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온도
석연경
체온을 알 수 없는 사람
끓어오르거나 타오르다가 빙산이 되기도 하는 너는
사람이었다가 공기였다가 강물이 되기도 했던 것인데
부신 햇살과 열대 우림의 밤
적막을 회오리치는 냉기와
불면의 고독을 휘몰아치는 뜨거움
수심을 알고 싶다
이글거리던 네게 나는
빛의 스펙트럼
너의 온도를 내가 안다는 것은
어둠, 까만 저 어둠의 정체를 아는 것
수억 경 수천억만 경 별이 총총히 있다 해도
너는 까만 어둠이다
캄캄한 밤하늘이다
우주 배경을 복사한다
차가운 어둠 속에서 너는 뜨겁다
한없이 넓어서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너의 깊이
내 거울은 거울의 거울을 낳고 낳아
너를 비춘다
얼어붙은 항성들과
화산이 폭발하여
빙산을 태워버리고
은하수 어디 즈음
너를 향한 또는 나를 향한 용암이
휘돌아 흐르고 있는지도 모를 일
네 체온에 따라 나는
신선한 바람이 되었다가
불꽃으로 핀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탕탕』
사찰시사진집 『둥근 거울』, 힐링잠언시사진집 『숲길』
정원 시선집 『우주의 정원』, 시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시사진산문집 『시와 함께하는 순천정원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