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으로 향한 영택과 한숙의 연구 과정에 대한 기록!
방황하는 천재 여성 한숙이 그 삶의 여러 굽이를 돌고 돌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인생 여정!
상처받은 영혼, 그 상처의 장벽을 넘어 대권에 도전하는 승억, 그 드라마틱한 생의 찬가!
여기 일에서, 삶에서 불안전성을 이겨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어둠 속에 산 삶, 분노에 찬 삶, 그런 불능의 삶을 넘어서려 몸부림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어둠을 걷어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 사랑에 굶주리고 소외로 몸부림치면서도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려는 사람들, 새로운 진리를 캐내려 그 광맥을 쫓는 사람들 이야기도 그 일부이리라.
진리의 벽 노벨상! 현실적으로 첨단에, 첨단의, 최첨단이 되어야 받을 수 있는 상! 주인공들은 과연 그 엄청난 벽을 통과할 수 있을까? 그리고 후반부 주인공인 한숙은 사랑과 삶의 장벽을 넘어 순항할 수 있을까? 그녀는 꼭 그렇게까지 몸부림쳐야 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묻는 우린 몸부림치지 않고서도 자기 삶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그녀의 몸부림을 우린 이해할 수 없을까?
동시에 또한 우리가 굳이 그런 장벽을 넘어야, 큰 무언가를 해내야 좋은 삶일까? 어쩜 사는 그 자체로, 그저 생명성을 가진 존재 자체로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지의 것, 더 나은 것, 더 높은 것, 더 사랑하는 것을 향해 나아간다. 인간의 역동적인 의지는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사랑을 찾아서 하지 못할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은 곧 자기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에게서 성취욕이다, 욕망이다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내면의 공허를 채우는 일이며, 그런 과정에서 우리의 삶이 전개된다. 그 삶이 처절한 사투인지, 아름다운 여행인지 영택과 한숙의 노벨상 도전과정을 기본 축으로 하여 주인공들의 여러 인생 여정을 따라가 보자! 어쩌면 우리 각자 다 추구하는 게 다를지라도 그들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작가소개>
소설가 강상욱
이만큼 세월이 지나서 되돌아보니 분명 과거의 시간에 용기 있게 존재했던 나 자신에게 연민이 어린다. 앳된 얼굴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모습을 대하니 반갑고 안쓰럽고 애틋하다. 이제 주름으로 남루해진 얼굴을 보며 그것을 연륜(年輪)이라고 규정한다. 연륜이라는 것은 일종의 지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살면서 쌓은 노하우가 바로 연륜이기 때문이다. 연륜은 이제 다시 보니 이는 또한 풍요이며 향기이며 추억이다. 달빛을 털어 자연과 더불어 ‘수고했다’고 거듭 토닥거리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인생이 녹록지 않았다는 말이다. 힘들었던 시간은 지나고 이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간 잘 살아왔다고,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속삭인다. 한 사람의 인생은 순탄해 보여도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온 지고의 날이라 하겠다. 한순간, 시간마다 선택의 문제와 그 결정으로 인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무거운 짐을 이제는 내려놓고 잘 견뎌온 수고를 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있다.
<이 책의 목차>
01. 만남, 그 숲에 던져진 별들
02. 소나무 위의 사랑!
03. 방황 속엔 왜 그리움이 배여 있을까?
04. 그는 앉을 수 없는 가시나무였을까?
05. 숙고된 느낌, 통찰
06. 그가 온 가을을 동원하여 체포한 것은
07. 방망이와 올빼미, 그리고 세렌디피티
08. 내가 살기 위해 그의 정자를 가진 것뿐이야
09. 그를 버려야 그도, 나도 살 수가 있어!
10. 결혼
11. 오디세우스의 쟁기질
12. 초저온 전자현미경
13. 옆에 있는데 닿을 수 없다고? 닿지 말라고?
14. 노란 알약
15. 선뜻 다가선 정치
16. 양호리 저택
17. 대통령 출마 선언
18. 노란 알약의 이기성
19. 니 언제 고꾸라질래?
20.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출산
21. 스웨덴 남자
22. 빨간 트럭
23. 다가오는 사랑
24. 생명을 별처럼 뿌리고 싶었던 그녀
25. 대통령 선거와 3초신공
26. 잘 보셨죠? 이 허상을!
27. 한숙, 사랑을 찾아 떠나다
28. 드러나는 비밀
29. 황홀한 결혼생활
30. 스톡홀름 장미
31. 언제나 그 자리에
32. 노벨상은 그들 품에
33.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이 책 본문 中에서>
다음날 연구실로 출근한 영택은 자기 구역의 대형 플라스크들을 체크하다 35번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안에 든 액체가 젤리상태로 변해 있고, 희끄무레한 색깔도 엷은 푸른색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한숙도 그 모습을 보고 놀라 그에게 물었다.
