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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원문보기 글쓴이: 선과
여주 흥왕사를 들릴려고 처음부터 답사 동선에 포함하지는 않았으나 자료 준비 과정에서 고려탑과 조선후기 탱화를 소장하고 있음을 알았다. 나보다 먼저 여주를 향하는 누들스에게 소식을 전하였더니 참한 고려 석탑 한 기를 카페에 올렸다. 거의 한 달이 지나 한적한 시골길을 나홀로 달리는 승용차에 산중턱에서부터 스님과 동승하였더니 흥왕사에 계시는 분이었다. 답사 후 차 한잔 권하셨지만 시간의 노예가 되어 정중히 사양하였다.
소달산(蘇達山) 중턱에 자리한 흥왕사는 사찰의 창건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봉은사본말지(奉恩寺本末誌)』에는 소달화상(蘇達和尙)이 창건하여 흥왕사(霜旺寺)라는 사명(寺名)으로 불려졌으며, 1892년 독성탱 화기에도 상왕사(霜旺寺)라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어 19세기말까지 그 이름을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1905년 창석산인(蒼石山人)이 쓴『상왕사법당중건상량문(霜旺寺法堂重建上梁文)』에는 고려 공민왕대 나옹화상(懶翁和尙)이 창건한 고찰로 기록되나 그 시대의 유물이나 기록이 없어 단정할 수 없다. 흥왕사의 역사는 나옹과 소달 두 화상의 창건설을 지니며, 19세기말까지 상왕사로 불려지다가, 1905년 돈묵스님이 법당이 퇴락됨을 안타까워하여 절의 사세를 일으키기 위해 흥왕사라는 사명으로 개명한 듯하다.
전형적인 고려시대 영서지방의 특징을 가진 석탑이다. 현재는 양우주와 탱주가 분명한 기단위에 갑석은 두텁고 이단으로 두어 상부에 복련을 새겼다. 탑신에는 양우주를 조성하였고 2.3층 탑신은 아래 옥개석과 한 개의 돌이다. 3층 옥개석과 상륜부의 노반도 한 개의 부재다. 옥개 받침은 위로부터 2.3.3이며 낙수면 물매는 급하다.
절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로, 원래 흥왕사 것은 아니나 인근의 사찰에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탑은 기단부가 소실되고 옥개석 등도 많이 손상되어 그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지만 고려시대 석탑으로 보인다.
관음전 툇마루에 앉아 탑과 탱화를 뵈러 왔다는 나와 이런저런 말씀을 나두던 스님이 방에 들어가보라고 했다. 문화재 답사 목적으로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의외의 방문객이라고 했다. 답사후 자료를 수집하였더니 1990년대 흥왕사를 중수한 스님이 "선과" 스님이었다. 나랑 전생에 인연은 없었을까?
방은 현판은 없었지만 관음전으로 관음보살을 주존으로 1892년 조성한 아미타 탱과 약사여래 입상이 봉안되어 있었다.
약사여래불의 조성시기는 분명하지는 않다. 나발의 머리에 상호는 원만하나 살이 찐 모습이며 예외없이 코는 민초들의 몫이 되었다. 목에는 삼도가 보이고 법의는 통견으로 길게 발아래까지 덮었다. 두손을 가지런하게 모아 약함을 가슴 앞에서 받들고 있다.
삼성각
1892년에 조성된 독성탱
보조국사 진영
1905년에 조성된 산신탱
서울에 거주하는 이준규(李峻奎)가 시주한 것으로, 금어 봉법계은(奉法啓恩)과 창현덕옹(昌賢德翁) 등이 그린 것이다.
칠성탱
산신탱과 같은 해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흥왕사는 여주의 명찰 고달사와는 형제와 같은 절로 그 옛날 소달과 고달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고달과 소달은 형제지간으로 각기 뜻을 품어 부처님 전에 그 몸을 귀의하여 승려가 되었다. 하지만 각기 뜻을 품은 바가 달라 고달은 국가에 도움을 주는 절을 세웠으며, 소달은 사찰을 진리의 도량으로 생각하며 오래도록 중생을 교화하는 절을 세웠다.
한때 고달이 세운 고달사는 고려의 명문사찰로 명성을 떨쳤지만 일찍히 폐사되었고, 소달이 세운 상왕사는 조용히 은둔하며 그 법을 이어나가 아직도 법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소달산 흥왕사는 자그마한 암자의 모습으로 중생을 교화하고자하는 진리의 도량 모습을 품고 있다.
극락전과 삼성각이 사찰 가람의 전부인 흥왕사지만 따뜻하게 가람을 품은 소달산의 지세와 사찰의 수호신장처럼 사찰을 수호하는 보호수의 모습은 현재 폐허가 된 고달사의 쓸쓸함 보다 우리에게 정겨운 모습은 아닐까 생각한다. 동시대 같은 형제들에 의해 창건되었지만 부귀를 위한 사찰과 부처님의 법을 잇기 위한 사찰의 또 다른 운명을 그들 형제는 알고 있었을까...전통사찰관광정보 2011.04.24 |
첫댓글 관음상과 약사여래입상도 참 개성있으십니다. 독성탱이며 여러 탱화, 잘 봅니다. 선과님 ()
이천이 고향이라서 여주는 아주 친숙한 곳이지요...고맙습니다^^
다시 읽다 보니 흥왕사를 중수하신 스님 법명이 선과스님, 선과님과 정말 인연이 있는 절 같습니다. ^.^
여주; 능원사도 좋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