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공휴일 전후로 동료들과 휴가를 공평하게 나눠 쓰기로 했더랬다.
이번엔 추석연휴 다음 주라서 동료들에게 매력이 떨어진 관계로 내 차지가 되었다 개천절과 한글날을 끼면 3일 휴가를 내고 7일을 이어서 쉴 수 있다.
1년을 고대해 온 시간♬그래서 준비했어, 여권.
일본에 가면 교토를 가 보고 싶어, 일본사찰을 볼 수 있으니 기대가 돼.
친구가 인니에 나가있어서 동창들은 1년 전부터 발리 가자고 졸라댔다. 그래, 7일이면 뱅기값이 아깝진 않지~관광만 하진 않아, 불교유적지도 함께 볼거야^^
7월에 전자여권을 새로 발급받았어. 미얀마 3개월 배낭여행 이후로 해외는 참 오래간만이네♪
작년 가을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는데 담마숲을 알고 나서 포기했지, 그래도 법을 조금이나마 이해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러나 이번엔 해외로 나가고 싶어!
기회는 자주 오는게 아니야.
그러나,
7월 여권을 만들고 한달 후 의자에서 일어나다가 무릎을 우두둑~
대학병원 갔더니 퇴행성관절염이란다ㅜㅜ
8, 9월 주말 내내 방콕해야 했다. 무릎이 아프다.
연초에 정해진 휴가는 다가오고 걷기는 불편하고 잠은 설치기 일쑤~수행도 하지 못했다.
몸이 맞닦뜨린 사건?들에 놀라고 허둥대고 치료받으러 다니며 뒷수습하느라 멘탈이 붕괴되었지.
개천절을 집에서 누워만 있다가 목날이 되니 정신이 차려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해야한다면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 환멸이 느껴지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
집을 당장 나가 그 곳으로 가라~
잠이 예민해진 탓에 베개를 캐리어에 싣고 통증이 남아있는 몸을 끌고 밀양행 기차에 올라탔어.
나의 민낯을 대면할 수 있는 곳, 그 곳에 가면 거품이 빠진 나를 볼 수 있다.
태풍으로 세상이 시끄러웠지만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어. 잠을 못자 죽을 것 같았지만 걱정도 되지 않았어. 스님께서는 좌선만을 고집하는 수행태도를 바르지 못하다고 안타까워 하시지만 좌선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쥐어진게 어디야? 지혜를 쓰지 못한 탓에 법에 대해 '더'를 바랄 수도 없어
그래, 여기는 담마숲이다^^
이건 기쁨이 아니야, 만족감이지.
태풍 탓에 모두 두문불출할 때 눈치 1도 없이 집중수행해 달라고 찾아온 수행자를 위해 스님께서는 법당에서 주옥같은 법문을 해 주셨어.
대상이
병이 깊은 환자일 때는 의사로서
헤매는 수행자일 때는 스승으로서
문제는 화타의 치료약과 같은 법문이 울려서 녹음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ㅜㅜ
나와 같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과 공유하려 했는데.
전도몽상
기쁨과 함께 한 존재에 대한 환멸
신심
수행방법에 대해 들었다.
나는 이와같이 들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와같이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 .
밖에선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고
나는 법당 안에서 그 환난을 피했다.
불탐. 불진, 불치
마음이 쉬어지고 몸은 차분해진다.
집중이 잘 되었다면 또 꾸지람을 들을테지만 알아지는 것도 명료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이제 떠나온 곳이 그리워지고 생각난다.
토날 태풍으로 인해 집중수행이 취소되었고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2박 3일...
5월, 아파서 죽을 것 같아서 급하게 다녀 온 후로 5개월만에 꿈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가지 못한 시간에도 담마숲 법당을 잊어 본 적은없다~
12월이나 1월에 들어가면 경로잔치?를 해야지.
올해 나를 보호한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첫댓글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은 10월 5일 법문을 참조하시기 바라요.
의사샘께도 못 들은 이야기를 스님께 들었답니다.
스님의 은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