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가을 산과 산사>
집 주변에 위치한 명봉산을 다녀왔다. 산의 위치는 대구 북구 와 칠곡 동명면에 걸쳐있으며. 해발 401,7m이며, 소요 구간은 4.1km 정도이다. 배낭을 메고 오르는 길은 설렘과 약간의 긴장을 가져오게 한다. 근래 들어서 본격적인 등산은 처음이라 그렇다. 가는 길 사이 나무에 걸린 단풍은 아직 푸른색을 띄고 있으나, 떨어진 단풍은 누른색으로 변해 있었다. 붉고 아름다운 색색의 단풍은 여기에는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산행 중의 맑고 시원한 공기는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준다.
특히 군데군데 위치한 소나무숲 구간의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산의 공기는 도심의 공기보다 100배는 맑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간간이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맨발로 걷는 구간도 별도로 조성되어 있어 주민들의 건강에 이바지한다.
문득 나도 맨발로 걷고 싶었지만 등산화를 신고 배낭을 멘 상태라 다음에 걷기로 하였다. 흐르는 땀은 나의 얼굴을 적시고 발걸음도 무겁게 하였지만
지저귀는 산새 소리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이내 심신을 가볍게 하고 흐른 땀을 말끔히 씻어준다. 시원한 곳을 지나면 뜨거운 햇살이 나를 비춘다.
기쁨이 있으면 괴로움이 있고 괴로움이 지나면 가쁨이 오듯이
자연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변화를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 같다
팻말은 정상이 가까워진다고 표시한다.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정상은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30m 정도 남았다고 친절히 대답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100m도 더 남은 것 같다. 처음과 마지막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등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생각보다 초라한 정상이었다.
헬기장이 있고 모 산악회에서 설치한 표지석만이 나를 반겨준다.
준비해 간 사과와 음료를 허겁지겁 먹으니 고픈 배를 달랠 수 있었고 그 맛은 가히 천하의 일미라 할 정도로 나에게는 진수성찬이었다.
하산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동명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러나 가다가 보니 평탄하고 익숙한 길은 보이지 않고 울창한 수풀만 나를 반긴다. 분명 안내판은 아래를 가리키고 있건만 내 마음은 혼란에 빠졌다. 비록 한낮이지만 길을 잃고 헤매다 사고가 나면 어쩌나 싶은 공포가 엄습했다. 서둘러 반대로 다시 올라가서 하산하였다.
지금 생각하니 순간의 선택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가족과 사전에 점심 약속이 있어서 산 입구에서 만나 팔공산으로 갔다.
팔공산 인근에서 식사 후 근처 한적한 곳을 산책하였다. 구룡사 적멸보궁의 마애불좌상을 둘러보았다. 절 안에는 인기척 하나 없이 조용하였다.
마애불좌상은 대구광역시 문화재로 등록된 곳이라고 한다.
소원을 치는 종도 있어 3번 종을 치고 소원을 빌었다. 누구나 무조건 소원을 들어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본다.
행복은 마음먹기라는 말이 생각난다. 마음이 행복하면 행복하고 마음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불행하다는 어느 문구가 떠오른다.
송림사에 들렀다. 오늘따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모두 여행을 떠난 것일까.
거리는 한적하고 가을의 정취만 깊어가는 오후다. 5층 전탑을 돌고, 대웅전을 참배하였다. 해설사로 보이는 사람이 석탑에 대한 해설을 한다.
오늘은 등산도 하고 야외나들이도 한 보람 있는 하루였다.
다음 주는 팔공산 단풍이 절정이라고 한다. 그때 팔공산에 다시 가고 싶다.
첫댓글 산행 잘 하셨습니다. 가을 산은 단풍과 맑은 공기가 좋습니다.
가을은 떠나는 계절인가 봅니다^^
멀리 있는 유명한 산의 멋진 단풍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서 호젓한 가을 산행도 그 나름의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