신경주 역까지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거리는 약 15km, 택시요금 10,800 원 정도. 시간 30여분. 버스는 1시간 정도 소요.(몇 번 버스가 가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택시를 타고 간다고 치면 신경주 역에 저녁 6시쯤 도착한다. 17:59 신경주 출발하는 KTX를 잡아타면 18:17 에 동대구 역에 도착한다. 요금 8,100원.
문제는 10월 현재 무궁화 기차로 포항에서 동대구까지 가는데 6,600 원이 들고 17:57에 도착하는데 11월부터 기차를 타고 포항에서 동대구로 가려면 21,400 원이 들고 20분 더 늦게 도착한다. 비용거리는 3배 이상이 들고, 시간 거리도 늘어난다. 이게 경부고속철도 완전 개통이 포항에 미치는 영향이다.
결론 포항에서 대구까지는 승용차를 몰고 다녀라. 시간이 많으면 걸어가던가 자전거를 타고 가면 된다.
<대책 요구>
-KORAIL은 현재 포항-동대구 직통 무궁화호나 통근 열차 운행을 확대하라!
-포항-경주, 경주-동대구 무궁화 환승을 가능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