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력은 얼마 되지 않지만 에너지 관련 업계에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UAE 원전 수주를 놓고 일부 언론에서 MB를 겨냥한 무조건적인 비난 기사가 실려 씁쓸함에 글을 적어봅니다.
지난 27일 일요일 저녁 UAE 원전 수주 뉴스를 보고 저도 '큰 거 하나 했구나!'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이번 일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의 첫 원전 수출에 있다는 것이고 UAE 원전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에도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MB의 전시정책이라고 비난합니다. MB가 언론을 통해 본인의 업적을 적극 홍보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MB 때문에 일부 언론은 원전 수주 자체까지 비난하고 폄하하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그나마 중도적 보도를 한다고 믿고 경향신문을 보고 있는데 그 신문에 까지 이런 류의 기사가 실려서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지 에너지 관계자일 뿐인 저까지 '헛짓거리 했네' 라는 식의 보도를 보고 굉장히 실망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위해 노력한 관계자들과 원자력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이 어떨지 걱정입니다. 그분들이 지금까지 흘린 땀의 가치까지 깡그리 무시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파급 경제 효과가 47조원이라고 부풀려진 것도 있겠지만 언급했다시피 이것이 시작입니다. 기본적인 경제 논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 중소기업이 삼성전자와 똑같은 가격으로 TV를 판매하면 누가 사가겠습니까?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다면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도 늘고 그 회사도 성장해가겠죠.
기존의 원전 수출국은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캐나다입니다. 이제 우리나라까지 합세해 6개국이 앞으로 세계적으로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원자력 시장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됩니다.
원자력 자체에 대한 비난도 있습니다. 워낙 부정적인 이미지라 그렇죠. 하지만 원자력은 화석연료가 고갈되는 시점에서 유일한 대안입니다. 우리나라 전기생산량의 40% 이상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들어 집니다. 만약 원자력 발전소가 없었다면 우리는 밤새도록 컴퓨터를 할 수도 없고 산간지역에는 아직까지 전기 공급이 안되는 곳이 많을 껍니다. 산유국인 중동 여러 나라에서도 원전 유치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원전 수주가 적자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원전 수출국에 진입해 앞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글을 보니 적자로 인한 손해는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서 메우려 한다는 글도 봤습니다.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해드리고 싶은데 일단 우리나라만큼 질 좋고 값 싼 전기가 무한대로 공급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발전을 위해서 전기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는 정책에 따라 무수한 발전소들이 지어졌고 우선적으로 전기가 값싸게 공급됐죠. 그렇게 세월이 흐르니 국민들은 '전기는 산소와 같이 어디에도 있고 당연히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어야 한다'라는 인식이 굳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 과소비로 인한 낭비가 극심해졌습니다. 어느 자료를 보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인당 전기 사용량은 세계1위로 2위인 일본과도 큰 격차가 있는 것을 봤습니다. 석유와 석탄, 가스 등 비싼 화석 연료를 사와서 싸게 팔고 있으니 한전 뿐 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전기요금의 현실화'입니다. 전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국민들에게 바르게 인식시키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것이죠. 물론 조금씩 요금이 인상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역시 국민들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죠.
저도 여기 와서 느낀 거지만 참 웃지 못할 일이 많습니다. 올해 기름값이 최고치로 뛰어올라도 도로에 자동차는 전혀 줄지 않았죠. 오히려 현대자동차는 역대 최고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똑같이 해외에서 아무리 비싸도 어쩔 수 없이 기름을 사와서 생산하는 전기값을 올리려 하면 '그건 절대 안돼!' '서민을 죽이려 하나' '전기로 돈을 벌려고 한다'라는 비난 여론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이유는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는 전기를 산소와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죠.
