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을 지난지도 벌써 사흘째다. 삼복더위라더니 집안에 앉아 있어도 땀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우리집은 아파트 중간층인데도 밤에는 모기가 달라든다. 예전에 시골에 살 때는 밤엔 마당가에
딩겨나 덜 말린 풀로 모캣불을 피워 연기를 내어 모기를 좇았다. 아파트에선 모캣불을 피울 수도 없고
기껏해야 자다가 불을 켜고 파리채로 때려 잡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잠을 설치는 수가 많고
다음 날은 몽롱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모기에 고생을 한단 소리를 듣고 밖에 나가 있는 막내가 모기장과 전기모기채를 사 보내왔다. 택배로
보내온 모기장을 포장을 뜯어 펼쳐보니 한 두명 꼭 붙어 자면 될 정도의 크기였다. 거실에 다 놓고
펼치긴 펼쳤는데 다시 접어 놓으려고 하니 한번 펼쳐진 모기장은 접혀지지 않았다. 4각으로 된 프레임이
형상기억 메탈이 아닌가 싶다. 작은 거실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으니 놀부의 박이 생각났다.
이제 톱질만 하면 박 속에 금은 보화가 쏟아질 것이다. 그런데 박을 켤 톱이 없다. 이를 어쩌나.
마누라는 이 놈의영감태기 톱도 안가지고 무슨 박을 켜냐고 안달이다.
도로 집어 넣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실 한 가운데다 해수욕장 텐트친 것처럼 그냥 둘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모양이다.