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 말씀 중에,
“먹기 싫은 개떡만큼 남았다.”는 말이 있다.
그 말뜻을 모를 사람이 있을까 만,
하루 종일 농사일 하고 오후 해거름 때 지친 몸으로
조금 남은 논빼미 일거리를 보며 하는 말이었다.
해 떨어지기 전에 일은 마쳐야 하는데,
몸은 천근, 만근이었으니...
얼마나 지치고 하기 싫었으면
하필 맛없는 개떡에다 그 마음을 비교했을까?
식어서 먹기 싫은 개떡 맛을 알기에 이해는 가지만,
그 맛을 모르는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도대체 알 턱이 없을 것이다.
「개떡」은,
보리방아 찧을 때 나오는 보드라운 가루로 만들었다.
고성말로하자면 보드라운 ‘보리 딩기(?)’인 셈이다.
‘보리 딩기’에다 소~오다를 넣어서 반죽하고
또 사카린 녹인 물까지 첨가해서,
대나무 따까리에 삼베 보자기 깔고 쪄내면
특별한 간식이나 주전부리할 게 귀하던 그 시절에는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문제는,
따뜻할 때 맛있게 먹어서 배가 불러졌을 때이다.
그 사이에 차게 식어버린 개떡은 별 맛이 없어지고
조금 남은 개떡은 먹기 싫어진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들어 왔다.
버릴 수는 없고.....
요즘 같은 새봄에 돋아 난 쑥을 버무려서 찌면
쌉소롬하면서 특유의 쑥향까지 더해져서
건강식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는데,
나는 글쎄다.
어제는 우리 동네에 ‘5 일장’이 서는 날이었다.
간혹 가는 암자에 들렀다 오는 길에
마눌과 구경삼아 장터에 갔더니
벌써 봄나물이 지천이었다.
그 옆으로 각종 분말(粉末)류 를 팔고 있었는데
도토리, 율무, 콩, 고구마 전분,.... 등과 함께
‘보리 딩기(麥糠)가루’가 보여서
“누가 저런 걸 먹나?” 하는 궁금증과 함께
청승맞게 개떡 생각을 해 봤다.
그 맛을 잘 알기에......
행복한 휴일 저녁 되시고,
또 봐요.
안녕!
첫댓글 요즘 마누라님과 천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데,
뜨끈할 때 꿀맛인데 식어면 제맛이 안나 깨적거리곤 하는 것이 영판 개떡같은 경우라,
붕어 한테 미안허네요.(천원에 세마리...아직 헐타.)
딩기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 . .ㅎ ㅎ ㅎ
개떡 그거 입천장이 까끌거려서 먹기가 모독짢은데.
그~들어가는거는 사카린이 아이고 사카리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