물론 국내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지만 발전 연료는 똑같이 해외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수입합니다. 이점을 여러분들이 인식해 주시고 '서민을 죽이려 전기요금을 올린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는데 뭐가 잘못된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시기 전에 '절약'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앞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주력해야지 원자력으로 주력하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신재생에너지로 가야 합니다. 정부도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인 풍력, 태양력 발전 등이 지금처럼 한 도시, 한 국가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 되려면 앞으로 50년, 100년이 지나도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신재생에너지 자원도 부족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가 기존의 화석,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만약 풍력으로 우라나라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드려면 전 국토를 풍력발전기로 도배해야 할 판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도 쉽지 않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풍력 발전이나 조력 발전의 경우 착공하기까지 주민들의 생존권과 소유권, 생태계 파괴 문제, 자연 경관 훼손 등 반대 여론이 많아 원전 유치만큼이나 힘듭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라고 해도 절대 전기요금이 싸지 않습니다. 비싼 발전 단가로 인해 지금의 전기요금 보다 비싸면 비쌌지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이점은 이해시키기 위해 정부와 한전에서도 매우 고심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MB 때문에 원전 수출까지 비판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박수쳐주고 축하할 만한 일입니다. 그리고 전기는 절대 싼 에너지가 아닙니다. '절약'을 생활화합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 원전 수출만 봤을 땐 저도 상당히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전기요금의 현실화도 확실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MB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하면 아무리 봐도 4대 강 사업을 위한 예산 매꾸기 용도가 아닌지 걱정이 너무 많이 될 뿐이죠,,
4대강 안 한다고 한 것 아니었나요??;;
4대강 사업을 정부에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전기요금 인상은 DJ정권 시절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워낙 수익구조가 뒤틀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운하를 절대 안하고 4대강은 강력히 밀어부친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어르신들은 대운하안하고 4대강한다는대 왜들 반대야 하고 화내시고 있습니다.
까먹고 있다가 늦게 답변 확인했네요.. 이름만 바꾼 줄 알았더니.. 정말 이름만 바꿔서 4대강은 계속 한다는 말이었군요 -ㅁ-;; 두 개가 좀 다른 내용인가
전기요금 하나만 생각하면 현실화하자...라는 게 정당하지만 다른 건 감세하고 누구나 써야하는 전기요금을 올리자고 하면 그것도 큰폭의 상승은 부담가중으로 이어집니다. 물질적으로나 인지적으로나. 요금을 올리면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추진하면 참 좋겠습니다. 제가 건축학도였어서 그런지 아파트등의 건물이 단열효과가 낮은 것만 개선해도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도 동시에 오르겠죠 계속 말하는 거지만 현실적인 임금은 제시하지 않고 노동자에게 희생만 바라는 기득권이 존재하는한 현실적인 애기를 백번 해봐야 설득하기 힘들겁니다. 아껴쓰기는 해야 겠지만여.
원전수출 자체에 대한 비판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단 제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그런데 문제는 이전부터 원전수출에 대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을텐데 그게 mb에 의한 포장으로 관철되고 있다는 것은 비판거리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전기세가 타국에 비해 많이 싸다고는 들었지만 반대로 우리나라는 타국가가 싼 물품에 비해 매우 높은 물가로 책정된 분야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기세 등에 대해 민감한 것은 그런 고물가 책정분야는 그대로 놔두고 그 동안 저렴하게 책정되어온 분야의 물가를 높이려고 하기 때문이겠죠 절약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유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수출 자체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넘는다. 라는 논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만약 실제 경제적 가치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거나 또는 혹시라도 적자라면.. "이번 계약만으로 경제효과가 어마어마........" 라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언론플레이지요. 그런 의문을 제기한다면 마땅히 검증해 볼 필요가 있고요. 그런데..ILoveKBL★GJ1 님은 왠지 저와 같은 회사에 다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언론플레이는 저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내키지가 않네요. 비슷한 분야에 있다니 반갑네요^^
상당히 공감가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저도 두분과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듯한...
상당히 공감가는 글 입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어 감사합니다~~~ ^^ 많은 분들이 물, 전기 아까운줄 모르고 과소비하는 분들 꽤 많죠~
전기원가 비싸다고 올리고 물도 비싸다고 올리고 그럴려면 왜 한전을 공기업으로 합니까. 빈부 격차 상관없이 누구나 써야하는 것들.. 그런것들 가격조정하라고 공기업이 있는거 아닌가요? 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전기도 자본주의 흐름탈거면 차라리 사기업하는 편이 낫겠네요.
