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 오면
김미옥
말간 하늘을 바라보는 눈가에
이유 없이 물기 젖어드는 유월이 오면
달력을 반으로 접고
뒤숭숭한 마음 반으로 접어
누렇게 영글어가는 보리밭에 머물다 온
바람과 마주앉아
찔레향기 서러운 까닭을 읽고
은사시나무 이파리 바르르 떠는 이유를 듣자
미치도록 퍼렇게 멍든 산모퉁이마다
뻐꾸기 울음 우는 유월이 오면
창가에 흘려놓은
줄 장미의 빨간 웃음을 보며
지독하게 슬퍼도
슬픈 눈물 흘리지 않는 법을 배우고
아우성치며 혈류를 유영하는
욕심, 교만, 미움을 내려놓고
허물없이 넉넉한 푸른 나무 한 그루
가슴에 심자
푸르디 푸른 유월에는
밤꽃 피다
바람이 전하는 말
가슴 속에 심어놓고
기도로 배 채우는 밤
그리움의 끝이 어딘지 몰라
눈길은 지척에 두고
마음은 먼 곳을 바라본다
반올림하는 음표처럼
찬찬히 떠오른 얼굴
별빛에 걸어 놓고
돋아나는 외로움
안으로 감추고 모로 누울 때
어둠의 경계를 뚫는 밤꽃 냄새
잠든 원초적 본능을 깨운다.
프로필
• 이름 김미옥
• 모던포엠 시 등단
• 서정문학 수필 등단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강서문협 편집국장 겸 감사
• 세계모던포엠 작가회원
• 현대문학사조 부회장
• 서광문학상 수상
* 공저 :풍경 꽃비에 울다, 내 마음의 숲,
수직과 수평의 경계에서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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