“영택 씨, 여기 35번에 사고 난 거 아냐?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상태야. 지난 이틀간 변화가 없었는데 이상하네.”
“그러게 말이야. 가만 보자. 어? 저기 플라스크 맨 밑바닥에 한숙 씨의 그 야구방망이가 가라앉아 있네? 어쩐 일이지?”
영택이 그 야구방망이를 꺼내기 위해 다음 실험에 촉매제로 쓰려던 긴 푸른 대나무에 갈고리를 묶어 그 플라스크 안에 집어넣었다. 바로 그때 잔잔하던 그 푸른 젤리상태에 거품이 요란하게 일면서 그 대나무가 절반 이상 녹아내렸다. 그리고 곧바로 그 푸른 젤리 전체가 가을 황금들판처럼 밝은 진노랑으로 변해갔다. 영택이 급히 한숙과 연구진들을 불렀다.
“한숙 씨, 이 노란 묵 같은 게 우리가 원하던 그 신물질 같아. 저 바닥의 야구방망이, 그러니까 물푸레나무와 이 대나무 성분이 촉매제나 결합제로 작용해서 새로운 신물질이 나온 것 같아. 에코징 말이야.”
“체크해봐야 알겠지만 그런 것 같아.”
“큰 행운이 우리를 찾아온 건 분명해. 세렌디피티 말이야.”
두 사람은 오늘날 주로 과학 분야에서 ‘우연한 놀라운 발견’의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인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 수조 속의 신물질 탄생은 우연이고 행운인 건 맞지만 그 이전에 계획표 아래 물푸레나무나 대나무를 포함하여 생활 주변의 모든 식물들을 결합 촉매제나 추가 재료로 시험해보려고 하던 참에 나온 것이었다. 이런 사정을 아는 한숙이 영택에게 말했다.
“영택 씨, 근데 이건 꼭 우연만은 아니야. 영상을 보니까 올빼미가 중요한 도움을 주긴 했어. 하지만 저런 시설이나 기본 물질이 아예 없는데 야구방망이 혼자, 올빼미 혼자 뭘 어쩐단 말이람? 전혀 불가능해. 무엇이 본체인지 알려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야구방망이나 올빼미가 우연히, 혹은 저절로 저 에코징을 만들어냈다고 할 거 아냐?”
“그런 면은 있지. 세상은 짜릿하거나 솔깃한 것에 관심을 더 가지니까! 우리의 수많은 노력과 창의적인 시도가 이런 실험결과의 95퍼센트 이상이라고 기록할게.”
그날 이후 영택과 한숙, 그리고 그의 팀 연구진들은 두 달 이상 지루하고도 고통스런 반복실험을 통해 마침내 이 우주상에 없는 새로운 신물질 에코징의 형성과정 및 각 물질들의 결합비율 및 결합농도, 반응온도, 결합효소, 중합반응의 처리내용, 그리고 그 결합을 촉진하는 촉매제의 역할과 구체적인 작용과정 등을 알아냈다. 물론 이들 자료는 극비로 처리되었다.
한숙은 그렇게 생성된 에코징 분자 내에 X선을 쏘아 그 빛이 회절하는 양상을 분석했다. 그녀는 그런 분석을 토대로 어렵게 추정해낸 그 분자구조는 놀랍게도 마치 사람이 인위적으로 그려놓은 듯 축구공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그들이 긴 막대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였다.
<추천사>
강상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금강송 숲에 피어난 노란 등대꽃」은 우리나라 천재 과학자들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금강송 숲속 연구기지이다. 그 속에서 암 치료제를 연구하며 인간의 삶의 가치와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주인공들이 이루어낸 업적을 삶을 밝히는 노란 등대꽃으로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영택과 한숙이라는 두 천재 과학자를 통해 세계 최초 암 치료제를 개발해 나가는 과정을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간다. 또한, 치료제 정보를 빼내기 위한 세계 곳곳에서의 무시무시한 공격과 국내 정치인들 사이의 암투 등은 우리 현실의 상황과도 오버랩되어 우리들을 소설 속에 푹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마침내 얻는 노벨상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작가가 그린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영택은 무척 매력적이다. 도덕적이며, 인간적이며, 범상치 않은 두뇌의 소유자이다. 그는 자기만의 삶의 기준에 맞춰 묵묵히 살아간다. 또 다른 주인공 한숙은 불안정하며, 외롭고 늘 사랑을 갈구하는, 영택과는 아주 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슬아슬한 그녀의 사랑과 고통에 가까운 아픔, 그런 한숙이 살아내기 위해 한 인공수정과 같은 선택들은 엄청나다. 그 선택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작가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두 주인공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각기 다른 두 자아를 보는 듯도 하다. 작가가 이 소설 속에 숨겨놓은 장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강상욱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72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