물론 전기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한한 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에 절약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한전은 아니고 한전 자회사로 발전소를 운영하는 5개의 발전사들(한수원 제외)이 있는데 이 발전사를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려 합니다. 민영화라는 말은 안하겠습니다. 정부는 전기를 인터넷처럼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만드려 합니다. 5개의 발전사들이 경쟁을 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논리지요. 이문제는 IMF부터 줄곧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정부가 이 계획이 포함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본격 추진합니다.
이 계획이 단순히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스마트그리드라는 것을 시행하려면 발전사 분할은 불가피합니다.
아무렇게 쓰는건 누진세율로 컨트롤이 가능하지 싶은데요. 부자들이 전기 맘대로 쓰는거 다들 아는 사실이고 세금으로 책임으로 물면 되는것이지 전기세 전체를 인상시켜 누구에게나 전기가 쓰기 두려운 존재로 만들어야 하는건 아니지 싶네요. 스마트그리드는 시간 지나면 이게 통신사들처럼 담합이 될런지 가격낮추는게 될런지는 잘모르겠네요.전 조심스레 SK같은 독점기업 몇개 더키우는거 밖에 안된다에 100원 겁니다..
전기,태양광이 50년 100년 걸릴거라구요? 독일,일본의 태양, 풍력발전이 얼만큼 발전했는지 아시나요? 에너지 기술강국들은 이미 2030년 께에 풍력, 태양광에너지 시장이 자동차 시장을 앞지를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원전이 우라늄 매장량, 폐기물문제로 인해 현재 가동되고 있는것들까지 폐기하진 않지만 더 확대하진 않고 있죠. 지금 석유-석탄의 에너지 생산량은 점진적으로 태양광, 풍력으로 넘기려는 과정입니다. 우리나라도 진짜 녹색성장하려면 4대강할 돈으로 태양광-풍력, 우리가 경쟁력있는 배터리 분야를 키웠으면 좋겠군요.
본문에 있다시피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확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기술만 있다고 해서 발전할수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자원도 부족합니다. 보통 기저발전소의 용량은 4000MW정도 됩니다. 풍력발전기 보셨을 테지만 그 큰 발전기 하나가 보통 2MW정도 됩니다. 그럼 4000MW를 생산하려면 풍력발전기 2000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고 2000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400km거리에 풍력발전기를 줄세워 놔야 됩니다. 그러니 전국토 전체를 도배해야 한다는 것이죠.
독일, 일본 많이 발전해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나라에서 한 도시, 한 산업단지 전체를 신재생에너지에서 비롯된 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물론 충전지 분야 또한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전수주 자체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나요? 원전 수주는 정말 잘된일이고 장기적으로 국가에 엄청난 도움을 갖다 줄 수 있는 일이지요. 근데 그게 마치 MB가 만들어서 힘들었던 수주를 따내온것 마냥 보도하는 언론플레이에 불만을 갖고 있는것이지요. 47조원 상당의 계약이었고, UAE측에서도 당연 하루이틀 검토한 일도 아니었을껍니다. 기존에 수많은 담당자들이 머리 싸매며 해 왔던일을 계약 체결직전에 날아가서 마치 자신이 엄청난 역할을 한것마냥 방송을 이용해서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는게 꼴보기 싫어서 그런거죠. 건설회사에 계신 아버지 친구분이 그러시더군요... 딱 이명박 스타일이라고... 원래 현대에 있을때도 저런식으로 일했었
그리고 내용을 살펴보면 상당부분 가격을 엄청나게 깍아서 한건데 그것이 마치 mb의 리더쉽과 외교력으로 말도 안될 계약을 성사시킨것처럼 호들갑을 떠니까요.
전기랑 물을 너무 팡팡쓰는거에 대해선 동감입니다.. 그리고 저도 바로 위의 글올리신 분댓글처럼 수주자체보다는 수주로 이미지메이킹을 하는거 그리고 몇몇 언론의 아부가 못마땅했던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