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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시인선016 (여명춘 시집)
『까꿍』
979-11-92613-05-5 / 128쪽 / 130*210 / 2022-08-30 /10,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문장시인선 열여섯 번째 시집. 2012년 등단한 여명춘 시인이 10여 년 이상 다듬어온 시편을 묶어 뜻깊은 첫 시집을 펴냈다.
『까꿍』은 부조리하고 불안한 세상에서 “고독한 구름”처럼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는 나와 남, 모든 살아있는 존재를 위해 “까꿍!” 하며 무사 안녕을 묻는 시인의 친절한 인사가 담긴 시집이다. “밤새 아무 일 없었음에 아침이면 까궁 한다”라는 표제 시의 한 구절대로 세상의 안부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시인이 『까꿍』을 통해 걱정과 연민, 사랑의 마음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하였다.
■ 저자 소개
여명춘
- 본명 : 여명기
- 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 계간 《문장》 등단
- 대구시인협회, 가톨릭문인회, 문장작가회, 은시문학회 회원
■ 목차
자서
1
액자 속으로 / 자랑, 마음의 멘토 / 멈춤 / 부탁 / 손톱 / 추억이 주렁주렁 / 고로쇠나무 / 선택 / 엄마와 딸 / 바닥 / 치매 / 호박죽 / 장떡의 내력 / 겨울 가로수 / 찾아 나선 봄 / 창문
2
관계, 퓨전적 / 기도 / 성을 갈다 / 개에게 꾸중하다 / 거울 / 맨드라미 / 겨울 강가에서 / 고양이의 눈빛 / 사시나무와 매미 / 까치꼬리춤 / 유혹의 허브 / 그 집에 세 들고 싶다 / 낙엽 1 / 낙엽 2 / 만약 / 겨울 장미 / 까치, 둥지를 흔들다 / 향기를 분양합니다 / 새
3
서글픈 자화상 / 구름잡이 / 까꿍 / 나팔꽃 / 양보 / 막걸리 / 석류나무 / 가장 오래된 신발
아름다운 손 / 세월 / 긍정적 관상 / 구름을 읽다 / 부러운 사람 / 갈 시간이 바쁘다 / 미장원의 봄 / 늙지도 아프지도 마소
4
고독의 무게 / 가방 1 / 옷을 갈아 입어본다 / 굴레 / 내 탓이로소이다 / 빈 잔 / 인생 / 가을 편지 / 수평선 / 슬픈 이유 / 가을 미장원 / 엉엉 / 가을을 맛보세요 / 별꽃, 이름 모를 / 갈증
해설|절대고독으로부터의 탈출 그 패러독스의 화법_박윤배
■ 출판사 서평
“아침 햇살이 투명해지기 전에/ 창문은 거기 있었다/ 이웃집 초록지붕 위에서 까치가/ 흰 소식 검은 소식 지저귀기 전에/ 벌써 창문은 열려 있었다/ 담장 너머 흑장미/ 타는 향기로 능청스레 울 때도/ 주저앉은 채송화 꽃잎 배어 나올 때도/ 창문은 깊은 눈으로 걸려 있었다/구렁이처럼 감아 오른 뒷집 등나무가/ 건넛집 빨랫줄 분홍 잠옷이/ 내 창문으로 날아들어/ 서러운 화분의 꽃으로 얹힐 때도/ 창문은 거기 있었고/ 누군가 훔쳐 갈지도 모르지만/ 창문이 거기 있는 동안은/ 그리움은 언제나 생겨날 것이다” -「창문窓門」전문
“투명한 그리움”이라는 시적 정서를 저변마다 깔고 있는 시인의 시편은 어느 한 편도 어렵게 읽히지 않는다, 시인의 따뜻한 진실이 온전히 느껴지는 시편들은 천진난만하고 발랄한 시의 말로 섬세한 자신의 정감을 고백하거나, 대상과 감정 이입하여 무겁지 않게 지극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삶의 고통을 진솔히 고백하고 사랑과 자비를 희구하는 종교적 성찰을 담은 시편에서도 “까꿍”을 외치면 방긋 웃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과 어른의 깊은 사유가 동시에 느껴진다.
“하느님!/ 저는 돈도, 학벌도, 시도 시원찮은 / 바닥 인생이 맞죠?/ 하느님 말씀하시길/ 성당에 가거든 내 나이 또래의 이웃과/ 비교해보아라/ 바닥 인생이라는 생각 면할 수 있을 테니// 나이가 젊다고/ 말꼬리 올린 억양으로/ 심한 꿀밤을 주는 이웃, 그도/ 한 시대 살아온 배경으로 볼 땐/ 저보다 더 바닥 인생으로 보이기도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바닥이란/ 더는 내려갈 수 없으니// 솟구쳐 오르는 일만 남은 거죠?” -「바닥」 전문
“이 시의 표제 시이기도 한 「까꿍」은 신생아에게 대상 연속성 즉 어떤 사물이 영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개념을 가르쳐주는 놀이다. …시인은 엉뚱하게도 아이가 아닌 노인 그것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골목을 사이에 둔 까꿍 놀이로 노년의 삶에서 찾는 새로운 활력을 시로 표현하면서 자신 또한 옆집의 개와 눈뜨는 아침의 인사를 나눈다고 했다. 놀라운 패러독스다.”(박윤배 시인)
시인이 세상에 온 마음을 담아 내보내는 ‘모두 안녕’이라는 인사는 시편 곳곳에 스며있다. “나를 짓밟지 마라 나를 아프게 하지 마라”라는 누구나 공감할 위안의 말씀이 담긴 시집 『까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