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조재형 신부
찬미 예수님!
2023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으로 새로운 한 해에도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모두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3년은 계묘년 토끼띠의 해입니다. 저는 토끼띠이고 생일은 5월 16일입니다. 토끼가 좋아하는 풀이 자라나는 때에 태어나서인지 크게 부족함은 모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고, 형제들과는 원만하게 지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부모님께서는 신앙을 물려 주셨습니다.
어려서 토끼에 대해서 들을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토끼와 거북이’입니다. 토끼는 잘 뛰는 동물이고, 거북이는 느린 동물입니다. 잘 아는 것처럼 잘 뛰는 토끼는 한참을 먼저 가서 느긋하게 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느린 거북이는 쉬지 않고 걸어서 토끼보다 먼저 결승점에 도착했습니다. 새해에는 능력이 있다고 먼저 가기 보다는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쉬는 교우가 있다면,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긴 이웃이 있다면 깨워서 함께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가면 좋겠습니다. 저도 토끼처럼 자만하지 않고, 주어진 일이 있다면 충실하게 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겠습니다. 토끼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겁 많은 토끼’입니다. 어느 날 토끼가 낮잠을 자는데 나무 위에서 도토리가 떨어졌습니다. 겁이 많은 토끼는 지진이 난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도망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동물들이 물어보니 지진이 낮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다른 동물들도 모두 토끼를 따라서 도망을 갔습니다. 그러다 동물의 왕인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호랑이는 왜들 그렇게 뛰어가는지 물었습니다. 토끼는 지진이 났다고 했습니다. 호랑이는 그럼 그 장소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그곳에는 도토리 하나가 떨어져있었습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태산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였습니다. 새해에는 거짓이라는 도토리에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시기와 질투라는 도토리에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다! 아니야 내가 그리스도다!’라며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동요하지 마라.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 새해에는 부화뇌동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별주부전’입니다. 용궁으로 갔던 토끼이야기입니다. 바다에 사는 용왕이 병이 들었습니다. 토끼의 간을 먹으면 좋아질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거북이는 육지로 와서 토끼를 감언이설로 속여서 용궁으로 데려갑니다. 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토끼는 기지를 발휘하여 간을 집에 놓고 왔다고 합니다. 결국 거북이는 토끼를 육지로 데려다 주었고 토끼는 도망을 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유혹을 겪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40일간 단식을 한 후에 사탄의 유혹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사탄들은 지금도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술과 도박으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합니다. 재물과 권력으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탄이 우리를 유혹하는 가장 큰 방법은 ‘다음에 하지’라는 생각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나라에서 멀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새해에는 뒤로 미루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신앙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지능지수로 보는 산토끼의 반대말은 알아보겠습니다. (지능지수 30의의 생각 산토끼의 반대말 끼토산, 지능지수 50의 생각 산토끼의 반대말은 집토끼, 지능지수 80의 생각 산토끼의 반대말은 죽은 토끼, 지능지수 100의 생각 산토끼의 반대말은 바다토끼, 지능지수 12의 산토끼의 반대말은 판토끼, 지능지수 150의 산토끼의 반대말은 알칼리 토끼)
새해에는 우리의 신앙도 성숙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길가에 떨어지는 신앙이면 안 되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자갈밭에 떨어지는 신앙이면 안 되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가시밭에 떨어지는 신앙이면 안 되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기름진 밭에 떨어져서 풍성한 열매를 맺는 신앙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베들레헴 성전에 있는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만일 당신이 여행객으로 왔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가면 좋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순례자로 왔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가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2023년 새해를 우리 모두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2023년에는 모두가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주님께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미주가톨릭평화신문/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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